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학교

이원범 2020. 2. 20. 09:47

학교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습니다. 오래 다니기도 했고 어릴 적 기억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좋은 기억은 잊히는데 왜 싫은 기억은 잘 떠오를까요. 모든 과정을 통과한 현재 그동안 수고했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따는 졸업장이지만 상으로서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니던 초등학교, 중학교는 집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보통 학교였습니다. 공부를 잘했냐 하면 못했습니다. 학교에서 무얼 배웠는지 생각나느냐 하면 모르겠습니다. 그 긴 시간을 그땐 어떻게 견딘 걸까요. 교우 관계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즐거웠던 기억은 쉬는 시간에 놀고 점심 먹고 놀고 수업 끝나고 놀았던 일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나와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PC방 붐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반에서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싶은 정도로 말입니다. 가진 경쟁심이 당시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별로 못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럼 공부나 열심히 할 것이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게임 실력에 열중했습니다. 반 애들이 토요일 PC방에서 밤새도록 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속에서 뭐가 타올랐습니다. 그렇게 하고서 실력이 늘었다는 거예요. 나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끼기로 하고 한 번인가 그렇게 밤을 새워서 했습니다. 아침에 집으로 가야 하는데 워낙 정신이 없어서 역이 어딘지 모르겠고 행인에게 물으려 하니 말이 엉뚱하게 나옵니다. 근처 역을 찾지 않고 집 근처 역이 어디냐는.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그것이 내 가치를 대변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때는 하나님을 멀리하고 살았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습니다. 이것은 자기가 주인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자기를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때 느끼는 욕구는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들이 부러워하는 대상이 되고 싶어합니다.

학창 시절이 우리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학창 시절은 모든 이에게 중요한 시기입니다. 처음으로 사회를 배우는 시기이니까요. 장래에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이 발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란 사람이 모인 곳입니다. 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는 이곳에서의 경험이 사회에 대한 첫인상이 됩니다. 이상한 질문인데,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 구도는 어떻습니까? 직장 사회는 거의 수직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너무 익숙해져서 그래요. 사람은 본래 모두가 평등합니다. 사람 위에 왜 사람이 있죠? 사람 상호 간에는 신분이나 지위의 고하가 없어야 당연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셨고 그들을 사랑하셨어요. 사람 사이에 계급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원수 마귀는 사람을 시기하였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대상을 향해 증오심을 품고 있습니다. 원수 마귀는 본래 천사로 지음 받았으나 교만하여 버림받았어요. 피조물이 교만하여짐은 하나님께 버림받을 이유가 됩니다.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진 인간은 마찬가지로 교만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힘을 추구하는 인간의 근본 욕구는 교만에서 기인합니다. 또 힘을 가진 자는 지배력을 확장하는 일에 마음을 쏟습니다. 여기서 힘이란 물리적인 힘도 의미하고 재력과 권력도 뜻합니다. 힘을 가진 자는 사람 위에 올라서지요.

학교도 사람이 모인 곳이라서 비슷합니다. 불행한 점은 교만의 씨앗이 이곳에서 뿌려져 자란다는 것이에요. 힘의 횡포는 사회 곳곳에 존재합니다. 학교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 위에 사람을 두기를 원치 않으셨어요. 위에 올라선 인간이 밑의 사람들을 심히 억압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으니까요. 학교에 들어온 아이는 학교의 불합리한 구도를 보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동화됩니다. 힘을 가져야겠다는 의식이 들어오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이미 나란 존재는 제대로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평가나 인정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의식은 학교를 지나 직장과 다른 사회관계에서도 이어질 것이 뻔합니다. 더욱 세상은 치열해지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많은 갈등과 다툼에 직면하겠지요. 상호 간의 배려, 존중, 따뜻한 마음은 찾아보기 어렵고 그런 게 언제 있었나 싶어집니다. 힘을 가진 인간은 약자를 괴롭히고 착취하지요. 오늘날의 시대가 그렇습니다. 저 역시 약자에 불과합니다. 내세울 힘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고통받고 자신에게 실망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이런 불합리함이 영적인 세계에서 일어난 일로 기인함을 알게 되자 슬퍼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예수 믿는 사람들은 영적 전쟁에 관하여 필히 알아야 하기에 적어보았습니다. 승리하는 삶 사시기를 바랍니다.

'신학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룩한 예배  (0) 2020.02.20
뮤지션의 꿈  (0) 2020.02.20
어린 시절  (0) 2020.02.20
죄론: 완전한 율법  (0) 2020.02.20
죄론: 십계명  (0) 202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