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마태복음 19

이원범 2024. 3. 2. 18:01

19:3 Is it lawful. 이런 질문을 하면서도 그들의 속마음은 이혼에 관해 허용하는 입장이었다. 단지 성적 부도덕에 근거한 이혼만을 허용하는 샴마이 학파를 따르느냐 아니면 그보다 사소한 이유로 이혼을 인정하는 힐렐 학파를 지지하느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예수님은 그들의 간사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바른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입을 여신다.

19:7, 8 예수님의 설명이 끝나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박을 가해온다. 마치 사냥감이 미끼를 물었을 때의 반응처럼 음험한 본심이 엿보인다. 예수님은 그들의 악함을 지적하시며 이혼이 정당한 것이 아님을 밝히신다. 모세가 명한 것은 본래 허용된 규정이 아니라 고통받는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신 24:1~4). 곧 이혼은 하나님 나라의 윤리적 요구에서 벗어난, 특정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결과다.

19:9 except for sexual immorality. 결혼은 둘이 하나가 되게 하는 구속력을 지니기 때문에 분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단 배우자의 음행은 예외로 적용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상대에게 해서는 안 될 배신이자 언약을 파기하는 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혼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 어떤 실수를 가정하더라도 권장할 선택이 아니며 자신과 상대에게 죄가 됨을 피할 수 없다.

19:10 it is better not to marry. 제자들의 관점에도 일리가 있는 것이, 상대의 진면목은 부부로 같이 살아서 여러 일을 겪는 와중에 알게 된다. 결혼 전에는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장래 일에 대한 고민은 사람이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사람의 인연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테두리 안에 있다. 따라서 스스로 정하기보다 하나님께 맡기는 편이 낫다. 결혼의 여부는 이미 하나님께서 정하셨으니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다. 참고로 독신을 타고난 자는 있다고 할지라도 극히 드물다(렘 16:2). 미혼인 사람 대다수는 혼자서 살기로 선택했거나 어둠의 세력이 방해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14 Let the little children come.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은혜가 간절한 사람은 비단 어른뿐 아니며 남녀노소 누구라도 필요하다. 그러나 원한다고 해서 전부 받을 수 없고 택하신 자에게 주어진다. 어린아이는 어른에 비해서 죄가 덜하기 때문에 은혜의 통로가 원활할 가능성이 크다.

19:16 have eternal life. 종말론적 축복의 실현, 곧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19:17 only one who is good. 하나님만이 선하다 인정받으실 수 있음을 언급하신다. 다른 유대인이 그러하듯, 부자 청년도 '율법의 의'라는 허상에 속고 있었다. 그에게 절실한 것은 선을 이룩하려는 노력이 아닌 그저 자신이 죄인이요 멸망할 자라는 깨달음이다. 예수님은 그의 생각을 바로잡기 위해 선의 개념을 하나님께만 돌리신다. 엄밀한 의미에서 선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롬 3:23).

19:21 sell what you possess. 놀라 얼굴이 사색이 되었을 것이다. 때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것을 요구하신다. 다만 강압적으로 몰아붙이시는 것이 아닌 우리가 조금씩 성장하여 자연히 성취하도록 이끄신다. 참고로 재산 헌납이 그 자체로 하늘의 보화를 얻는 수단은 아니다. 각 사람에게 주신 물질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고유한 쓰임새가 있다.

19:23~26 부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주어지면서 동시에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제자들이 부자에 대한 경고를 듣고 놀란 반응을 보인 것은, 부자가 하나님께서 인정하신 자라고 여겨온 옛 인식에서 기인한다.

19:28 judging. 실제 의미하는 바는 심판하는 일이 아니라 다스리는 일로 여겨진다.

19:29 드물지만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 상실은 깊고 슬픈 절망으로 이어지나, 약속을 의심하고 신뢰마저 잃어버리면 안 된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으로 보상해 주시리라 믿어야 한다(히 11:6).

19:30 first will be last. 천국에서 앉게 될 자리는 복음을 들은 시점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먼저 들은 사람이 나중에 온 사람보다 경력이 길어 천국에서 상급자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하늘의 보상은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며 순종하는 만큼 차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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