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창세기 서론

이원범 2021. 11. 27. 12:27

우주 만물의 기원을 밝히는 창세기는 성경의 서두를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으며 인류사적으로도 대단히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창세기를 읽지 않고는 구약을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성경 전체의 내용도 매우 난해해집니다. 따라서 구약성경을 읽을 때는 제일 먼저 창세기를 읽어야 합니다. 무슨 책이든 이야기가 전개되기 전에 발단이 중요합니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1화를 건너뛰면 반드시 막히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창세기에는 천지 창조와 인간의 탄생 그리고 죄의 기원이 나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안 나와 있지만 과학자들 말처럼 몇십억 년이나 되지는 않습니다. 인물의 나이나 세대를 연구하면서 유추한다면 6천 년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타락 전후로 막대한 변화를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말입니다. 만약 타락이 없었다면 인간 세상은 우리가 꿈에서 그리던 세계와 같았을 것입니다. 기쁨이 충만한 지상낙원이었겠지요.

타락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우리 인생을 절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짧은 대목이지만 창조주께서는 절망 가운데 신음하는 인간에게 희망을 암시하는 말씀을 주십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후에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갑니다. 시작과 더불어 이후 전개될 방향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창세기는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데 근간이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입증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또 일어난 사건을 많은 말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전달의 역할을 취할 뿐이지 변증가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성경은 창조 기사를 보내면서 진위를 가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본 사람이 없으며 증거물이 될 자료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생각한 것이, 이 세상은 우연히 발생했다는 가설입니다.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그의 책에 자신의 의견을 이렇게 피력했습니다. "모든 생명은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이라는 생물학적 법칙을 좇아 가장 단순한 원시적 세포 조직체로부터 가장 복잡한 고등 세포 조직체, 곧 인간으로까지 차츰 진화했으며 오늘날에도 그와 같은 진화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입니다. 그의 견해는 당시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호의적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그 이론을 입증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죽은 이론이나 다름없습니다.

성경은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이 도달하지 못한 진리가 담긴 책입니다. 인간은 지성적 이해로서가 아니라 믿음을 통해서 성경과 교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계셨으며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어야 합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파헤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전능하시며 우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인간의 이해 안에 들어오실 분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교만을 내려놓고 그분이 계시하시는 바를 잘 들어야 합니다.

인간은 결코 하등 생명체에서 진화한 존재가 아닙니다. 또 동물들과 완전히 구별됩니다. 애초에 각각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격이 전혀 다른 존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형상과 모양대로 지음 받았다고 말입니다. 인간은 동물을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도 고귀한 존재입니다. 동물은 영혼이 없습니다. 육신이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인간은 육신 안에 영혼이 있어서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상에 내려오며 귀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며 자연환경을 잘 관리하고 다스려야 합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연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일월성신을 섬기고 나무나 돌을 깎아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동물을 자식새끼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은 자연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서 안 되고 동물을 지나치게 사랑해서도 안 됩니다. 사람을 사랑하면 모를까 동물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은 사람에게 잔혹해지는 것입니다. 매달 비싼 돈을 들여가며 애완 동물에게 사랑을 쏟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상숭배로 여기는 일입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친구를 만나거나 좋은 교제를 나누는 것이 낫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십니다. 자연을 사람을 위해 만드셨고, 동물을 생태계 보전과 우리가 먹게 하려고 지으셨습니다.

사람보다 동물을 더 사랑하는 것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커서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이 이유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심성이 어두워지면서 전보다 많은 이혼, 데이트 폭력 등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우리 사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두렵기 때문에 멀리하고 동물에게 마음을 주게 되었습니다. 내면의 상처와 미움을 치유 받아야 할 사람이 많습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노우호, 「읽는 것을 깨닫느뇨?」, 에스라하우스

'신학 가이드 > 성경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위기 서론  (0) 2021.12.01
출애굽기 서론  (0) 2021.11.28
서신서 개론  (0) 2021.11.18
사복음서 개론  (0) 2021.11.17
선지서 개론  (0) 202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