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다는 르호보암의 3대손 여호사밧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었다. 여호사밧은 바알에게 조금의 눈길도 주지 않고 여호와만을 섬겼으며 공의로 나라를 다스렸다. 뿐만 아니라 성경에 능한 인재들을 유다 각 성읍들로 파견하여 백성에게 성경을 가르치게 했다. 유다 백성은 여호와의 공의가 시행되는 나라에서 언약 백성으로서의 참모습을 회복되었다. 여호와는 그분의 백성 이스라엘이 언약을 신실하게 이행하므로 인접한 열국으로부터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셨으며 날로 부강해지게 하셨다. 이렇게 큰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자 경건하였던 그에게도 교만이 찾아왔다. 북왕국과의 오랜 적대관계를 종식시킬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여호사밧은 여호와의 뜻을 의뢰하지도 않고 자기 독단적으로 아합과 교류하면서 그의 딸 아달랴를 자신의 적자 여호람에게 들여 혼인 동맹을 맺었다. 이것은 그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여호와께서는 이를 원치 않으셨기 때문이다.
아합의 재위 21년, 여호사밧이 사마리아로 가서 아합을 만났다. 아합은 그의 방문을 기념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양고기와 소고기를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성대한 바비큐 파티였다. 그러나 아합에게는 속셈이 있었다. 아람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던 아합은 여호사밧이 자신을 지원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크윽, 그 아람 놈들 때문에 신경질나 죽겠소.”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제가 도울 일이라도···.”
“벌써 3년이나 지난 일이오. 그때 아람 왕 벤하닷이 우리한테 쳐들어왔었는데, 당해낼 만한 숫자가 아니라 나는 농성을 택했죠. 그때 한 예언자가 찾아와서 여호와께서 벤하닷의 군대를 내 손에 붙이신다나 그런 얘길 했지요.”
“여호와로 말미암아 승리할 수 있었군요.”
“글쎄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벤하닷이란 자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허술한 인간이었소. 제가 용기를 얻어 성 밖으로 나갔는데, 그의 군대는 경계를 소홀히 하고 술잔치를 벌이고 있지 뭡니까. 취해빠진 놈들을 이기는 건 뻔하지요. 이듬해 또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 왔는데 싸워보니 진짜 별거 아니었수다. 내가 괜히 쫄았던 거죠. 벤하닷은 자국으로 줄행랑을 치더니 백기를 들고 나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답니다. 나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그를 살려 주었어요. 그리고 전에 빼앗겼던 모든 성읍들을 돌려받기로 약속을 받았습니다. 아 그런데! 3년 되어 가도록 그 벳하닷이 땅을 넘길 생각을 않고 입을 싹 닫는 거 아니겠소!”
“그런 자는 신뢰할 수 없으니 그냥 놔두시면 안 되겠지요.”
“괜찮으시다면, 함께 길르앗 라못을 치러 가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나는 왕의 편이요. 내 군대도 왕의 군대며 내 말들도 왕의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대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여호와의 뜻을 묻지 않을 수가 없지요.”
“알았소. 그럼, 여호와의 예언자들을 불러 오리다.”
아합은 대신들에게 여호와의 예언자를 불러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곧 인근 각처에서 자칭 예언자라 하는 이들이 모였다. 그러나 여호와의 종이라 할 수 없는 자들이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소이다. 한 가지 긴한 문제가 있어서 그대들을 불렀소. 이제 내가 길르앗 라못을 공격하려고 하는데 여호와의 뜻을 물어 내게 가르쳐 주시오. 지금 나아가도 좋겠소? 아니면 가지 않는 것이 좋소?”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하였다.
“공격하십시오. 여호와께서 길르앗 라못을 왕에게 넘겨주실 것입니다.”
기분이 좋아진 아합은 호쾌하게 웃으며, 여호사밧에게 말했다.
“어떻습니까, 여호와께서도 이 전쟁을 허락하신 것 같소.”
여호사밧은 그들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아 대답하기가 머쓱하였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만 이 근처에 이들 말고 다른 예언자는 또 없습니까?”
“왜요? 못 미더우십니까? 사백 명 가까이 되는 자들이 한결같은 대답을 하는데요. 사실 한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라는 자인데, 상당히 비호감인 자입니다. 한 번도 그에게서 좋은 얘길 들어본 적이 없지요. 늘 듣기 싫은 말만 골라서 한답니다.”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자고로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번 그를 만나보고 싶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당장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를 데려오너라!”
아합의 신하들이 미가야를 데리러 간 사이, 예언자들 중에 시드기야라 하는 자는 철로 뿔 한 쌍을 만들어 그것을 휘두르며 외쳤다.
“여호와의 말씀입니다! 왕께서 이 뿔들로 아람을 들이받아 아람에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다른 예언자도 맞장구를 쳤다.
“길르앗의 라못으로 진군하십시오. 승리는 왕의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미 그 성을 왕의 손에 넘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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