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마태복음 18

이원범 2024. 3. 2. 17:59

18:1~35 '교회 공동체'에 관련된 이 가르침은 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네 번째 교훈에 해당한다. 예수님은 겸손을 주요 덕목으로 내세워 공동체 구성원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차별, 인간적 실수, 대처하는 자세 등을 가르치신다.

18:3 like children. 여기서 '어린아이'는 비교적 죄가 적고 겸손한 사람을 상징화한다. 천국은 빛의 세계며 죄가 용납되지 않는 거룩한 나라다. 다시 말해 '의'가 가치 기준이요 표준이며, 의로운 사람일수록 이곳에서의 품격은 올라간다.

18:5 공동체 내에서 상호존중의 자세를 가져야 함을 말씀하신다. 이는 율법의 근간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형제에게 베푼 행위에 대해 자신에게 행한 것으로 여기고 갚아 주신다(25:35~40).

18:7 temptations to sin. 누군가 죄를 짓게 만드는 일, 곧 원한을 산다든지 타락으로 이끌거나 하나님을 욕하게 하면 본인의 죄가 아니라도 반드시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죄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18:8, 9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곤란한 내용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유혹은 육체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요 육체에 거하는 죄로부터 기인한다(15:17~20). 유혹에 대처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인데, 육체에 해를 가하는 것은 말씀의 본질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18:10 their angels. 맡은 자를 관찰하며 그의 행적을 낱낱이 하나님께 보고하는 천사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불문하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에게 배정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지키는 천사가 하나님의 택자에 한하여 항시 곁에 머물며 보호한다(시 91:11).

18:12~14 무리에서 이탈한 양을 찾는 목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지극히 아끼는 하나님의 심정을 투영한다. 하나님의 관심은 '작은 자'라고 해서 차별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을 배척하지 않으시고(눅 15:1~7), 한 사람이 회개하니 기쁨을 감추지 못하신다(눅 19:9).

18:15 If your brother sins. 공동체 내에 저질러진 죄는 그저 묵과해서는 안 되고 당사자가 회개하도록 책망해야 한다. 다만 감정이 상하거나 다툼으로 번지지 않도록 비난은 자제하고 죄에 대해서 지적해야 할 것이다. you have gained your brother. 죄가 남기는 것은 상처와 불행과 파괴다. 그 일을 없던 것으로 돌리고 싶다면 꼭 회개해야 한다. 잃은 것이 전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만은 회복될 수 있다. 계속 원수처럼 지내려는 생각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롬 12:17~19).

18:16 two or three witnesses. 첫 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럼에도 돌이킬 기회가 주어진다. 증인들은 당사자가 피해자에게 지은 죄를 인정하는지 재차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두세 증인에 대한 언급은 구약성경에서도 발견된다(신 17:6, 19:15).

18:17 church. 개인 간의 문제가 이제 공동체 차원으로 확대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로서 다수가 모여 하나를 이룬다(고전 12:27). 매사에 같은 뜻과 생각을 품을 수는 없지만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에서 순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말도 듣지 않으면, 그는 더 이상 몸의 지체로 남아있을 수 없다.

18:18 16:19 해설 참조.

18:19, 20 이 구절들만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것이 아니라 권징을 다루는 전체 문맥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사도들은 교회의 기초를 놓으라는 사명과 더불어, 그에 합당한 권세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본문의 약속이 일차적으로 적용된다.

18:21~35 죄지은 자에게 회개가 권고되듯이, 상대 입장에서 취해야 할 반응은 그를 용서하는 일이다. 회개는 용서를 전제로 삼기 때문에 용서가 없다면 회개는 무익하게 된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회개와 용서를 동시에 가르치신다.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을 용서하기란 감정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서 최소한 용서하려고 시도는 해봐야 한다. 만약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체험한다면 옹졸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 다른 이를 긍휼히 여기게 될 것이다(5:7).

18:24 talents. 유대 문화권에서 가장 큰 화폐 단위로, 1달란트는 6천 데나리온(드라크마)과 맞먹는다. 만 달란트는 가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터무니 없는 액수며 사람이 죽었다 깨어나도 갚을 수 없는 돈이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가진 죄의 빚을 상징하며 우리 능력으로는 결코 갚을 수 없음을 깨우쳐 준다. 그의 자비로우심에 기대어 빚을 탕감받는 일만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다.

18:28 a hundred denarii. 한 데나리온이 일꾼의 하루 품삯임을 감안하면(20:2) 그리 무시할 만한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왕에게 탕감받은 것에 비교하면 새 발의 피나 다름없다. 구제받은 입장이면서 남을 구제하지 않는 옹색함은 왕이 베푸신 온정을 무시하는 처사다.

18:35 if you do not forgive. 타인에 대한 용서는 하나님께 용서받기 위한 근거로 작용한다(6:14). 누군가 용서하기 힘든 대상이 있다면 자신도 하나님께 용서받기 힘든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인간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운 감정이나 앙금이 더러 남을 수 있다. 이것은 상처 치유 쪽에서 다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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