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16장 마하나임

이원범 2021. 6. 21. 10:29

  야곱은 가던 길에 천사의 무리를 보았다. 이 천사들은 하나님의 사자들이었다. 그리하여 그곳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부르게 되었다. 야곱은 자신의 귀향 소식을 알리기 위해 종들을 앞서 보냈다. 그의 형 에서는 세일 지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에서에게 소식을 알리러 갔던 종이 돌아와 보고했다.

  “주인님, 돌아왔습니다요. 족장님은 바로 오신다고 합니다. 부하 사백 명이랑 오신다고.”

  “사, 사백 명?!”

  “주인 나리께서 대단한 형님을 두셨습니다요.”

  야곱은 겁이 덜컥 났다. 아직 화해하기 전이었던 때인 만큼, 에서가 어떤 마음을 품고 다가오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와 싸워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야곱은 도망치는 편을 택하였다. 그래서 한쪽이 공격당하면 다른 쪽이라도 피해서 도망치도록 일행과 가축 떼를 두 무리로 나누었다.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야곱은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 그리고 에서로부터 자신과 가족들을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다. 기도를 마치고 그는 그곳에서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야곱은 자기 소유물 가운데서 상당 수의 가축 떼를 형의 몫으로 분류했다. 그는 분류한 가축 떼를 종들에게 맡기고 앞서 보내면서 형에게 선물하라고 지시하였다.

  ‘이걸로 형의 마음이 풀어지겠지. 그런 다음이면 나를 기쁘게 맞아 줄지도 몰라.’

  조금 진정되는 듯했지만, 한 편으로 또다시 불안감이 들었다. 야곱은 진에서 망설이며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어서야 그는 아내들과 자녀들을 데리고 얍복 강을 건넜다. 일행을 모두 출발시키고 그는 홀로 뒤에 남았는데, 어떤 사람이 그를 붙잡고 동이 틀 때까지 씨름했다. 그 사람은 야곱을 이길 수 없음을 알고는, 일부러 야곱의 엉덩이뼈를 쳐서 탈골시켰다. 야곱은 그가 하나님이신 것을 깨닫고 그를 더욱 붙들었다.

  “동이 트려 하니 나를 놓아 다오.”

  “저를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주지 않겠습니다.”

  야곱은 그의 옷자락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입니다.”

  “아니다. 이제 네 이름은 더 이상 야곱이 아니다. 네가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겼으니, 이제부터 네 이름은 이스라엘이다.”

  하나님은 야곱과 대면하시고, 그에게 축복해 주셨다. 야곱은 절뚝거리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느끼며 안심하였다. 에서는 부하 사백 명을 거느리고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야곱은 아내들과 자식들과 더불어 형을 맞이하였다. 그는 사죄의 마음을 담아 그에게 일곱 번 절하였다. 그러자 에서가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그 둘은 한순간에 화해하고 함께 울었다.

  잠시 후에 에서가 둘러보다가, 여인과 아이들을 보고 물었다.

  “너와 함께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냐?”

  “하나님께서 제게 은혜로 주신 자녀들입니다.”

  야곱은 가족 구성원을 한 명씩 그에게 소개하였다.

  “내가 앞서 만난 가축 떼는 다 무엇이냐?”

  “형님을 위해서 준비한 선물입니다.”

  “야곱아, 나는 온갖 것을 풍성히 가지고 있으니 네 것은 네가 가지거라.”

  에서는 사양하였으나 야곱은 다시 강권하여 받게 하였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었으므로 형과 함께 그것을 나누고 싶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수십 년간 지속된 감정의 골을 메우고 형제 우애를 회복하였다.


이미지 by Sweet Publishing

'언약 내러티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장 요셉의 꿈  (0) 2021.06.21
17장 서원을 이행하다  (0) 2021.06.21
15장 사라진 수호신상  (0) 2021.06.21
14장 적절한 보상  (0) 2021.06.20
13장 아내들의 경쟁  (0) 202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