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 15

사사기 서론

가나안에 정착한 후 이스라엘이 직면한 문제는 다름 아닌 영적 타락입니다. 거듭해서 주의하라고 당부하시며 그들이 원하던 땅과 부귀를 주셨음에도 말입니다. 선대부터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민족적 정체성을 가졌어도 가나안의 향락적 문화에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영적 지도자가 없었습니다. 여타 나라들처럼 왕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왕이셨기 때문입니다. 정착 1세대는 광야에서 오랜 연단을 거쳤고 전쟁을 직접 수행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직접 목도했고 온건한 믿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성경에는 나오지 않더라도 그들은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했고 숱하게 그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TV나 오락이 없었던 시절이니 재미없다고 안 듣는 일은 상..

창세기 서론

우주 만물의 기원을 밝히는 창세기는 성경의 서두를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으며 인류사적으로도 대단히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창세기를 읽지 않고는 구약을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성경 전체의 내용도 매우 난해해집니다. 따라서 구약성경을 읽을 때는 제일 먼저 창세기를 읽어야 합니다. 무슨 책이든 이야기가 전개되기 전에 발단이 중요합니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1화를 건너뛰면 반드시 막히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창세기에는 천지 창조와 인간의 탄생 그리고 죄의 기원이 나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안 나와 있지만 과학자들 말처럼 몇십억 년이나 되지는 않습니다. 인물의 나이나 세대를 연구하면서 유추한다면 6천 년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타락 전후로 막대한 변화를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안 좋은 쪽..

자기 숭배의 증상

하루아침에 유명 스타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우쭐해져서 자기가 대단한 존재인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속칭 '연예인 병'을 말하는 것인데요. 연예인들이 한 번쯤 걸린다고 해서 연예인 병입니다. 슬프게도 이것에는 약이 없다네요. 연예인이 아니라도 크게 주목을 받거나 하면 그 증상을 보일 수 있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걸까요? 그 이유는 이 병이 자기 숭배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자기 숭배란 나를 가장 사랑하며 내가 최고라는 상상입니다. 평소에는 이것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고 증명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때, 이것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내가 잘났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명성과 함께 ..

신학 가이드 2021.11.23

오늘날의 우상숭배는 자기 숭배

성경에서 인간의 불신앙적 행위로 대표적인 것은 우상숭배입니다. 선민 이스라엘이 복의 근원이 되기까지 긴 여정에서 늘 긴장을 가져오는 요소는 우상숭배였습니다. 우상숭배는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는 죄였고, 오래 참으시다가 후에 징벌하셨습니다. 우상숭배는 본능처럼 저절로 만들어져 나옵니다. 배우지 않았어도 잘 만듭니다. 대홍수 이전에는 별다른 기록이 없지만, 세상이 사람의 죄악으로 가득하였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족장 시대에는 유대 전승이나 고고학 자료들로 유추해볼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갈대아 우르는 도시의 수호신인 달의 신을 섬겼습니다. 라헬이 아버지 몰래 훔친 드라빔은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물건이었습니다. 애굽은 일찍이 황소 형상의 '아피스'라는 신을 섬겼습니다. 애굽으로 이주한 이스라엘 자손은..

신학 가이드 2021.11.21

기독교강요(초판) 6강 제2계명

제2계명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으나 지난 세기만 하더라도 이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불교의 불상이나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상 등이 현재 남아있는 것들이라 여겨지며, 민간 신앙으로 전해져 온 우상들은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상은 이를테면 어떤 형상을 본떠 만든 조형물입니다. 무엇을 모티브로 삼았는지 관계없이, 섬김을 목적으로 만든 것은 우상이라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우상을 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타락한 심령에 자리 잡은 교만이 원인일 것입니다. 교만이라는 죄성은 하나님의 ..

