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불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원범 2021. 4. 12. 15:46

국민청원에 올라온 어느 게시글을 읽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실망과 그로 인해 찾아든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 글이었는데 저 역시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니 국민 대부분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좌절된 꿈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생에 무력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은 줄로 압니다. 국민소득과 생활 수준은 높아졌으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덩달아 늘어났으니 말입니다. 의식주 중 하나인 집은 기본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는 것인데, 너무 비싸다 보니 36년을 꼬박 일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자립의 요소가 갖춰지지 않는데 청년들에게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이겠지요.

현실감 없게 올라버린 집값을 보며 청년들은 허탈해합니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경기 불황에 취업 문은 더 좁아졌는데 주거를 비롯한 모든 물가가 오르니 또 불로소득이 판치고 오히려 더 잘되는 세태 속에 일할 의욕을 잃어버립니다. 현대인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마치 불안에서 시작해 불안으로 끝난다고 해야 할 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고 심지어 막연한 상상만으로 일어나는 불안도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백 년도 못 살 인생인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며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불안은 역사 이래 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혀온 존재입니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속에는 남모를 고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부정한 행위를 저지른 경우엔 그 일이 탄로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습니다. 악한 영은 자신이 타깃으로 삼은 대상이 행복해지는 것을 전혀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대개 알만한 사실입니다만 불안은 악한 영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인간의 허점을 매우 잘 알고 무척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들을 이길 수 없으며 싸워볼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싸울 능력이 없을뿐더러 그 존재에 대한 이해마저 불충분합니다.

좀 꺼내기 싫은 말이고 들리기 좋지 않겠지만, 불안을 한 번에 떨쳐버릴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이제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불안은 지워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방어해야 하는 것입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화가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평안도 그렇습니다. 최후의 승리를 얻기까지 투쟁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전쟁에서 각종 무기와 물자를 보급하는 전초기지가 있듯이 우리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이 계시며 그분이 직접 통치하시는 영역을 말합니다. 비록 완전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지적으로 성도들의 심령에 임하십니다. 다시 말해 이 땅은 여전히 세상 권세자의 것이요 나라지만, 거듭나서 성령 세례를 받은 자의 심령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하나님 나라가 임함으로 생기는 뚜렷한 변화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평안함이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마치 지휘관의 통제를 받게 됨과 더불어 전쟁 물자를 원활히 보급받게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의 임함은 전초기지의 유무만큼이나 승패의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불안을 벗어나 평안을 맛보려면 회개하여 내 삶을 하나님의 다스림에 맡겨야 합니다. 내 안의 죄성은 끊임없이 나를 종용하여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게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내 임의로 사는 인생은 불안의 시작입니다. 불안은 하나님을 떠난 대가로 얻는 것입니다. 교만과 불순종이 기승을 부리지 못하도록 회개하고 회개하는 것이 불안의 싹을 자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 마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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