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128

127장 로마로 가다

바울은 베스도의 승인하에 로마 황제 앞에 설 수 있는 공적인 자격을 얻게 되었다. 며칠이 지났을 때, 북방 여러 지역을 다스리던 왕 아그립바가 베스도를 방문하여 문안하였다. 그는 누이 버니게를 함께 데리고 왔다. 이 아그립바는 온 유대를 관할하던 헤롯 아그립바 1세의 아들이었다. 그의 방문 기간 중 베스도는 바울의 사건을 설명해 주었다. 그때 아그립바는 바울의 말을 직접 들어보고자 하였다. 이튿날, 그 자리가 마련되어, 아그립바와 버니게는 크게 위엄을 갖추고 천부장들과 고위 관료들과 함께 재판정에 들어섰다. 바울은 여러 유력한 자들이 모인 곳에 이끌려 나왔다. 이 재판을 주최한 베스도가 나와서 말을 시작하였다. “아그립바 임금님, 그리고 우리와 자리를 같이하신 여러분, 여러분이 보시는 대로, 이 사람은 ..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6장 담대하거라

루시아는 대제사장들과 공회 의원들이 바울과 직접 대면하도록 회동을 주선했다. 양측의 주장을 모두 들어 보면 소동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에서였다. 회장 안에는 금방이라도 싸움이 벌어질 것처럼 긴장이 감돌았다. 먼저 바울에게 발언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가 회장 내에 의원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형제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하나님 앞에서 줄곧 깨끗한 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때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격분하여 소리쳤다. “저놈의 입을 쳐라!”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율법대로 나를 판단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그러자 측근들이 들고 일어서며, 그에게 힐책했다. “무엄하다. 이분은 하나님의 대제사장이시다!” “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말..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5장 무리에게 변론하다

잠시 후 병영에 도착해 들어가서 바울은 그리스 언어로 경비대장에게 물었다. “한 가지 청을 드려도 됩니까?” 경비대장은 심상치 않은 눈초리로 바울의 얼굴을 주시하였다. 바울이 제국의 공용 언어인 그리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함을 적잖이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그리스 말을 할 줄 아는군. 그럼 한 가지 묻겠소! 얼마 전 여기서 폭동을 일으키고, 추종자들 사천여 명을 데리고 광야로 잠적한 자가 있었지. 주동 인물이 이집트인이었는데, 혹시 당신이 그 사람이오?” “아닙니다. 나는 길리기아 다소 태생으로, 유대인이며 그 도시 시민입니다. 그러니 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알았소. 마음대로 하시오.” 바울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층계 위로 올라갔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무리는 더욱 광분하여 ..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4장 성전에서

이방인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시간표는 계속 진행 중에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바울은 로마로 가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해야 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는 성령께서 거듭 그에게 말씀하신 것으로, 그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자 명령이었다. 다만 그 일은 고난과 희생의 값을 치르고서야 감당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바울은 다시 만나지 못할 교회의 형제자매들을 찾아가 작별을 고하고서, 일행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출발했다. 그동안 사선을 넘나들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분투한 바울이지만, 이번 예루살렘행은 다른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서 떠나는 여정이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은 특히나 모세의 율법에 큰 자부심을 가진 자들로서, 그와 상반된 가르침을 전하는 바울에 대해 몹시 분개하..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3장 겁먹지 말아라

바울 일행은 남쪽 길을 택해,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지나 데살로니가에 이르렀다. 마침 그곳에 유대인의 회당이 있어, 바울은 쉽게 유대인들을 만나보게 되었다. 그는 세 차례의 성경 강론을 통하여, 그들로 하여금 메시아께서 죽임을 당하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야 할 것과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서 살아나신 예수가 진정 메시아이심을 증거하였다. 그리하여 상당수 사람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고 믿었는데, 그중에 유대인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 그리스인이었다. 대체로 유대인들은, 예수를 메시아와 구원자로 받아들이는 데에 반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이 다른 민족에게 전해지는 것에 대해 격분하여, 거리의 불량배들을 사주하여 바울과 실라를 잡아 죽이려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쓰시는 종을 대..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2장 매맞고 갇히다

