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마태복음 8

이원범 2024. 3. 2. 17:26

8:1~9:38 여기서 마태는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하면서 일반적인 연대기순을 따르지 않고 주제에 따라 본문을 배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8:2 leper. 헬라어 원어는 '나병'뿐 아니라 다양한 피부 질환을 포괄하는 용어다. 나병환자는 그 병을 가지고 있는 한 계속해서 부정한 상태로 여겨졌기에(레 13:46) '저주받은 자'라는 낙인과 함께 사회로부터 완전히 매장 당하는 취급을 받았다.

8:4 say nothing to anyone. 이 일은 예수님의 사역 초기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많은 이목이 쏠리면 시기하는 자가 금방 나타날 것을 우려해서 취한 조치다. show yourself to the priest. 주님의 한마디가 무엇보다 절대적인 승인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율법의 요구를 무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

8:5 centurion. 대략 백 명의 군사를 거느리는 로마군 장교. 상류층 인사로서 충분히 교만해질 위치에 있었지만, 따뜻한 마음씨와 더불어 주님을 향해 자신을 종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낮췄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인물이다.

8:10~12 이스라엘 중에 이만한 믿음을 가진 자가 없다는 사실은, 복음이 곧 이방인에게로 향하리라는 예고를 뜻한다. 본서는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예수님의 '대위임령'(28:18~20)으로 마무리 짓는다.

8:11 recline at table with Abraham, Isaac, and Jacob. 사 25:6~9에 기록된 만민을 위한 연회, 즉 종말론적 잔치를 가리킨다. 하나님 나라는 더 이상 유대인만 받아들이지 않고 세상 만민을 향해 문을 연다. 이방인도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행 15:9).

8:12 darkness . . . weeping. 천국 잔치에서 제외된 자들의 참담한 심정을 대변한다. '바깥 어두움'이 어느 곳인지에 관해서는 더욱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꼭 지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8:17 our illnesses. 질병은 죄에 따른 결과로 찾아오며, 고통과 슬픔을 수반한다(사 53:4, 5). 귀신 들림의 문제도 죄가 원인으로 자리한다. 곧 죄가 모든 질고의 원흉이다. 따라서 가장 심각하게 여겨야 할 문제는 죄이지, 질병은 둘째 문제다. 당시 현장에서 예수님께 치유받은 사람은 분명 복 받은 사람이다. 하지만 진정한 복은 죄 사함을 받은 것이다(시 32:1).

8:18~22 두 사례의 요지는 주님께 대한 충성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이후 '제자도'에 관한 가르침에서 더욱 보충적으로 설명하신다(10:34~39, 16:24, 25, 19:29, 20:26, 27).

8:20 Son of Man. 말 그대로 '사람의 아들' 단순히 '사람'이란 뜻을 가졌지만, 여기서는 '자기'를 가리켜 이르신 표현이다. 이는 연약한 육신을 입은 인성의 측면을 강조할 의도뿐 아니라 이후에 직면할 고난의 행보를 미리 암시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8:24 he was asleep. 하나님과 같으신 이로서 그분의 신성에 한계가 있을 수 없지만, 육신적 측면에 있어서 초인은 아니셨다. 우리처럼 피곤을 느끼셨고 또한 주무셔야 했다. 여기서는 따르는 제자들의 믿음을 시험하고, 그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도록 교육하려 하심이다.

8:27 winds and sea obey him. 사람이 너무 놀라면 순간이지만 사고가 아예 멈추는데, 아마 제자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예수님은 바람과 바다도 복종하는 권능의 주님이시다.

8:28 two demon-possessed men. 마가복음, 누가복음에서는 한 사람만 언급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 중 한 명이 훨씬 난폭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인격의 3요소인 지정의를 귀신에게 빼앗겨 생각으로 조종당하다시피 살 수밖에 없었다.

8:29 Son of God. 16:16 해설 참조. the time. 종말론적 심판이 이루어질 날을 가리킨다. 귀신들은 이미 영원한 심판을 선고받았으므로 그날이 곧 '제삿날'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아직 때가 덜됐다며 아우성쳤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듯(요 1:5), 현존해 계시는 빛 앞에 어둠의 세력은 저항할 수 없다(요 9:5).

8:31 demons. 헬라어 원어는 '귀신들'뿐 아니라 '신들'(행 17:18)이라고 번역되는 초자연적 존재를 지칭하는 포괄적 용어다. 이들에게는 '더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두령 마귀의 통솔하에 사람을 대상으로 파괴 공작을 수행한다(9:34, 12:24~28).

8:32 멸망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으므로 그들에게는 지상에 남아있을 명분이 있다. 쫓겨난 귀신들은 돼지 떼로 들어가 물속에 수장되었는데, 죽었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 그들은 죽을 수 없는 영적 존재다. 그리고 수천 마리의 돼지들을 미쳐 날뛰게 만든 귀신들이 겨우 두 사람 안에 들어가 있었다는 점은 특히 숙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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