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민수기 서론

이원범 2021. 12. 3. 10:27

민수기에는 출애굽한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향하는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인도하여 최종적으로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게 하십니다. 참으로 약속을 신실하게 이행하셨습니다. 다만 슬픈 점이라면 사람들의 불신앙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지체되었다는 것입니다. 징계로 죽는 자들도 많았습니다.

민수기에 기록된 사건들은 우리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광야는 험하고 척박한 땅입니다. 물이 무척 부족한 데다 먹을 것을 얻기도 쉽지 않습니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떠도는 그들에게 있어서 터전을 가진 자들은 잠재적인 적이며 실제로 여러 번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무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믿을 건 하나님의 보호하심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유랑 생활은 그들이 실수로 자초한 결과이면서, 동시에 성도의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예시와 같습니다. 신앙이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처음부터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며 성도로 불린다고 해도 말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할 때는 순종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항상 상황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손해냐 이득이냐 하는 계산이 이뤄지고 손해일 경우 순종하지 않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현재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배에 위기가 닥치고 언론과 문화에서 교회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이 광야로 쫓긴 상황과 비슷합니다. 사람들의 평가가 점점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질 부족이 보이는 목회자의 행동이 이를 부추깁니다. 언론과 매체는 시원하게 타작하며 교회를 상당히 위험한 집단으로 간주합니다. 사실무근인 것과 편향된 시각이 섞여 억울하지만 그래도 반성할 부분이 있습니다. 적어도 의로운 삶의 본을 보이지 못한 것이 우리의 잘못입니다.

이 시련은 잘못된 길로 행하여 이스라엘이 받은 징계처럼 우리를 향하여 드신 하나님의 매라고 여겨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녀가 잘못된 길에 빠지면 훈육의 목적으로 매를 드십니다. 말로 해서는 안 들으니 때려서라도 고치시는 것입니다. 돌이켜 순종하기까지 훈육하십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가 거룩한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 지극하심을 나타냅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그 은혜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민수기에는 두 번의 인구 조사가 나옵니다. 율법을 받은 후 행했고 40년 뒤에 모압 평지에서 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40년간 이스라엘의 인구는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하나님을 불신하였다가 도태된 자들이 많았다는 증거입니다. 환경이 열악해서라는 말은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만나와 메추라기로 그들을 먹이셨고 심지어 옷이 낡거나 신발이 해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믿음과 순종을 보이지 못해서 약속의 땅을 유업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민수기는 그 사실을 우리에게 교훈하여 줍니다.

이스라엘의 불평과 불신앙은 다름 아닌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시련 앞에서 불평하며 성내고 하나님을 의심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 믿음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 믿음이 있다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불평이 나오지 않습니다. 불평은 꼭 말을 하지 않더라도 생각만으로 불평할 수 있습니다. 한숨을 쉬어도 불평이나 다름없습니다. 애굽에서 노예로 살던 백성들은 힘든 노역이 있을 때면 한숨이 습관적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우리도 한숨과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을 잠재워야 합니다. 그것이 곧 불평이며 하나님께 대한 불신앙이기 때문입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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