바울과 바나바가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갈라디아 이고니온이란 곳이었다. 그들은 늘 하던 대로 유대인의 회당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리하여 많은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두 사도는 거기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였다. 더욱이 주님께서 놀라운 표적과 기사로써 은혜의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그러자 이곳에서도 대적자들의 훼방이 발생했다. 믿지 않는 유대인들이 두 사도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불신과 의혹의 씨를 뿌렸고, 회당은 분쟁에 휘말렸다. 대적자들의 계획적 살해 위협까지 직면하게 된 두 사도는, 도망하여 다른 도시도 피신하였다. 이후로도 두 사도는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많은 고난과 죽을 위험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고 복음 전하기를..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1장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

여러 나라와 지방으로 각기 흩어진 제자들은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했다. 성령께서 그들과 함께 역사하시니, 따르는 무리가 생기며 교회가 세워졌다. 그동안 이스라엘에 비해 뒷전에 밀려나 있었던 이방인들에게도, 하나님께서 은혜 베푸실 날이 도래한 것이다. 특히 시리아 주(州) 안디옥에 세워진 교회에는 많은 숫자의 그리스인들이 회심하였다. 예루살렘에서 그 소식을 접한 사도들은 기뻐하며 그곳으로 바나바를 파송하였다. 거기서 함께 일할 사람이 필요했던 바나바는 바울이 적임자라 생각하고 그를 설득하여 안디옥으로 데려왔다. 그들은 교회에서 열심히 말씀을 가르쳤다. 그 결과,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믿음의 단계로까지 성장하여, 거룩한 삶으로 주위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제자들을 ..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20장 이방인 고넬료

지중해 항구도시 가이사랴에 고넬료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로마 경비대 지휘관이면서, 선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비록 이스라엘 자손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을 경외하여 매일 기도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는 자였다. 어느 날 오후 3시쯤, 그는 환상 가운데 온몸을 빛으로 두른 하나님의 천사가 집 마당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았다. “고넬료야,” 몹시 겁을 먹은 고넬료는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주여, 무슨 일이십니까?” “고넬료야, 하나님께서 네 기도와 이웃을 돌보는 네 행실을 기쁘게 받으셨노라. 너는 욥바로 사람들을 보내서,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데려오너라. 그는 바닷가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묵고 있다.” 천사가 사라지고 나자 고넬료는 평소 신임하던 하인 두 사람과 경비대에서 병사..

언약 내러티브 2021.06.28

119장 바울의 회심

적대세력의 기대와는 다르게, 교회 공동체는 날로 수가 증가해 끊임없이 성장해 나갔다. 간혹 제사장들 중에도 직책을 버리고 예수의 가르침에 복종하는 자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당시 예루살렘에 바울이라 하는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가말리엘 문하에서 교육을 받아 학식으로 명망이 높았으며 전통적 종교 체계에 대한 투철한 열심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러하였기에 그의 눈에 비친 교회 공동체는 바른 신앙을 해치는 사이비 집단과 매한가지였다. 곧바로 바울은 무력을 동반하여 예수의 제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섬기는 하나님을 위한다는 미명 하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거스르고 신자들을 탄압하였다. 그리하여 수천이 넘는 제자들이 살기 위해 사마리아와 유대와 이방 각지로 흩어졌다. 이는 복음이 이방으로 확산..

언약 내러티브 2021.06.27

118장 수많은 표적과 기사

베드로와 요한은 무사히 풀려 나왔지만, 사도들이 유대 권세자들의 눈밖에 났다는 사실은 자명하였다. 그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교회를 억압해 온다면 사도들로선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맞이하여, 교회 공동체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간절히 하나님 앞에 기도하였다. 그들이 기도하고 있는데 모인 곳이 크게 진동하였다. 또한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나가서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사도들이 말씀을 전하는 곳마다 수많은 표적과 기사가 일어났다. 제자들은 모두 하나 되어 솔로몬의 이름을 붙인 성전 회랑에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므로,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도처에서 더 늘어났다. 역동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교회 공동체는 유대 사회에 큰 변혁을 주도해 나가고 있었..

언약 내러티브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