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이 나무와 같았던 시기, 지구 상의 인구는 가파르게 늘어났다. 하나님은 그의 대리자들을 택하여 세상을 다스리게 하셨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불리며,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시행하는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런데 그들이 권력의 맛을 보고 심히 타락하였다.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눈여겨보고, 저마다 마음에 드는 대로 자기 아내로 삼았다. 세상은 사람의 악으로 가득하여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었다. 사람들은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악한 것만 생각하고 악한 짓만 일삼았다. 하나님은 사람 지으신 것을 후회하시고 마음 아파하셨다. 비록 죄악이 만연한 세상이었지만 오직 노아만은 달랐다. 그는 의로운 사람이며 하나님과 동행하였다.
“노아야, 세상이 어떠한 것 같으냐?”
“심히 송구하옵니다. 주여, 타락한 자들로 인해 죄악이 가득한 줄 아나이다.”
“그렇다. 내가 많이 후회스럽구나. 저들의 포악함이 땅에 가득하므로 내가 다 쓸어버릴 것이다. 너는 잣나무로 배를 만들어라. 배 안에 여러 방을 만들고, 배 안팎에 역청을 발라라. 배의 길이는 140미터, 너비는 24미터, 높이는 14미터가 되게 하여라. 배에 지붕을 달고, 맨 위에서 45센티미터 아래에 창을 하나 내고, 배 옆쪽에 출입문을 내라. 그리고 아래층과 가운데층과 위층, 이렇게 세 층으로 만들어라. 내가 곧 홍수를 일으켜, 하늘 아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없애 버리겠다.”
“예, 분부하신 대로 하겠나이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분노에 노아는 살이 떨리는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미천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구원의 손길을 베푸심에 감격하기도 했다. 하나님은 죄악된 세상에서 노아의 가족만은 택하여 언약을 맺으셨다. 그의 의로움을 보셨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에 의한 결과였다.
곧바로 노아는 세 아들 셈, 함, 야벳과 함께 배 만드는 일에 착수하였다. 몇 사람이서 그만한 규모의 일을 완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주민들의 조롱과 멸시도 여간 짓궂은 것이 아니었다.
“어이, 저 얼간이들 봐라! 웬 하늘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저러냐?! 아휴 바보들!”
“그러게, 살다 보니 별 꼴을 다 보는구먼 그려.”
“가세! 미친놈들 말 들으면 우리도 병 옮는다고!”
노아의 가족이 당한 수모는 하나님의 엄중하신 선포가 아니었다면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험이었다. 그럼에도 노아는 꿋꿋이 말씀에 순종하는 길을 택했다.
드디어 배가 완성되었다. 노아의 가족은 방주에 양식을 비축하였고, 각종 동물 한 쌍씩 정결한 짐승은 일곱 쌍씩을 마련된 장소에 실었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더니 위에서부터 안개가 서서히 덮여 내려오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져 내릴 징조였다. 빗방울은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차차 굵어지며 흙바닥에 패인 자국을 만들었다. 곧 하늘의 창들이 열리며 무더기로 퍼부어 내렸고, 땅속 깊은 샘들이 터져 지면이 물에 잠겼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밤낮으로 쏟아져 내렸다. 위협을 느낀 사람들은 서둘러 짐을 싸들고 고지대로 피신하기 시작했다. 조롱을 일삼던 불량한 이웃들은 그제야 노아의 말이 생각나 배로 모여들었고, 사과하며 구해달라고 아우성쳤다.
“이보게, 노아! 내가 잘못했어. 제발 문 좀 열어주게. 우리 좀 살려줘!”
“노아 형님 말이 옳았습니다. 우리 모두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줘요!”
“노아, 노아! 제발 문을 열게! 이젠 다 죽게 생겼어!”
하지만 하나님께서 배의 문을 닫으셨기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사십일 동안 밤낮으로 내린 비는 땅의 가장 높은 산마저 덮어버렸고 노아의 방주만이 물 위를 떠다녔다. 지구는 온통 물로 가득 차서, 땅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사람과 짐승, 기어 다니는 것과 날아다니는 새까지, 모든 피조물을 남김없이 쓸어버리셨다. 오직 노아와 그 배에 타고 있던 가족과 짐승들만 살아남았다. 폭우가 그치고 물은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방주는 수면 위로 올라온 아라랏 산에 닿았다. 홍수가 난 지 열 달 째 되어서 산봉우리들이 드러났다. 노아는 창문으로 까마귀 한 마리를 날려 보냈다. 까마귀는 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이리저리 날아다니기만 하였다. 칠일 후, 노아는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 보냈다. 아직 물이 땅을 뒤덮고 있어서 비둘기는 돌아왔다. 그는 칠 일을 더 기다려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비둘기는 저녁때가 되어 돌아왔는데, 부리에 올리브 새순을 물고 있었다. 다시 칠 일을 기다려 세 번째로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이번에는 비둘기가 돌아오지 않았다. 홍수가 난 지 일 년이 지나고서, 노아의 가족과 짐승들은 방주에서 내려 땅을 밟았다. 한 해를 선상에서 보낸 노아의 가족에게 매우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노아는 제단을 쌓고 방주에서 나온 짐승과 새들 가운데서 정결한 것을 골라 하나님께 번제물로 드렸다. 하나님은 희생제를 받으시고, 다시는 홍수로써 모든 생명을 멸하지 않으실 것이라 언약을 세우셨다. 그리고 구름 속에 무지개를 두시며 이를 증표로 여기게 하셨다. 아울러 당장 식량을 구할 수 없는 노아와 그의 가족에게 짐승을 잡아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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