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시가서 개론

이원범 2021. 11. 13. 11:43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를 포함하는 시가서는 아름다운 시와 찬양, 지혜와 교훈의 말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시와 노래라 하여 시가서이며, 특별히 '지혜서'라고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분류는 70인역의 배열에 따른 것이며, 아직 분류하지 않은 책들은 선지서에 속합니다.

이 책들은 아무래도 모세오경이나 역사서보다 한결 가볍게 느껴집니다. 계시를 다루지 않고, 저자인 여러 인물의 체험을 담아 교훈을 주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세오경이 스승의 가르침이라면, 시가서는 나와 눈높이가 비슷한 친구에게서 듣는 소감 같습니다. 딱딱한 산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백과 운율이 있습니다.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같습니다. 성경으로부터 얻을 지식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단순하여 어린아이라도 깨닫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진리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욥기는 시가서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흔히 이 책에 대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의인이라도 하나님께서 고난을 허락하시는 일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죄와 무관하게 고통이 주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달리 해석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욥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에게 죄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죄가 없다고 여깁니다. 그가 고난을 겪음은 구원받을 수 없는 그를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습니다. 자기 의로 구원에 이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인이 왜 고난을 겪느냐는 질문에 답을 내자면 세상에 의인은 없습니다.

시편은 성경 안의 시집입니다. 다윗, 아삽, 솔로몬 등 여러 사람이 쓴 시가 들어있습니다. 시적 운율로 하나님께 찬양과 간구를 표현하며, 때로 내면의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어떤 시들은 지혜나 삶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잠언은 지혜가 대단했던 솔로몬 왕이 쓴 책입니다. 지혜가 무엇인지, 곧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말하는 지혜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율법을 지켜 거룩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전도서는 솔로몬이 인생의 말년에 가서 자기반성의 소회를 풀어낸 책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수고하며 원하는 대가를 얻으려고 많은 것을 희생합니다. 솔로몬은 당대에 큰 명성을 얻고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으로서 진정한 행복과 인간의 복된 삶이 무엇인지를 논합니다. 대부분 사람이 추구하던 것은 헛되고 쓸모없는 것이었습니다.

아가서는 독특하게도 한 남자와 여자의 순진무구한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때 이 글이 외설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며 금지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남녀의 애틋한 감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내리신 축복의 하나입니다. 더 나아가 사랑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의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이유는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랑은 중요한 주제이며 끊을 수 없습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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