기독교강요(초판) 5강 제1계명

십계명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하나님에 대해 우리의 본분을 규정하며, 그다음 이웃에 대해 어떻게 행할지를 명합니다. 우리가 이 계명들을 마땅히 지켜야 함은 거부할 권리가 없는 것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에 기반을 둡니다. 죄의 종이었으며 멸망의 자식인 우리를 구원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선한 뜻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보답과 같습니다. 제1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하나님은 연합 안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특별하고 그분에게 소중하였습니다. 이 계명은 그러한 하나님의 뜻에 잘 부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적으로 그분께 향해 있어야 합니다. 누구보다..

87장 기울어져 가는 유다 왕국

히스기야 왕이 죽은 후, 유다 왕국은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의 아들 대에 이르러, 철저히 죄악으로 더럽혀졌기 때문이다. 므낫세는 역사상 가장 악하리 만큼 유다 왕국을 우상 숭배로 더럽혔다. 그는 히스기야가 헐었던 음란한 종교 산당들을 다시 지었고, 북왕국의 아합처럼 바알을 섬기는 제단과 아세라 목상을 만들었으며, 자기 아들을 희생 제물로 바칠 정도로 이방 종교에 열성적이었다. 유다 백성들은 그의 죄악에 동화되어 여호와께 배역을 저질렀고 선조들이 쫓아낸 가나안 주민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의 죄가 얼마나 가증하고 악했는지, 여호와는 변개치 않을 심판을 선언하셨다. 므낫세에 이어 왕이 된 아몬도 므낫세처럼 악하게 살았다. 그는 아버지가 섬겼던 더러운 우상들을 섬기고 숭배했다. 결국 그는 신하들의 ..

언약 내러티브 2021.06.25

80장 갈멜산 대결

시간은 흘러 가뭄이 임한 지 삼 년째 접어들 무렵이었다. 마침내 여호와께서 노를 그치시고, 그의 종 엘리야를 돌아오게 하셨다. 사마리아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몰라볼 정도로 피폐해 보였다. 살아있는 짐승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어 있었다. 참담한 기분이 들어 홀로 길을 걷고 있던 엘리야는 멀리서 어떤 무리가 들판을 서성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궁내대신 오바댜를 만나 아합을 불러오라 전했다. 아합은 오바댜의 전언을 듣고 당장 엘리야를 만나러 나왔다. 그리고 그를 보자마자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가 너냐!” “흥!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는 내가 아니라, 당신과 당신 아버지의 가문이요. 당신은 여호와의 명령와 규례를 어기고 더럽고 추한 바알들을 좇..

언약 내러티브 2021.06.25

45장 여룹바알

어느 날 주님께서 오브라에서 사는 기드온에게 찾아오셨다. 그때 기드온은 포도주 틀에서 얼마 되지 않는 밀을 탈곡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그가 가진 고민만큼이나 무겁고 어두웠다. 그는 약탈자들에게 무력하게 수탈당하는 이스라엘의 현실에 매우 낙담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강한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그의 말에 반감이 일어난 기드온은 반문하였다. “도무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여호와께서 함께 계신다면 어째서 저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 이집트에서 우릴 구해 내실 적에 그 모든 기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우릴 버리고 미디안의 손에 넘긴 것이 그분 아닙니까?” “너는 가서, 네게 있는 그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에게서 구원하여라. 내가 너를 보내지 않았느냐?” ..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44장 등돌린 이스라엘

가나안 정착 생활은 광야를 유랑하며 살아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례 없는 부와 안정된 삶을 가져다주었다. 게다가 광야에서처럼 하나님의 돌보심만 의지할 필요도 없었다. 이스라엘의 지파들은 유다 지파를 선두로 분배받은 땅에서 가나안 족속을 몰아내는 전쟁을 시작했다. 지파별로 벌인 국지적인 전투였으나 가나안 잔당 세력을 물리치기에는 충분한 전력이었다. 유다 지파는 전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지파들은 별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들은 편안한 삶에 안주한 나머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하나님의 명령을 철저히 수행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지파들은 적을 진멸하지 않고 자기 지파에 종속시켜 노예로 삼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광야에서 출생한 세대가 전부 죽고, 새로운 세대가..

언약 내러티브 202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