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 요한은 예수님의 첫 표적으로 가나의 혼인 잔치에 있었던 기적을 소개한다. 이는 다른 곳에서 누락되어 그가 채워 넣은 것일 수 있지만, 멀리 내다보면 장차 그리스도께서 이루실 일에 관한 예표적 사건으로 독자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날의 주인공은 예수님이 아니지만 그날이 오면 하늘에서 잔치가 열리고 신랑 되신 예수께서 교회를 신부로 맞이하실 것이다.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은 멸망할 우리 인생이 주님의 피로 씻어져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과 같다.
2:4 Woman. 어머니에게 쓸 호칭으로 어색하지만 그렇다고 부적합한 표현은 아니었다. 여기서는 내심 이적을 기대하는 마리아에 대해 거리감을 두는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what does this have to do with me.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단순히 정이 없어서 하신 말씀이 아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보내신 사자로서, 하시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과 연결된다(14:10). 이웃의 곤란한 처지를 생각한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생각이 앞서버린 경우에 해당한다. 크게 빗나간 판단은 아니지만 무슨 결정을 내리기 전에 뜻을 구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2:5 Do whatever he tells you. 기적을 이루어내는 통로로 쓰임 받으려면 믿음과 순종이 요구된다(막 9:23). 만약 의심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소원대로 될 것을 기대할 수 없다(약 1:6, 7).
2:10 어느 시대든 상등급의 맛 좋은 포도주는 값지고 귀한 것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긴 연회 기간 좋은 포도주만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13~22 부정행위로 더러워진 성전을 정화하신 이 사건은 복음서 전체에 기록된 예수님의 주요 행적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마태, 마가, 누가는 예수께서 마지막 주간을 보내실 때 일어난 일로 기록한 반면, 요한은 시기를 언급하지 않아 공통된 사건인지 아니면 독립된 사건인지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사건이라 생각한다.
2:14 selling oxen . . . the moneychangers. 성전 관리자들에게 허가받고 세금을 지불하며 직업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윤을 남기려면 정직하게 장사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거짓과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다. 그래서 순례자들의 원성이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2:18 성전에 예배하러 온 유대인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옳다고 지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일을 방해받은 유대인들은 순순히 굴복하지 않았다. 아마도 돈이 마음과 생각을 지배하여 그가 누구인지 전혀 안중에 없는 것이다.
2:19 Destroy this temple. 믿음이 없는 자에게 표적은 잠시 유흥거리로 소비될 것에 불과하다. 주님께서 그런 값없는 일에 표적을 보이실 까닭이 없다(마 16:4). 따라서 반드시 일어날 일인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을 성전에 빗대어 말씀하신다.
2:22 his disciples remembered. 제자들은 늦게서야 비유로 하신 말씀인 줄 깨달았다.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은 모형으로 지어진 성전의 본체시다. 따라서 건물인 성전을 통할 필요가 없고 예수님을 통해서 더 온전하게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다(히 10:10).
2:23 saw the signs that he was doing. 구해도 얻지 못하던 자들과 달리, 택한 백성은 주께서 행하시는 표적을 직접 눈으로 보며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택하심에 달려있기에 누구도 따지거나 항명하지 못할 것이다(롬 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