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巫病)이라고 하며, 무속에서 강신무가 되기 전에 겪는 현상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종교적인 질병이고 무당이 되기 위한 전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가 안 되고, 오직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어서야 낫는다고 말한다. 당사자에게 선택이 주어지지 않는 이것은 듣기만 해도 거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성경에 하나님은 "무당을 살려두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무당과 무당이 하는 일이 하나님 앞에 흉악한 범죄인 탓이다. 왜 범죄인가 하는 점은 무당이 접신하는 신령들이 귀신이고 더러운 영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귀신과 교제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따라서 위의 말씀은 무당을 미워하라 이런 뜻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무당을 찾아다니지 말고 그들 말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무당이 되는 것은 더더군다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런데 신병에 걸리는 것은 논점이 약간 다른 문제이다. 무당을 가까이 안 해도 걸리는 경우가 있으며 내 의지와 관련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신기'가 발작을 일으킨다거나 다른 말로 신이 강령한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몸 안에 무당 영이 존재하고 유달리 강한 것을 의미한다. 각 사람은 날 때부터 가문의 영들에게 노출되는데, 유독 무당 영이 강한 집안이 있다. 그런 사람은 무당이 될 정도는 아니라도 강한 영의 작용을 경험한다. 다른 말로 무당이 될 재목이다. 그런 집안은 가문에 무당인 사람이 여럿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안타까운 사례는 의사가 많지 않던 과거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아파도 오늘날 같은 병원이 드물던 시절, 선조들은 영험한 힘을 가졌다는 무당을 찾았다. 무당을 의지한 데서 귀신과 접촉이 이뤄졌고 귀신의 영향이 퍼지고 퍼진 것이다.
신병에 걸리는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신기가 발동하는 것이 아니다. 본래부터 무당 영을 많이 가졌으며, 평소에는 잠잠하던 것이 무당 기운이 강한 지역에 간다든지 무슨 사건이 트리거가 되어 신기가 발작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신기는 착하거나 유약한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서 효과를 발휘한다. 무당이 되는 과정은 일종의 억압 내지 회유와 같은 것이기에 강단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취약한 것이다.
신병의 증상은 인터넷을 찾아보니 굉장히 다양해서 그리고 알려진 것이 많아서 할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가위눌림 증상 한 가지만 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무당은 자기가 원해서 되는 것보다 시달림에 지쳐 신내림 굿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마디로 피해자다. 다만 하나님 앞에서도 피해자인 것은 아니다. 하나님을 찾지 않고 무당에게 도움을 구한 것이 죄이기 때문이다. 또 귀신의 말을 듣고 전하는 것이므로 거짓이고 이방 신을 숭배하니 죄다.
신병은 몸 안에 무당 영이 존재함을 드러내는 증거다. 괴로운 이유는 예를 들어 몸에서 요동을 치며 독소를 내뱉고 정신적인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가위눌림은 의식이 불안정할 때 목을 휘감아 조르는 것과 비슷하다. 교회가 이런 사람들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신병까지는 아니라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의 경우 조금 다르다. 세간에는 원인불명에 치료가 안 되는 병을 신병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프다고 전부 신병은 아니다. 치료가 안 되고 아픈 병이라도 신병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병은 회개해서 치유가 이뤄질 수 있다.
하나님은 죄인과 아픈 사람을 향해 긍휼의 뜻을 품으시며 회개하기를 기다리신다. 끔찍한 죄를 가졌어도 회개할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곧 용서의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더러운 무당의 영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회개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인도자를 만나 같이 기도하는 것이겠지만 여의치 못하다면 회개기도문을 읽으며 진심을 담아 기도하기를 추천한다.
2021.05.26 - [신학 가이드] - 우상숭배 회개기도문
- 한양훈, 「성경적 영성」, 유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32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