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무엇을 회개해야 하나

회개 서론

이원범 2021. 5. 26. 23:10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대기를 울리며 한 외침이 퍼져나갔다. 왕의 위엄과 같은 그 소리에, 사람들은 하나둘씩 엎드려 울부짖기 시작했다.

국가적인 위기가 오거나 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회개나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며 그동안 잘못된 관행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말들이다. 요지는 이 사태의 원인이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하나님 앞에 범죄한 까닭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개해야 하고 회개만이 살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회개'란 죄를 자각하고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는 행위로 쓰였다.

그런데 신학적으로 혼선을 일으키는 것이 하나 있다. 죄를 자백하는 것과 다르게, 심정의 변화가 일어나거나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회개라고 말하는 입장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안 믿던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하거나 예수님을 영접한 것을 두고 회개라 여기는 것이다. 이것은 중의적 의미라고 보기엔 서로 상충하는 면이 많아 아예 다른 정의라고 보는 게 편하다. 아니면 회개가 아니라 회심이라고 부르면 혼란이 적으리라 여겨진다. 마음을 돌이키고 하나님께로 나오는 것을 회심, 죄를 자각하고 통회하며 자복하는 것을 회개라 정의하면 좋을 것이다.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현실을 본다면 한국교회는 회개가 부족하여 성도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구원 얻게도 못하고, 하늘에 상급 쌓게도 못하고, 땅에서 평안히 지내는 것마저 못하게 한다. 결신자가 나오면 회개하게 하고 죄에서 놓여나게 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성도를 방치하는 형국이다. 왜 이런 과한 소리를 하냐면 죄 문제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성도는 평안하고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한다. 성도라면 성도다움이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욕을 먹는다.

죄인들의 영적 실상은 마치 독재 정권하에 인민만큼이나 처참하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다고 하실 때보다 더욱 심한 상황이다. 아프고 병들고 손해 보고 가정이 불화하며 자녀가 안 되고 이혼하고 정신질환 등으로 고생한다. 죄의 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늪에 빠진 듯 허우적대지만, 사람들은 그 체제에 순응하였기에 자신이 처한 것을 알지 못한다. 영들이 주입한 생각과 감정에 지배받으면서 본인은 자유롭고 원하는 삶을 산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라"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은 분명하다. 마귀의 일을 멸하고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기 위함이다. 그리고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하여 주셨는데, 이는 도입부에 제시한 세례 요한의 선포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를 말한다. 성도가 회개하여 죄를 씻으면 겉으로 볼 때 차이가 안 나도 영적으로는 깨끗한 신부복을 입은 것과 같고 온전히 하나님 나라에 속하게 된다. 따라서 회개한 자만이 성도라 불릴 자격이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회개를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다면 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설고 악의 영들은 사사건건 방해를 펼칠 것이다. 따라서 회개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영적 전투에 임하는 각오로 해야 한다. 마귀와 그의 수하를 상대하는 것은 우리 힘으로는 당해낼 수 없다. 우리는 무엇보다 성령님을 의지해야 하며 그가 역사하시도록 도움을 구해야 한다. 성령님은 훌륭한 교사이자 내 안을 비추는 빛이 되시기에 가장 합당한 회개를 올릴 수 있게 하신다. 그리고 찾아보면 회개기도문 같은 책이 나와 있으므로 따라 읽으면서 어떻게 기도할지 감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우리 안의 죄들은 대부분 공통된 것이 많다. 내가 짓는 죄, 다른 사람이 짓는 죄가 다를 것 같지만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며 모든 죄를 골고루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여러 명이 모여 기도할 때 내 소리가 들린다고 부끄러워할 것 없으며 떠오르는 대로 낱낱이 고백하는 것이 이롭다. 또한 기억에 없는 죄라도 내 죄로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그 이유는 꼭 잘못을 안 해도 달라붙으며 벌써 우리 몸 안에 온갖 것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회개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을 내보내는 것이 목적이기에 이미 있다면 회개를 해야 한다. 마치 집 청소를 할 때 내가 어지르지 않았어도 지저분하니까 치우는 것과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무엇을 회개해야 할지 확인하도록 하자. 우리 안에 내재하는 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늘을 채운 거대한 무리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놀라고 남을 일이다. 편의상 먼저 들어온 순으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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