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죄론: 불순종

이원범 2020. 2. 19. 12:04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자꾸 죄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늘어놓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믿는 사람들 간에는 죄가 자주 언급됩니다. 교회 안에서나 실생활에서 죄는 신앙인들의 대화 주제입니다. 죄란 썩 좋은 느낌의 단어가 아닙니다. 기분 나쁘고 꺼림칙한 기억을 동반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척 묵과해서는 결코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한 가지 비유를 들 수 있는데, 죄란 암과 매우 흡사합니다. 만약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내 몸에 암이 있더랍니다. 이거 큰일이네요. 암 진단을 통보받는 순간은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질 것 같고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암세포는 정말 포악스러운 존재입니다. 몸이 어떻게 되든 무시하고 자가증식을 계속합니다. 거기에서 상당한 고통이 따릅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암이 우리 몸에 치명적이듯, 죄 문제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을 영원토록 죽게 만듭니다. 다시 말해 죄란 암보다 더한 끔찍한 존재요 더욱 두려운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가 이토록 우리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하나님은 죄를 용납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높고 영화로우시고 거룩하십니다. 모든 피조물로부터 영광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죄라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지요. 하나님께 맞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독하고 또 불명예를 끼치고 마는 건데, 더한 설명은 앞으로 종류를 설명해 나가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죄란 종류에 있어 매우 방대하기에 이렇게 구분하려고 합니다.

  •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것과 충분하지 못한 순종(이하 불순종)
  •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대한 위반
  • 용서받지 못할 죄

불순종의 죄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의이고 표준이기 때문에 그것에 반하는 것이 모두 죄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먼저 주목하도록 합시다. 성경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은 생소하게 느껴지겠죠. 왜냐하면 그분의 음성을 실제로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음성을 못 듣는데 어떻게 순종하느냐? 맞습니다. 직접 음성을 듣고 순종하기는 어렵죠. 역사적으로도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은 사람은 별로 없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들을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합니다. 못 듣는 게 좋은 상태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듣게 된다면 반드시 순종하여야 합니다. 우물쭈물하거나 반문하는 태도는 죄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직접 음성은 듣지 못하여도 성령님의 내적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때도 반드시 순종하여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죄가 됩니다. 또한 분명히 아셔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성령님의 내적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모든 일에 주님의 뜻을 여쭙고 그러고 나서 받은 응답을 토대로 일이나 행동을 하여야 합니다. 이는 더 나은 순종의 길로 들어서는 방법입니다. 항상 하나님께서 먼저 말씀하시고 사람이 순종하는 일방통행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분이 결정하신 바를 우리가 실행해 나갈 때 이로써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 이루어지고 우리의 삶이 더욱 하나님께 쓰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기록된 말씀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거기에 순종하여야만 합니다. 성경 말씀은 영원히 변개치 않을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거기서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면 원치 않게도 불순종의 죄를 짓게 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불순종으로 인한 죄 말고도 부족한 순종도 죄가 됩니다. 우리가 80의 노력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을 그보다 덜한 40의 노력으로 했다면 그것도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불순종한 것보다 경하겠지만 죄가 되니 알아 두셔야 합니다.

여기 주의! 사람이 죄를 피하려는 노력으로 의로워질 수 있을까요? 당연히 없겠죠. 그런데 그런 쪽으로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답니다. 우리는 그걸 율법주의라고 부르죠. 우리가 의로워질 수 있는 근거는 내 선한 행실이 아니지요. 죄 파헤치기의 목적은 무엇인 죄인지 분명히 알고 그러한 죄를 지었다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용서는 우리의 공로가 아닌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 덕분이죠.

불순종의 죄가 대략 어떠한 것인지 감을 잡히시나요? 지금까지는 개괄적인 설명이었고, 이제부터 성경에 기록된 말씀들을 짚어보며 어떠한 불순종의 죄들이 나올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순서는 되도록 우선되는 것부터 나열하겠습니다.

