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이원범 2021. 7. 6. 17:54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하는 돈,
없으면 서럽고 무능해지기까지 한다

없는 사람에게 돈은 참 매정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글을 쓰는 나부터 서러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요즘 소외된 사람들이 느끼는 고민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놈의 돈이 문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공기업이 거대 비리를 저지르고, 가진 자들의 횡포로 굴욕을 당하고 항변하지 못 하는 것이 우리 사회 약자들의 현실이다. 성취하지 못할 꿈에 좌절하고 비트코인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사뭇 안쓰럽다. 수단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부유해지기 위해 달리 방도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직장인으로서 연봉만 받아서는 가진 자와의 갭을 메울 수 없다.

대한민국의 서울은 정말 축복받은 땅이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선진적이며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다. 한국인은 영민하며 교양이 있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다만 돈 문제가 얽히거나 우열이 나눠지는 순간 이상하리만치 냉혹해진다. 쌓인 울분 탓인지, 가진 자라는 우월감이 생기는 건지 묘한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안 그래도 부가 간절한데 그런 순간 곤욕을 피하고자 사람들은 더욱 부에 집착한다.

결혼정보 회사에서 수집한 남녀 희망하는 배우자 조건에 따르면, 남자는 연봉 5,319만 원에 자산 2억 5천 정도 그리고 여자는 연봉 4,194만 원에 자산 1억 6천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가 순수하게 사랑해서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맞선을 보는 상대에겐 연봉을 따져보는 게 관례가 되었다. 돈벌이가 불안정하거나 직장이 없으면 결혼을 못한다. 이제는 돈이 무서운 존재로까지 여겨진다.

직장인이든, 사업을 하든, 취업을 준비하든 우리는 여러 고민에 빠진다. 좌절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삶을 영위해 나감에 있어서 돈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도 되는 경우는 부모 곁이나 노숙자 쉼터에 머무는 것 외에 별수가 없다. 경쟁에서 도태되면 돌아오는 것이 너무 적다. 기본적인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결혼, 연예, 집을 포기한 세대··· 소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성경에는 복에 관한 교훈이 담겨있다. 아니 실제로 복이 되시는 분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복 받고 사는 길을 제시한다. 어떤 사람은 무시하겠지만 한 가닥 희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복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일 것이다. 특히 어떻게 하면 복을 받고, 어떤 사람에게 축복하신다는 등의 메시지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일까 축복 성회니 왕의 재정 같은 세미나가 교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부자가 되길 원하고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그 한 가지에 희망을 걸고 모임에 참여한다.

교회 안에서 부에 관한 가르침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결코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주제라고 그것을 미끼 같은 수단으로 사용하면 위험하다. 사람의 심리가 바라는 것이 클 때 바라는 대로 곡해해서 이해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전달된 메시지가 듣는 이의 소원으로 인해 변질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이조차 바람직하지 않은 재물관을 가진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라 재테크 학원 비슷하게 될 것이다.

이 시대에 돈이 무척 중요한 가치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적어도 교회에서만큼은 돈 얘기를 줄여야 한다. 돈도 필요하지만, 이 땅에서 더 힘써야 할 과업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죄를 청산하여 하나님 앞에 거룩한 신부로 서는 것이다. 죄는 일종의 빚과 같다. 죄를 가졌으면 언젠가 그것을 청산해야 할 날이 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빚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유할 수 있을까? '빚쟁이인데 부자다'라는 말처럼 어불성설인 경우도 없다. 죄로 인해 빚진 자된 인간은 회개를 통해 빚을 갚거나 형벌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물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아니 절박하더라도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회개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복을 베푸셨다. 정확히는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자에게 베푸셨다. 대개 그 복은 영적인 복이었으며 영적인 복을 충분히 받은 사람에게 물질의 복도 더하셨다. 순서가 이렇게 된 이유는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물질의 복이 먼저 주어지면 문제가 되는 것이 그 물질을 누리다가 타락에 빠지는 것이다. 물질의 부요함이 타락에 미치는 영향은 솔로몬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연약하기에 물질이 풍족하면 변한다. 오랜 연단이나 영적인 복을 충분히 받지 않은 사람은 물질의 복이 결코 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축복 성회든, 책이든, 강연이든 가르침 중에 회개에 관한 내용이 없고 부에 너무 집중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경계해야 하겠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시는 분이지 망하길 원하시는 분이 아니다. 복 받을 준비를 통하지 않고 복을 구하거나 부에 집중하는 가르침은 피하자. 자녀를 양육함에서도 부모가 물질을 바라보고 산다면 자녀가 똑같이 그것을 배울 수밖에 없다. 자녀에게 바라는 이상이 돈 잘 버는 사람이 되는 것이거나 세상에서 영화로운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이라면 그 자녀는 행복할 수 없다. 돈은 결코 사람을 성숙하게 해주지 않는다. 돈은 인생에서 행복만 가져다주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인간은 고난을 통해 성장한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을 떠올려 보자. 그가 택한 땅은 풍요롭고 살기 좋아 보였다. 그의 눈에는 말이다. 확실히 그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어느 순간까지는 괜찮은 삶을 살았다. 혹시 당신도 자녀도 롯과 같은 생각을 품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 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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