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상처를 입으신 예수님은 군병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 무리 앞에 세워졌다. “보시오! 이 사람이오.” 온몸의 찢어진 상처로부터 붉은 피가 흘러내려, 차마 볼 수도 없게 애처로웠다. 대제사장들과 성난 군중은 피투성이가 된 그분의 모습을 보고도 서늘한 살의에 사로잡혀 미친듯이 소리 질렀다. “십자가에 못 박아라! 십자가에 못 박아라!” 무리의 성난 외침이 지면을 흔들 것처럼 울려댔다. 이들은 거의 이성을 잃다시피 폭주하고 있었다. 일개 시민 한 명으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는 사실이, 빌라도를 불쾌하게 했다. “당신들이 그를 데려가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그에게서 아무 잘못도 찾지 못하였소.” 그러자 무리가 대답했다. “우리에겐 율법이 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 자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