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요한복음 11

이원범 2024. 3. 3. 11:33

11:1~54 죽어서 냄새가 나던 나사로를 살린 기적은 유대인들이 조롱조로 외치던 표적 요구에 모자람이 없는 것이었다. 이 영역은 사람이 능력 있다고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종종 넘겨짚던 귀신의 왕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제대로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그리스도시며 혹은 엘리야, 엘리사에 준하는 선지자임을 인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오히려 그를 죽이려 함은 그들이 구제할 수 없는 악인이란 사실을 더욱 강화한다.

11:2 anointed the Lord with ointment. 시간상으로 나중에 일어난 일인데(12:1~8) 아무래도 이것이 그녀의 주된 이력인 것 같다.

11:3 he whom you love.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그가 주님과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35).

11:4 당시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병은 죽음을 가져오는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발판에 불과하다.

11:6 two days longer. 한시가 급한 상황에 이런 여유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그런 주님께 실망했을지 모른다. 마르다와 마리아의 상심은 얼마나 컸겠는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해할 수 없는 주님의 뜻에 불만을 품거나 좌절하기도 한다. 하나님의 역사는 가장 원할 때가 아니라 아예 늦었다고 생각할 때 이뤄질 수 있음을 알고 조급함을 내려놔야 한다(갈 6:9).

11:8 the Jews were just now seeking to stone you. 유대인들의 배척이 얼마나 극렬했는지 실감하게 해 준다. 주님뿐 아니라 구약의 선지자들도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대접을 받았다(마 23:37).

11:16 that we may die with him. 예수님을 향한 적의가 제자들에게까지 미치리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주님과 동행하려면 그 위협을 감수해야만 한다. 여기서 도마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11:17 four days. 그는 죽은 지 여러 날이 지난, 확실히 죽은 자임을 강조해 준다.

11:21 if you had been here. 주께서 소식을 들으셨을 때는 이미 늦었으리라 여겨진다. 이 말은 책망의 의미보다 안타까움에 흐느끼는 말로 들린다.

11:25, 26 예수님이 아니시라면 감히 진실하게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아니다. 그분 밖에는 죽은 자를 살리지 못하며 믿는 자녀를 영생하게 할 수 없다. 이 진리를 전하기 위해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째가 되어 나타나셨다.

11:27 you are the Christ, the son of God. 지독히 불신이 만연한 사회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값진 고백이다. 유대인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고, 그저 주님을 만나고 말씀을 들음으로 깨달았다.

11:33 he was deeply moved . . . and greatly troubled. 슬퍼하는 자들을 동정하시며 같이 아파하심은 훗날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더는 애통하지 않게 해 주실 날을 기대하게 한다(계 21:4).

11:42 that they may believe. 마르다처럼 믿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보편적인 경우 표적을 통해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다른 분량의 믿음을 허락하시며 받아들일 시기를 주관하신다.

11:43 Lazarus, come out. 사람들이 궁금하여 지켜보는 가운데 들린 외침이다. 나사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몸이었다. 이미 썩어서 냄새가 나고 영혼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 음성은 공허한 땅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내신 하나님의 음성과 같았기에 기적을 이루어 냈다(히 11:3).

11:45, 46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자들은 그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줄을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바리새파가 섞여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주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그들은 위선자였다(마 15:7, 23:25, 29).

11:48 everyone will believe in him. 죽은 나사로를 살린 기적이 유대 사회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는지 초조해진 당국자들의 심리를 엿보게 해 준다. 예수님의 입지가 완전히 다져지고 나면 그동안 그를 적대해온 자들은 당연히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11:50 대의를 위해 누구 한 사람을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는 허울 좋은 핑계일 뿐 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진짜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 것이 공교롭게도 하나님이 그리스도께 정하신 뜻과 일치한다는 점이 참 오묘하게 느껴진다.

11:51, 52 가야바는 그런 의미심장한 말을 스스로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고 요한은 설명한다. 그가 타락하기는 했어도 대제사장에 걸맞은 은사가 주어졌을 것이라 추측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쪽에 서서 잘못된 삶을 산 것이다.

11:54 예수님은 붙잡힐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정해주신 시간표에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사역도 담대한 것만이 옳은 방식이 아니고 때에 따라 주어지는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맞춰야 한다. 지나친 열심은 자칫 인위적인 사역으로 흐를 수 있고 주님의 말씀을 놓치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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