다니엘은 바벨론 포로기에 이방 왕들에게 하나님의 위엄과 능력을 나타낸 선지자입니다. 기원전 605년 1차 포로로 잡혀 왔으며, 포로민 출신이면서 제국의 셋째 통치자 자리까지 오른 기적 같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출신을 이유로 천대받던 유다 민족에게 있어 얼마나 큰 자랑거리였을까요.
고대인들은 전쟁을 신과 신의 대결로 이해했습니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의 신이 패한 나라의 신보다 강하다고 여겼습니다. 당연히 마르둑을 믿는 자들은 콧대가 올라가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기가 죽었습니다. 바벨론의 위용과 기세가 대단했던 만큼 그 신은 강대하고 정말 두려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사실 이것은 어리석은 생각인데, 나라가 망하고 대적의 놀림감이 되고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백성들이 온전한 믿음과 확신을 갖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는 자기 뜻을 분명히 드러내기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영광을 받으셔야 했습니다. 먼저는 이방인 지도자 느부갓네살에게 의미심장한 꿈을 꾸게 하셨습니다. 이는 선지자를 통해서 알리시는 게 일반인데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어떤 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없고는 종들의 능력에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누가 그 꿈을 알아맞히고 해몽하느냐 하는 대결이지만 한편으로는 신의 이름을 두고 벌이는 대결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영능력자라고 자부하던 갈대아 술사들이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느부갓네살은 다니엘의 답변에 찬탄을 금치 못하며 모든 신들 가운데 가장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비록 회개가 없는 자의 말뿐인 칭송이지만 그럴지라도 하나님은 모든 거민으로부터 영광을 받으셔야 합니다. 다니엘은 그 일 후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지혜자로 인정받으며, 왕이 바뀌고 세력 판도가 바뀔 때도 고관의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본서의 7~12장은 조금 분위기가 바뀌어서 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로 세계 역사의 흥망성쇠를 드러냅니다. 선지자로서 다니엘이나 백성들에게 미래적 통찰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단초였을 것입니다. 먼 미래에 사는 우리에게는 유용한 내용이 아닐지 모르지만, 역사는 반복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그의 성소를 헐었으며"라는 대목에서 다니엘은 심히 힘이 빠집니다.
다니엘의 환상에는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대신 상징물들이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해석에 별 무리가 없습니다.
| 네 짐승의 환상 | 첫째는 사자와 같은데 독수리의 날개가 있더니 | 바벨론을 상징한다 | |||
| 둘째는 곰과 같은데 그것이 몸 한쪽을 들었고 | 메대 바사 | ||||
| 표범과 같은 것이 있는데 그 등에는 새의 날개 | 헬라 제국 | ||||
| 쇠로 된 큰 이가 있어서 먹고 부서뜨리고 | 로마 제국 | ||||
| 열 뿔이 있더라 | 로마와 로마가 정복한 나라들 | ||||
|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가 좌정하셨는데 |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 | ||||
| 숫양의 환상 | 두 뿔 가진 숫양이 섰는데 | 두 뿔은 메대와 바사 | |||
| 한 뿔은 다른 뿔보다 길었고 | 메대보다 바사가 더 강하다 | ||||
| 숫염소의 환상 | 숫염소가 서쪽에서부터 와서 | 서쪽에서 온 헬라를 가리킨다 | |||
| 현저한 뿔이 있더라 | 알렉산더 대왕 | ||||
|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 알렉산더 이후 네 지도자 | ||||
| 한 뿔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나서 | 안티오커스 에피파네스 | ||||
| 영화로운 땅을 향하여 | 이스라엘 땅 | ||||
| 제사를 없애 버렸고 그의 성소를 헐었으며 | 에피파네스가 성전을 더럽힘 | ||||
|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 외쳐 이르되 | 구약의 그리스도 | ||||
이 외에 다니엘은 천사장 가브리엘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세에 일어나려면 수백 년은 지나야 할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천사장이 들려주는 예언은 자세할 뿐 아니라 정확했습니다. 이처럼 예언은 긴 시간적 차이를 무시하고 비밀을 가르칩니다. 다만 너무 의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 우리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면 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면 돈을 벌거나 성공하는데 당연히 좋겠지만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니엘이 본 미래에서 세상 나라들은 해처럼 뜨고 지기를 반복합니다. 계속될 것 같아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하나님의 주도하에 움직입니다. 하나님 외에 누구도 권세를 독점할 수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다스리는 나라만이 영원히 설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환경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바꾸려 노력하고 헛된 일에 낭비하기보다 하나님께 여쭈어보고 순종하며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정치, 우리가 그렇게 연연해할 것이 아닙니다. 이 땅은 우리가 영원히 살 나라가 아닙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한양훈, 「다니엘서 강해」, 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