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32

기독교강요(초판) 28강 주님의 성찬에 관하여

교회의 또 다른 성례는 성찬입니다. 주님께서 마지막 유월절을 보내시며 제정하신 예식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그분의 희생을 기억하고 또한 하나 됨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살과 피로 대응되는 빵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눠 주시며 그것을 먹으라 하셨습니다. 그 음식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것과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의식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주님을 상징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심을 상징합니다. 가지가 포도나무 본체에 접붙여지는 것과 동일합니다. 성찬에서 풍족히 먹이시려는 것은 육신이 아닌 영혼입니다. 영혼의 배를 채우려고 신령한 음식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개신교는 예수님께서 성찬식에 영적으로 임재하신다는 교리를 믿습니다. 가..

기독교강요(초판) 27강 세례에 관하여

세례는 개신교에서 인정하는 성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처음에는 회개한 사람을 대상으로 죄 사함의 표로서 주어졌고, 그 이후로 전통처럼 교회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공훈을 세운 군인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것처럼, 더러운 죄와의 싸움을 수행한 성도에게 죄가 사하여졌음을 알리는 의식입니다. 정의하면 세례란 죄를 씻어 정결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입니다.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부연하자면 세례 자체의 효능으로 우리가 정결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례는 훈장과 같아서 그저 증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죄 사함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로 죄를 용서받아 깨끗해진 사람에게 세례가 그 사실을 확증하는 것입니다. 간혹 세례가 신비한 능력으로 지난날의 모든 죄를 말소시킨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관..

기독교강요(초판) 26강 성례의 본질과 의의

성례는 간단히 말하면 결혼반지와 같습니다. 약속의 증표로서 보이는 물건 말입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약함으로 인해 그 사실이 잊히고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례는 약속의 내용을 상기시킵니다. 약속을 떠올리면 약해진 믿음이 조금이나마 살아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며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집니다. 성례가 우리의 무지와 연약함을 위해 주어진 것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말씀과 진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굳건히 하기 위해 성례를 제정하셨습니다. 성경에 성례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지만 여러 형태로 표증이 있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영적으로 둔감한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지각할 수 있는 것으로 허락하셨습니다. 다만 성례 자체를 신성시하는 우를 범..

기독교강요(초판) 25강 나머지 조언

하나님은 우리가 어떻게 구하여야 할지 최고의 교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주셨습니다. 주기도문은 모든 측면에서 기도의 전형입니다. 바람직한 기도의 모델로서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무척 짧습니다. 이것은 일부러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내용을 응축시켰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기도할 때는 자기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도를 넣어야 합니다. 성도는 개인의 경건을 위해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목회자라면 영적 능력을 얻기 위해 기도가 중대한 과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루 중에 기도에 몰입하기 쉬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정해진 일과가 있는 사람은 새벽 시간이 적합합니다. 기도에 쏟는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

기독교강요(초판) 24강 주기도문 해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독생하신 아들의 이름을 믿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육신의 부모보다 크고 위대합니다. 간혹 부족한 부모는 자식을 버리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택한 자녀가 완전히 돌아서지 않는 이상 버리지 않습니다. 탕자의 비유에는 그의 부성적인 온유하심이 드러납니다. 우리가 비록 배은망덕하고 반역적이며 부정한 아들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모든 아버지보다 훨씬 뛰어나고 자비로우신 분으로서 회개하는 자녀를 내치지 않고 은혜 가운데 받으십니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이름이 갖는 의미는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습니다. 지칭하는 이름으로 그 존재가 설명된다거나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기독교강요(초판) 23강 기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거액의 상금을 놓고 참가자들이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는 내용인데, 심화하는 사회 불평등이 이야기에 녹아있어 세계인의 공감을 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논의한 바에 의하면 이것은 비단 자본주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체제이든 구성원이 인간인 이상 불평등한 요소가 안 생길 수 없습니다. 무엇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는 자신을 살펴야 함이 마땅합니다. 이 비참한 상황에서 인간이 기대야 할 곳은 오직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소원을 우선시합니다. 타인을 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기 욕구에 더욱 충실합니다. 신앙인 중에는 거의 달라는 기도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도가 자기 필요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옳지 못한 태도입니다...

기독교강요(초판) 22강 교회, 성도의 교제, 죄 사함, 몸의 부활, 영생

교회, 성도의 교제, 죄 사함, 몸의 부활, 영생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공회'라는 표현은 낯설기도 하지만 교회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는 단어입니다. 교회는 교단이 몇 개로 나뉘어 있든 간에 하나이며 시대를 초월해서 하나의 교회만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도, 인정하는 교리가 조금 달라도 하나의 교회입니다. 이것이 공회(catholic church)라는 표현에 담겨 있습니다. 로마 가톨릭을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오래전부터 쓰였던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두 번째 특징은 거룩함입니다. 이 말은 교회가 정말 순결하고 깨끗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상의 교회는 때가 묻은 사람들이 들어와..

기독교강요(초판) 21강 성령 하나님

성령 하나님 "성령을 믿사오며" 우리는 성령이 계심을 믿습니다. 다만 무엇을 행하시는지 여기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사도신경이 성령에 관하여 적게 말하는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3문은 그 부분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1) 성신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2) 그분은 내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하십니다. 위의 고백처럼 성령님은 신성한 삼위일체의 세 번째 위격으로,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성부와 성자와 동일본질이시며, 함께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삼위일체라는 하나님의 속성은 우리가 찬미하여야 마땅하며 영원히 신비로 남을 주제입니다. ..

기독교강요(초판) 20강 성자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사도신경의 두 번째 부분은 그리스도께서 감당하신 귀한 사역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앞서 믿음을 논하였는데, 믿음에서 핵심 부분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입니다. 죄인인 인간이 의를 획득하려면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존재를 의지해서는 의에 이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라도 믿는 자에게 의를 전가해 주지 못합니다. 믿음의 대상이 마리아나 옛..

기독교강요(초판) 19강 성부 하나님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일러 삼위일체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혹시 다른 곳에서 삼위일체란 표현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는 아주 특별한 용어입니다. 기독교 밖에서는 거의 용례를 찾아볼 수 없으니까요. 이 용어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또한 단순한 것 같으면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이성이 높은 차원 앞에서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해가 부족한 우리는 깊이 알려고 하기보다 먼저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며 한 본질 안에 세 위격이 세 인격으로 존재하심을 말입니다. 아리우스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지만 열등한 하나님이라 가르쳤습니다. 예수님을 지음 받은 존재로 본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믿는 진리에서 벗어난 것이기에, 그는 이단으로 정죄되었습니다. 사벨리우스는 위격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