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요한복음 3

이원범 2024. 3. 3. 11:24

3:1~21 니고데모의 질문에 답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담화는 본서에 기록된 여러 교훈적 담화 가운데 첫 번째이다. 이를 통해 유대 교사들의 지식이 매우 얕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진리에 이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수백 년에 걸쳐서 연구를 거듭한다 한들, 진리의 주체이신 그리스도께 배우는 것에 비할 수 없다(14:6).

3:2 by night. 제자들이나 군중 앞에 계실 때가 많은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대면하고픈 마음이었을 것이다. we know. 여기서 '우리'라 함은 그와 비슷한 유대인 지도자들을 뜻할 수 있다.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지만 공의회 내부나 바리새인 사이에 주님께 호감을 가진 사람이 더러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3:4 니고데모가 성경을 많이 알았더라도 주님의 말씀은 무척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 섭리는 인간이 인지하거나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부분으로, 그동안 베일에 감추어져 있었다. 따라서 진리에 이르려면 하나님의 특별하신 계시를 의존할 수밖에 없다.

3:5~8 니고데모의 무지로 인해 우리는 진리에 더욱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거듭남이란 죄로 인해 죽을 우리 몸과 영이 성령의 임재로 다시 살아남을 의미한다. 이는 이 땅에서 살아갈 동안 체감할 수 없지만 부활의 때가 이르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될 것이다.

3:10 Are you the teacher of Israel. 교사의 무지는 그 사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백성의 무지로 귀결된다. 특히 진리에서 어그러진 가르침을 베푸는 건 영혼들을 멸망으로 인도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마 23:13, 15), 하나님은 그 책임을 물어 그런 자를 중히 심판하실 수밖에 없다(약 3:1).

3:11 you do not receive our testimony. 주께서 기뻐하는 자녀들은 이해는 더딜지라도 주의 말씀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반면 지식인이라 자부하는 자들은 주님이 말씀하셔도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는 쉽게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두 부류의 실질적인 차이는 믿음의 유무라고 말할 수 있다.

3:13 Son of Man. 단 7:13에 나오는 환상에 근거를 두고 있는듯한 이 호칭은 주님께서 자신을 가리키실 때 주로 사용하셨다.

3:14 as Moses lifted up the serpent. 이는 불평과 원망으로 하나님을 진노케 하여 불뱀에 물려 죽어가던 백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민 21:4~9).

3:16~21 예수님의 직설적인 화법에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심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하나님은 엄격하시면서도 너그럽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다. 우리 인간이 처음부터 불순종하고 죄의 세력과 결탁하여 하나님을 대적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인내하시고 사랑으로 감싸 주신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관점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로 향한다. 두 부류는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고, 이후에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마 25:31~33, 46; 막 4:25).

3:16 the world.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축복하셨지만 타락하여 대적을 일삼는 인간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실제 세상은 이러한 인간들로 인해 지극히 인간 중심적 사회로 변모하였다. 따라서 세상 안에는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고 반신앙적 사상과 문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창 6:11). 독생하신 예수님이 이곳에 오신 이유는 세상으로 돌아선 그의 백성을 아버지께로 되돌리기 위함이다(10:10).

3:18 죄로 말미암은 멸망은 이미 확정된 사실이므로 구원의 유일한 방편인 그리스도를 배척하면 누구도 영원한 심판을 면할 수 없다.

3:19 people loved the darkness rather than the light. 빛은 밝기 때문에 어둡고 혼탁한 것들을 드러나게 만든다. 사람들은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어그러진 길에서 돌이키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빛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어둠 안에 있을 때 편안하다고 느낀다.

3:22 was baptizing. 여기서는 요한의 세례와 동일한 물세례였다. 이는 물속에 온몸을 잠그고 다시 나오는 의식으로, 회개한 죄를 하나님께서 정하게 하셨음을 상징한다.

3:25~30 요한은 제자가 한 말의 의미와 감정을 제대로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맞장구치는 말이 아니라 차분한 어조로 그것이 응당 옳은 일임을 설명한다. 여기서 우리는 그의 고상한 성정과 하나님 주권적 신앙을 엿보게 된다.

3:32 no one receives his testimony. 나사렛을 비롯하여 거라사, 고라신, 벳새다 등이 주님을 배척했고(눅 10:13) 예루살렘의 대제사장과 바리새인과 서기관 무리가 예수님을 핍박했다. 이는 예로부터 선지자들이 겪었던 상황으로,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회개하기를 극도로 꺼린다.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자들에게 예비된 곳은 그들이 바라는 영원한 어둠이다.

3:34 for he gives the Spirit without measure. 하나님이 보내신 이를 감별하는 주요 단서로서 삼아야 할 것은 그에게 성령을 부어주신 역사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막 16:17, 18; 눅 4:18). 성령의 권능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 외에는 누구도 받을 수 없고 따라 할 수 없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 하에서 이뤄지며 충분히 성결하다고 인정받은 자에게 주어진다(행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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