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룻기 서론

이원범 2021. 12. 10. 20:23

룻기는 성경에 부록처럼 들어가 있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시대 배경은 사사기와 동일하며, 훗날 그리스도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사 시대는 이미 아는 바와 같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대다수 백성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겼으며 땅에 기근과 재해가 임했습니다.

서두에 등장하는 엘리멜렉은 기근을 피해 모압으로 떠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살려고 건너간 땅에서 죽었습니다. 그의 두 아들마저 죽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아내 나오미는 여호와께서 나를 징벌하셨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본향을 떠나는 것은 곧 그 나라의 왕이신 하나님을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징벌의 사유로 인정되는 행위였습니다. 나오미에겐 두 며느리가 남았습니다. 그중의 하나인 룻만 데리고 이스라엘로 돌아옵니다.

룻은 이방인이기도 하고 남편이 죽었는데 시어머니를 모셔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여겨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나오미를 따랐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특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국제결혼이 이뤄지는 요즘 그런 일이 가끔 있을 만은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출신들이 배교하는 와중에 이방인이 하나님을 섬기러 나온 사실은 상당한 이변에 속한다고 할 것입니다.

월 매출 3천만 원인 가게에 온 손님과 고작 하루 10만 원도 못 버는 가게의 손님은 같은 사람이라도 차이가 큽니다. 사정이 어려운 가게는 그저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룻의 개종은 이방인 중에도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는 백성이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그녀는 본래 하나님 나라와 동떨어진 모압 백성이었으나, 이스라엘의 가정을 만남으로 특히 시어머니께 극진히 효를 다한 덕택에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룻기가 전하는 교훈은 순종입니다. 하나님은 순종하는 자에게 복을, 자기 맘대로 행하는 자에게 벌을 내리십니다. 룻은 간교하고 자기 유익을 따르는 세태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결단을 보였습니다. 남편을 잃었어도 시어머니를 향한 마음을 잃지 않았으며, 자기 뜻을 내려놓고 시어머니의 말에 순종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복은 나오미 남편의 친족 보아스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에서 인망과 부를 갖춘 유력한 인물이었습니다. 그와 결혼한 룻은 빈곤한 삶을 살다가 갑자기 상류층이 되었으며, 그와 낳은 자녀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계보에 들어가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반면에 기근을 감내하지 못하고 이스라엘 지경을 떠난 엘리멜렉과 두 아들은 겨우 이름만 남긴 채 그곳에 뼈를 묻었습니다. 엘리멜렉의 행동은 배교였습니다. 언약 백성으로서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입니다. 가장의 책임이 가장 컸기때문에 그래서 일찍 죽었습니다. 죄에 대해 오래 참으시는 분이지만, 때론 급히 징계하시기도 합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신학 가이드 > 성경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무엘하 서론  (0) 2021.12.14
사무엘상 서론  (0) 2021.12.11
사사기 서론  (0) 2021.12.08
여호수아 서론  (0) 2021.12.07
신명기 서론  (0) 2021.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