회개하지 않는 죄

이 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이르시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하시더라 | 마태복음 4:17

예수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가장 먼저 선포하신 말씀입니다. 이는 모두가 들어야 하며 가장 시급하게 반응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어느 한 사람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아담 안에서 하나님 앞에 범죄하였고 죄 가운데 거하면서 하나님을 대적하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난 죄는 짓지만 하나님을 대적한 적 없다며 억울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변명이 될 수 없어요. 죄를 지으면 마귀에게 속하여 어둠의 권세에 지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누구지요? 그는 하나님의 원수입니다. 그에게 속한다는 건 다시 말해 하나님의 대적자가 된다는 의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회개하여야 합니다. 회개함으로 마귀에게서 벗어나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죄를 짓고 있는 것이며, 여전히 어둠 가운데 머물러 있기 때문에 멸망에 이르게 됩니다. 사람이 하나님 나라로 가까이 나아간다고 할 때 그 의미가 쉽게 와닿는지 모르겠네요. '하나님 나라'라는 장소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어렵고, 이렇게 받아들여야 쉽습니다. 하나님께 정복당함, 하나님께 온전히 붙들려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대로 나를 다스리신다.

회개하기 전에는 이러한 발상부터가 불가능합니다. 회개하기 전에는 자유가 없으니까요. 자유가 없다뇨? 전 자유로웠는데? 아닙니다. 회개 전에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왜냐구요? 어둠의 나라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자유가 아닙니다. 어둠의 권세는 결코 사람에게 자유를 주지 않습니다. 조금 이야기가 벗어났습니다만 회개는 하지 않으면 불순종하는 죄가 되며 또 하지 않으면 멸망에서 구원을 얻을 수 없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뜻대로 하는 죄

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 사무엘상 15:22

사람은 누구나 자기 스스로 주도해서 일을 해나가길 원하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생각이 머릿속에 있으니까요. 안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도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옳다고 여기는 생각들이 있어요. 그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자기 뜻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의 생각을 가지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죠. 또한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다다르기까지 노력하는 과정은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계획과 사람이 설정한 목표 사이의 괴리입니다. 사람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르게 되면, 바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만약 하나님께서 정하신 계획과 다르게 목표를 잡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자기 뜻대로 하는 죄를 짓고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많습니다. 주의 종이 될 사람인데 하기 싫다고 거절, 부름받은 주의 종이 아닌데 스스로 하겠다고 나섬, 죽어야 할 사람이 아닌데 스스로 순교를 자처함,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겠지 하는 핑계로 내 욕심채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행위를 자기 생각에 비추어 좋은 행위로 포장함 등등. 이 죄는 하나님 앞에 깊이 회개함과 동시에 자기 뜻을 수정해야지만 해결이 되는 문제이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교만의 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 잠언 16:18

우리가 하나님께 불순종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타락한 본성이나 죄성 때문에? 옳은 말입니다. 또 우리 마음이 교만해서라고 할 수 있어요. 교만은 우리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또 하나님께 불순종하였으므로 교만에 이르게 됩니다. 이 둘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지요.

그럼 교만은 무엇입니까? 쉽게 자기가 중심이며 왕이 되어 있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겠죠. 이러한 교만은 정도의 차이지 없는 사람이 없답니다. "정말로?!" 네, 충격적이죠. 자신한테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재해 있어서 평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이것은 아주 대단히 요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교만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흔히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음, 다른 사람의 말을 안 들음, 완고한 고집, 강한 자기주장, 다른 사람에게 이것저것 강요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교만이 치명적인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아요. 누군가가 추궁하면, 부인하고 발뺌합니다. 모른다고 해버려요. 결국 죄를 용서받을 기회를 놓쳐 버리는 거지요.

교만은 마음의 상태이므로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죄를 짓고 있는 것이죠. 이 죄는 회개함으로써 겸손에 이를 때까지 계속 진행이 되므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교만은 다른 죄를 낳습니다. 쉽게 다른 사람을 판단합니다. 정죄하고요. 누구든 자기 기준에 맞아야 하므로 그렇지 않으면 화가 나고 그래서 혈기 분노를 냅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되지요. 자기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에 시끄러운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주변 사람이 많이 힘들어해요. 이렇듯 많은 죄가 뒤따라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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