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잠언 서론

이원범 2021. 12. 31. 18:08

잠언은 지혜의 책입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구하라는 말씀에 지혜를 달라고 구했습니다. 왕으로서 나라의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필요한 지혜를 구한 것입니다. 지혜를 달라던 그의 대답은 하나님 마음에 쏙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유익을 먼저 챙기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는 모두에게 유익이 될 만한 것을 구했습니다. 잠언, 전도서, 아가는 솔로몬의 저작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지혜를 얻게 합니다. 지혜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는 말을 안 해도 알 것입니다. 현재 학생들의 교과목에 이것이 빠져있는 것은 참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잠언의 가르침은 율법과 일맥상통합니다. 주어진 목적도 그와 같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칩니다.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와 율법은 서로 같은 것입니다. 다만 교훈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납니다. 이를테면 율법은 짧고 명료합니다. "간음하지 말라" 혹은 "누구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명합니다. 반면에 잠언은 훨씬 많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그것의 실상이 무엇인지, 나중에 얼마나 해가 될지 설명합니다. 마치 지혜로운 어르신으로부터 충고를 듣는 느낌을 줍니다.

'4차 산업'이라는 말이 요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 부문에 엄청난 변화가 있으리란 예고인데, 그렇게 되면 이전 지식과 기술 중에 쓸모없는 것들이 생겨납니다. 새로운 것이 그것들을 대체할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지혜는 다릅니다.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는 지식과 다르게, 지혜는 언제라도 변함없이 가치가 있습니다.

지혜의 가치를 깨닫고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잘 아는 유대인들입니다. 전 세계의 유대인은 2천만 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자주 회자되는 유명 인사의 상당수가 유대인이며, 그들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묘하게도 한국에서만 크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2천 년이나 나라가 없이 헤맸지만 2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만들어서 가르쳤습니다. 그것은 《탈무드》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완결하지 않고 계속 써나간다고 하네요. 지혜에 관해서는 정말 진심인 사람들입니다.

잠언 기자는 우리 삶에 결부되는 다양한 지혜를 논합니다. 나열하면 죄, 회개, 여호와를 경외, 의, 색욕, 이웃, 정직, 겸손, 순종, 바른 언어, 게으름, 하나님의 복, 다툼, 험담, 비웃음, 거만한 말, 뇌물, 감정 조절, 침묵, 재물, 교만, 아내, 친구, 술, 돈, 조언, 수다쟁이, 부모, 속이는 추, 쾌락, 전쟁, 명예, 자녀 교육, 남을 동정, 정결한 마음, 건강, 정치, 법정, 자랑, 분노, 책망, 인격 수양, 조급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서 반드시 마주할 문제와 주제를 포함합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지 않고 여럿이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처세라는 부분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도 어떤 치명적인 문제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혜의 교훈을 듣는다고 지혜롭게 되느냐 하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제대로 교훈을 듣고 배워도 그중 하나를 적용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잠언 기자가 말하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선 평생을 수양해도 모자람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길고, 때에 따라 고난과 시련이 주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평생이 왜 기냐, 너무 짧은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생명을 우리가 돈 주고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짧다고 투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혜에 관한 잠언의 글은 누구라도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행에 옮기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예수님이 명하신 대로 순종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능으로, 힘으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씀하신 바를 듣고 따를 뿐입니다. 먼저는 나의 죄를 회개해야 합니다. 어리석었던 자신을 회개하고 악한 습관과 악성을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자기 길로 행한 죄를 회개해야 합니다. 나에 관한 생각이 너무 많아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죄를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안 듣고 제 맘대로 행하는 죄가 너무 많습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노우호, 「읽는 것을 깨닫느뇨?」, 에스라하우스

'신학 가이드 > 성경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가 서론  (0) 2022.01.06
전도서 서론  (0) 2022.01.03
시편 서론  (2) 2021.12.29
욥기 서론  (0) 2021.12.29
에스더 서론  (0) 202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