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이 든 사무엘은 정무에서 손을 떼고 두 아들들 요엘과 아비야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그러나 그 아들들은 아버지를 본받지 못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부정을 일삼고 직위를 남용하였다. 그들의 부패한 관행에 대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분노하였고, 다른 나라들처럼 왕의 다스림을 받고자 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이 라마로 올라가서 사무엘을 만났다.
“어르신, 저희가 청할 것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아, 자네들인가 오랜만이네. 헌데 왜 나를 찾아왔는가? 브엘세바에 요엘이 있지 않나.”
“예, 그렇지요. 저희는 그 일 때문에 어르신과 상의하러 온 겁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아드님들이 썩 잘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그래서 말입니다만 이스라엘에도 왕이 있어야겠습니다. 다른 모든 나라들에 왕이 있지 않습니까.”
“섭섭하구만, 내가 아들들을 잘못 기른 게지.”
사무엘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네. 내가 여호와께 기도해 보고 답을 줄 테니 안심하고 돌아가게.”
사무엘은 그들을 돌려보내고, 여호와 앞에 그들이 요구하는 바를 올려 드렸다.
여호와께서 대답하였다.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해주어라. 지금 그들은 너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리고 자기들 뜻대로 살려는 것이다. 내가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날부터 오늘까지, 그들은 늘 이런 식으로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좇더니. 이제 네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 뜻대로 하게 해라. 다만, 그들이 당하게 될 일들을 경고해 주어라. 왕이 다스리는 방식과 그들이 왕에게 당하게 될 일들을 말해 주어라.”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온 회중을 미스바로 소집하고서 여호와의 뜻을 전달했다.
“여러분들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왕의 다스린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질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왕은 자신의 권한으로 여러분의 아들들을 데려가 병사로 부릴 것입니다. 개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말입니다. 또한 평시에는 밭에서 농사일을 시키거나, 무구와 장비들을 만들게 할 것입니다. 그는 여러분의 딸들을 음식과 향품을 만들게 하거나 시녀로 거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곡식과 소산물과 양 떼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갈 것입니다. 만약 왕이 악독한 자라면, 이보다 더욱 심하게 여러분을 종처럼 부리며 착취할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온다면 여호와께 부르짖어도 응답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경고에 수긍하지 않고 한 마음이 되어 왕을 달라고 외쳤다.
“선견자님! 우리에게도 왕을 주십시오,”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도 왕이 있어야 합니다!”
“왕이 우리를 다스리고 지도하며 우리를 위해 싸워줄 것입니다.”
사무엘은 여호와의 심정을 헤아리며 기도했다.
“주여, 노하지 마옵소서. 저들이 자신들의 행하는 바를 알지 못하고 주를 대신하여 자신들을 다스릴 왕을 찾나이다. 부디 용서하옵소서.”
여호와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허락하노니, 저들의 원대로 왕을 세워 주어라.”
사무엘이 회중에게 말하였다.
“여호와께서 여러분의 청을 허락하셨습니다.”
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기뻐서 내지르는 함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사무엘은 너무 어이가 없어, 그들에게 질책할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다 도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그들을 흩어 집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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