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110장 포도나무와 가지

이원범 2021. 6. 27. 09:42

  예수님과 제자들은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 밖으로 나왔다. 벌써 어둠이 깊어 예루살렘 거리는 적막에 가득 차 있었다. 다만 하늘에 뿌려놓은 듯 작은 빛들이 겨우 나마 길을 밝혀 보여주었다. 주님 일행은 성문을 지나 포도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갔다. 행선지는 예루살렘 동편 겟세마네라 불리는 한 동산이었다.

  예수께서 좌우로 난 포도나무를 보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내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앉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잘 손질해서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너희는 나의 가르침을 받으며 이미 정결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의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너희가 내 안에 살고 내가 너희 안에 살면, 너희는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도다. 어느 가지든 내게 붙어 있지 않으면, 버려져 말라 버린다. 그럼 사람들이 그 가지를 모아 아궁이에 던져 태워 버린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가 무엇을 구하든지 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어서 내 제자가 되면, 이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나의 사랑 안에 평안히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과 같노라.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전하는 목적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케 하려 함이다.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명한 이것을 행하면, 너희는 내 친구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그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였다. 너희가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 꼭 명심할지니, 서로 사랑하여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기억해라. 희가 세상에 속하였다면, 세상이 너희를 극진히 아꼈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내가 세상에서 택하였기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종이 그의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한 내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내 말대로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키리라. 그들이 내게 한 것처럼, 나를 믿는 너희에게도 똑같은 일을 저지를 것이 자명하니라. 이는 그들이 나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와서 전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들에게 죄가 없었을 것이나, 이제 그들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노라.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를 미워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내가 그들 가운데서 보였노라. 만약 그들이 못 보았더라면, 허물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표적을 보고도 나와 내 아버지를 미워하였다. ‘그들이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라고 기록된 성경 말씀이 진리인 것을, 그들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이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확증하여 주실 것이다. 너희는 처음부터 이 일에 함께했으니,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너희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장차 일어나게 될 일에 대비하게 하려는 것이다. 사람들은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내며, 심지어 죽이려고 달려들리라. 그리고서는 자신들이 하나님을 위한 일을 잘하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여 그 같은 일을 행하는도다. 전에는 이런 말을 너희에게 들려주지 못했구나. 그동안 줄곳 너희와 함께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나 보내신 이에게 돌아가야 한다.”

  제자들은 장래에 생길 뜻밖의 일들로 인해 매우 충격을 받고 걱정스러워하였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신 주님께서 측은해하시며 말씀을 이으셨다.

  “왜 나더러 ‘어디로 가느냐?’ 묻지도 않느냐? 지금 너희 마음에 슬픔이 가득하도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할지니라.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가 오시면 죄와 정의와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죄의 근본은 나를 믿지 않은 것이요, 내가 아버지께 돌아가고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를 나타내시는 것이라고 가르치실 것이고 이 세상의 권세 잡은 자, 사탄이 이미 유죄 판결받았음을 너희에게 가르치실 것이다.

  아직도 너희에게 할 말이 많지만, 너희가 다 감당할 수 없도다. 그러나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오시면, 그분이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내게 들은 바를 모두 생각나게 하실 것이요 장차 있을 일과 내가 말한 모든 것의 의미를 너희에게 알려 주시리라. 그분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줄 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있는 것은 전부 아버지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다. 얼마 후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나 다시 얼마 안 가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제자들은 방금 하신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어, 서로 수군대며 논의하였다. 곧 주께서 그들이 어려워함을 아시고 이어 설명해 주셨다.

  “내 말이 너희에게 잘 이해되지 않았나 보구나.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얼마 후 너희에게 깊은 슬픔에 찾아올 것이다. 반면에 세상 권세는 기뻐서 춤이라도 출 기분일 게지. 그러나 낙담하지 말아라. 너희 근심이 기쁨으로 바뀌게 될 테니 말이다. 여자가 출산할 때에 고통이 따르지 않느냐,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면 그 고통을 기억하지 못할 만큼 큰 기쁨이 찾아온다. 이와 같이, 내가 너희와 다시 만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이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아무도 너희에게서 그 기쁨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게 될 것이다.

  너희는 바라는 것을 아버지께 구하여라.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않았으나, 내가 진정으로 말하노니, 구하라. 그리하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들을 내가 너희에게 비유로 말하였으나, 다시는 내가 비유로 말하지 아니하고 아버지에 대하여 분명히 말해 줄 때가 올 것이다. 그날에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구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아버지께서는 친히 너희를 사랑하신다. 그것은, 너희가 나를 사랑하였고, 또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서 세상에 왔다. 나는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간다.”

  “보십시오. 이제 밝히어 말씀하여 주시고, 비유로 말씀하지 않으시니, 이제야 우리는, 선생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다는 것과, 누가 선생님께 물어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환히 알려 주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것을 믿습니다.”

  “이제 너희가 믿느냐? 보아라,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제각기 자기 집으로 흩어져 갈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벌써 왔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말한 것은,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이 말씀을 마치실 때, 그들은 기드론 시냇가에 당도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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