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부갓네살은 여호야김의 아들 여호야긴을 왕위에 세웠으나, 역심을 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그를 폐위시키고 그의 삼촌 시드기야를 왕위에 세웠다. 시드기야는 바빌로니아와의 봉신으로써 8년간 조공을 바쳤다. 그러다 이집트에 마음이 기울어 있는 신하들과 거짓 선지자들의 충동으로 인해, 독립을 선언하고 이집트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바빌로니아 왕이 그의 군대와 동맹군과 소집 가능한 병력을 총동원하여 예루살렘과 그 주변 성읍들을 전면적으로 공격해 왔다. 그들은 유다 전역을 폐허로 만들고 예루살렘을 포위하였다. 줄곳 평안을 외쳐오던 거짓 선지자들은 기세가 약해져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시드기야는 홀로 남은 다윗 성에서 항전하였으나, 상황은 매우 어렵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곤혹스러워하며 대신들에게 말했다.
“금방 도착한다던 이집트 원군은 왜 이제까지 안 나타나는 겐가? 며칠 전 다녀간 예레미야의 말대로 되어가고 있지 않나!”
“송구하옵니다, 전하. 허나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줄 아옵니다.”
시드기야는 흥분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대신들에게 따졌다.
“흥! 이게 다 당신들 책임이오! 처음부터 이집트와 손을 잡자고 말하지 말았어야지! 예레미야는 이 도성은 잿더미가 될 것이며, 나는 붙잡혀 죄수가 되고 바빌론으로 끌려갈 것이라 하였어!”
왕의 대신 여후갈과 제사장 스바냐가 왕께 아뢰었다.
“전하, 저희가 한 가지 제안할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시오.”
“저희가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가서 우릴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해 보겠습니다.”
“좋은 생각 이외다.그리하시오,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열심을 대해서 기도해 달라 부탁하시오!”
여후갈과 스바냐는 곧바로 예레미야에게 가서 전했다.
“저희는 당신이 여호와의 참 선지자인 줄 압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을 당신은 전부 예견하시지 않았습니까, 현재 이집트 군대가 저희 쪽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나, 지금 현재 상황이 너무 시급합니다. 그러니 저희의 청을 들어주십사 하고 찾아왔습니다. 우리를 위해 우리의 주님이신 여호와께 기도해 주십시오. 열심을 다해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예레미야가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오기 전부터,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을 들려주셨소이다. 잘 들으십시오. 우리를 도우려고 이집트 왕의 군대가 오고 있다지만, 그들은 오래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여기 도착하자마자 곧 떠나 이집트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바빌로니아 군대가 돌아와서 공격을 재개할 것이고, 이 도성은 함락되어 불살라지겠지요. 거짓 선지자들은 말할 것입니다. 바빌로니아 군대가 얼마 후에 떠날 것이라고, 제발 속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결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갈대아 군대를 모두 격퇴시켜 그들 진영에 부상병들만 남더라도, 그들이 일어나 이 도성을 불태워 버릴 것입니다.”
두 사람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불과 며칠 만에 이집트군이 황폐화된 유다 지경으로 접어들었다. 그러자 바빌로니아 왕은 포위를 풀고 그들을 맞으러 나갔다. 곧 대규모 접전이 벌어져 양측은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특히 피해를 크게 입은 이집트는 서둘러 패주 하였다. 바빌로니아 역시 전쟁을 속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예루살렘 공략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전령이 시드기야 앞에 나아와 보고하였다.
“보고 드립니다. 저희 쪽에 가세하였던 이집트군 만 3천 병력이 바빌로니아에게 패하여 도주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으나 유다 지경에 잔류하던 바빌로니아 측 부대들이 현재 다마스쿠스로 철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라! 철군하고 있다고? 그게 정말 사실이냐?”
“예! 그렇게 확인되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사라졌지만, 그들에게 동화되었던 대신들은 그 일로 기세가 당당해졌다.
“전하, 감축드리옵니다. 저희 쪽 원군이 패한 건 사실이나, 그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이집트가 저희의 우방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다시는 이곳으로 쳐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그렇습니다, 전하. 예레미야의 말은 거짓임이 판명 났습니다. 그러니 염려 붙들어 매시고 평안히 지내십시오.”
시드기야는 그들의 듣기 좋은 말에 현혹되어 버렸다.
“그렇긴 그런 것 같군. 예레미야 이 고약한 놈 같으니! 거짓 예언으로 감히 나를 우롱하다니 말이야.”
“전하, 그 자를 그냥 두어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무슨 생각이 있는 게요?”
“예, 전하. 제게 맡겨만 주십시오.”
“알았소. 좋을 대로 하시구려. 다만 그의 생명은 해하진 마시오.”
이미지 by Sweet Publishing
'언약 내러티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91장 멸망한 도성 (0) | 2021.06.26 |
---|---|
90장 물웅덩이 (0) | 2021.06.26 |
88장 듣는 이가 없어도 (0) | 2021.06.25 |
87장 기울어져 가는 유다 왕국 (0) | 2021.06.25 |
86장 여호와께서 일하시다 (0) | 2021.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