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누가복음 7

이원범 2024. 3. 3. 11:01

7:2 centurion. 휘하에 백 명의 병력을 거느리는 지휘관의 호칭이다. 현직 군인은 속주 국민에게 제한된 명령권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적어도 종교적 감화를 받았고 예를 갖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servant. 헬라어 원어는 '노예'를 의미하는 '둘로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앞에 붙은 수식에서 인격적인 처우를 받음이 드러난다.

7:5 loves our nation. 식민지인이라고 깔보지 않고 오히려 사랑을 베풀었다. 그의 가슴에는 민족을 초월하는 따뜻한 성품이 자리해 있었다. built us our synagogue. 단순히 유대인에 대한 호의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하나님을 알거나 경외심을 가졌다고 보인다.

7:6 I am not worthy. 백부장은 자신이 이방인이라서 부정하기 때문에 그분의 사역에서 외인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구약성경에는 언약 밖에 있다가 오묘한 섭리로 구원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4:26, 27).

7:9 marveled. 그만큼 믿음이 희귀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착각하지만 유대인이라는 혈통적 특성이 믿음을 보증해 주지 않는다(마 16:17). 믿음은 전적 은혜로 주어지는 선물이며, 하나님이 택하신 자에게 주어진다

7:13~15 드물게도 예수님의 감정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장면에서 심정에 변화가 생겨 과부의 아들을 살리신 것처럼 보이는데,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명령 없이 즉흥적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우연히 마주하거나 불쌍하니 도와주는 것이 아닌 아버지께서 예정하신 일이었다.

7:14 touched the bier. 죽은 자와의 접촉이 율법에 명시된 부정한 일이라는 것을 웬만한 사람은 알고 있었다. 모든 시선이 주님께 쏠렸을 것이다.

7:15 과부가 아이를 얼싸안고 기쁨에 흐느끼는 장면이 그려진다. 이 땅에서 우리 인생은 슬픔을 당하며 우는 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젠가 눈물을 닦고 기뻐할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계 7:17). 우리를 영원한 부활로 인도하시기까지 소망을 갖고 인내하자.

7:16 A great prophet. 죽은 이가 살아난 기적은 구약의 선지자 중에도 무척 드물게 일어난 일이다. 또한 과부의 죽었던 아들이라는 점이 엘리야, 엘리사 선지자의 사례를 닮았다. God has visited his people. 이스라엘이 오래전부터 기대하던 바 그들의 소망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그들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시며 반드시 이행하신다(마 1:23, 28:20; 행 1:11; 히 10:37; 계 1:7).

7:19 Are you the one who is to come. 주의 길을 예비하는 자로 보내심을 받아 회개를 외쳤던 세례 요한은 그가 한 말처럼 쇠하여 가는 중이었다(요 3:30). 하나님 나라를 바라며 세상에 초연하였기에 그 정도 고난으로 좌절할 리 없지만 그래도 의심이 드는 건 피하지 못했다. 그는 메시아의 공의로운 심판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리라 기대한지 모른다. 아무튼 하나님의 종이라도 시험을 당하며 때론 의심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는 끝까지 감내해야 할 내면의 싸움이다(잠 4:23).

7:22, 23 질병이 치유되고 귀신이 떠나가며 죽은 자가 부활함은 메시아로 말미암은 기적이다(사 35:5, 6, 61:1). 예수님은 그들이 기대하는 바의 전부는 아니지만 충분히 메시지를 전하셨다. 의심하는 자는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다는 말씀처럼(약 1:6), 의심은 우리 삶에 아무런 유익을 주지 않는다. 혼란스럽고 의문이 끊이지 않아도 신뢰하고 끝까지 견디는 자가 복을 얻는다.

7:26 more than a prophet. 세상 권력은 한시적이다. 하늘의 관점에서는 별로 눈여겨볼 것이 아니다. 그에 비해 선지자는 귀하고 크게 기뻐하시는 종이다.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을 선지자보다 나은 자라 말씀하심은 사람에게 주실 수 있는 최상급의 칭찬이다.

7:28 greater than he. 천국에 들어간 자에게 속한 영예를 말한다. 이 땅에서 세례 요한이 가장 위대한 선지자라도 천국에 있는 이만 못한 것은, 그가 아직 완성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반대로 천국에서 세례 요한보다 큰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7:30 rejected. 그간의 전조를 통해 그들이 회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예수님의 적나라한 일갈에도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과거부터 인간은 말씀에 순종하는 자와 순종하지 않는 자로 구분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본인의 선택에 스스로가 책임을 졌다.

7:32 지나친 자기 주관은 천진한 아이들 사이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운 면이다. 한번 잘못 들어박힌 사상은 꾸지람 몇 번으로 고쳐질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회개하라는 명령부터 수용하지 못했고 가르침이 주어질 때마다 사사건건 반발했다.

7:37 woman . . . who was a sinner. '창기'를 완곡하게 표현한 말일 것이다. 바리새인들이 극히 혐오하는 부류에 속한다. alabaster flask. 연고나 향유 보관에 용이하다고 알려진 옥 재질의 용기.

7:38 weeping. 부정한 짓을 저지르며 살았던 것에 대한 참회의 울음이다. 여자는 상한 심령으로 주의 자비를 바라며 울었다. 그렇게 흘린 눈물은 주께서 기뻐 받으실 제사로 여겨졌다(시 51:17).

7:39 this man . . . would have known. 지극히 바리새인 입장에서의 생각이다. 그들은 부정하단 이유로 죄인과 접촉을 피했는데 당연히 예수께서도 그래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7:47 은인에게 갖는 감정이 은혜 받은 크기에 비례할 것임은 당연하다. 주시는 은혜는 사람마다 다른데 우리의 바람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뜻에 달려있다.

7:48~50 죄 사함의 권세는 회개하라는 메시지와 짝을 이룬다(마 3:2, 4:17; 막 6:12). 극히 피해야 할 죄를 제외하고,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죄를 모두 용서받을 수 있다. 죄질이 악한 것은 사해지는 과정에서 보응이 주어지기도 한다(삼하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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