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5

114장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다

처참하게 상처를 입으신 예수님은 군병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 무리 앞에 세워졌다. “보시오! 이 사람이오.” 온몸의 찢어진 상처로부터 붉은 피가 흘러내려, 차마 볼 수도 없게 애처로웠다. 대제사장들과 성난 군중은 피투성이가 된 그분의 모습을 보고도 서늘한 살의에 사로잡혀 미친듯이 소리 질렀다. “십자가에 못 박아라! 십자가에 못 박아라!” 무리의 성난 외침이 지면을 흔들 것처럼 울려댔다. 이들은 거의 이성을 잃다시피 폭주하고 있었다. 일개 시민 한 명으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는 사실이, 빌라도를 불쾌하게 했다. “당신들이 그를 데려가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그에게서 아무 잘못도 찾지 못하였소.” 그러자 무리가 대답했다. “우리에겐 율법이 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 자기가..

언약 내러티브 2021.06.27

113장 불법 재판

동틀 무렵, 대제사장과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를 죽일 모의를 마무리 짓고, 재판을 다시 진행하였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살아 계신 하나님 앞에서 진실만을 말하라. 네가 메시아냐?” 실내의 술렁이던 소리들이 사라지고, 모든 시선이 주님을 향해서 집중되었다. 예수께서 입을 열어 대답하셨다. “내가 그렇다고 해도 너희는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물어도 너희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할 말은 이것이다. 이제 후로는, 인자가 하나님의 오른편, 권능의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다.” 대제사장과 배심원들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들은 심히 노하여 자기 옷을 찢고,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아, 아니! 저런 말을 입에 담다니······.” “신성모독이요! 저 자를 죽여야 하오...

언약 내러티브 2021.06.27

111장 잡히시다

주님과 제자들은 시냇물을 건너 겟세마네 동산으로 올라갔다. 늘 머물던 장소에 이르렀는데, 주님의 얼굴에서 평소 때와 같은 평온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제자들도 주님의 안위가 걱정되어 마음이 편치 못치 못했다. “내가 기도할 동안 너희는 여기 있거라.” 이 말씀을 하시고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만 따로 불러 숲속 한적한 곳으로 같이 나아가셨다. 주님의 발걸음은 몹시도 무거웠다. 달빛에 반사된 예수님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마치 죽은 사람을 보는 듯 생기가 없었다. “내가 지금 괴로워 죽을 같구나. 여기서 나와 함께 깨어 있거라.”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음성이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열 걸음 이상 더 나아가, 둥글게 솟은 바위 위에 기대듯이 엎드리셨다. 그리고 인류의 끔찍스러운 죄악과 대면하시어 그것을 ..

언약 내러티브 2021.06.27

109장 새 언약

식사 중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 빵은 너희를 위해 주는 내 몸이니라. 나를 기념하여 이 빵을 먹어라.” 제자들은 자기 것을 떼고 다른 제자에게 빵을 돌렸다. 이어지는 침묵 가운데, 겨우 빵을 뜯는 소리만이 그 공간을 채웠다. 방 안에 모인 열한 제자에게 한 조각씩 돌아가고, 그들은 조용히 그것을 먹었다. 또 포도주 잔을 들어 축복하시고 곁의 제자에게 건네셨다. “너희 모두 이것을 마셔라. 이것은 죄를 사하여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마실 그날까지, 나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절대로 마시지 않으리라.” 제자는 잔을 받아 마시고 옆으로 돌렸다. 그후 모두가 그 잔으..

언약 내러티브 2021.06.27

105장 나를 따라오려거든

예수께서 게네사렛 해변가에 머무시며 그곳의 병든 자을 치유하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실 때에, 몇몇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그곳을 방문하였다. 그들의 방문 목적은 주님을 범법자로 몰아, 그분을 해하려는 것이었다. 마침 그들은 제자들이 식전에 손을 씻지 않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예수께 와서 따져 물었다. “어째서 당신 제자들은 규정을 우습게 알고, 손도 씻지 않고 식탁에 앉는 겁니까?” 주님께서는 그들이 어떤 의도로 자신께 트집을 잡는지 훤히 알고 계셨다. 그리고 그들이 겉으로만 신앙인인 척 유세를 떨지, 그들 마음 중심에는 하나님이 안 계심도 알고 계셨다. “그러면 너희는 어째서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너희가 소중히 여기는 그 규정을 빌미로 삼아서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너희 부모를 공경하..

언약 내러티브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