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치유사역의 기초

이원범 2024. 6. 7. 19:48

사람을 만나보면 누구나 연약한 면을 가지고 있다. 어딘가 지나치거나 부족하고, 이상행동을 하여 사람 간의 갈등을 빚고 불행을 자초한다. 신앙생활을 오래 했어도 마찬가지다. 목사나 목사의 자녀라도 마찬가지며, 영적으로 크게 성장하기 원하는 사람마저 사소한 단점을 가진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고쳐지지 않는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는 대부분 내면의 상처와 내재하는 죄에서 비롯하는데,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자유롭지 않고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않으며 자존감이 떨어진다.

치유사역은 이 부분에 관심을 두고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역이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님은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며 병든 자를 치유하고 귀신을 내쫓으셨다. 치유는 예수님의 대표적 사역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이고, 하나님 나라가 임함을 나타내는 가시적 현상이다. 구원은 추상적이지 않고 실재적이다. 그 증거로 구원받은 사람에게서 귀신이 떠나가고, 약함과 병세가 점차 호전된다.

세상이 악한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교회에 이러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이곳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곳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그들의 방황이 끝나려면 교회가 그들을 치유해야 한다. 이 사역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교회가 한 일이었다. 육신의 병을 고치고 더러워진 영을 씻어 희게 하며 상한 심령을 회복시키는 일, 이것이 주님께서 행하신 사역이다.

사역을 위한 지침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
치유사역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사역자는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임의로 결정하지 말고, 인정에 휘둘리지 말고, 성령님이 인도하심에 온전히 순종해야 한다. 만약 사역자가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매우 이상적이며, 결과에 있어서 놀라운 치유의 역사를 기대할 수 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린다
치유사역자는 사역을 통해 신적 능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경외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이때 추앙과 찬사를 거절하지 않으면 연약한 인간은 금세 교만해진다. 교만이 머리를 들면 하나님께 돌릴 영광을 자기가 차지하고 자기가 하나님이 된다. 그때부터는 영광에 도취하여 그것의 노예가 되고 만다. 교만은 죄 중에서도 악질이기 때문에 한번 사로잡히면 회생이 불가능하다. 바울이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렵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안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막 16:18에 기록된 말씀에 의거하여 환부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는데 그럼에도 손을 얹지 않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사역자에게 붙어있던 영이 환자에게 옮겨가고 환자에게 붙었던 영이 사역자에게 오는 등 전이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초대교회 시절에는 이것을 무시해도 괜찮았으나 지금은 영적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영이 지상에 내려와 있는 것이다. 사역하다 보면 지독히 강한 것이 붙을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이는 사역자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병원 진료를 무시하면 안 된다
치유사역은 병원 진료와 정신과 상담을 부정하지 않는다. 영역이 조금 다를 뿐 역할이 비슷하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으로 병행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외과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병원에 가는 것이 옳다. 이때 기도로 기적적 치유를 바라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그 병이 의사의 처방으로 치료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의술과 의료 체계를 주신 이가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약의 사용에 있어서 환자에게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은 의사에게 있다.

되도록 한 사람씩 사역하라
영적 관점에서 이것은 악한 적을 무찌르고 포로된 자를 자유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적인 싸움이다. 따라서 다수를 동시에 사역하면 그만큼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하고 싸움이 힘들어진다. 능력이 굉장히 강하지 않고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큰 무리를 둘러보시며 사역하신 예수님처럼 사역자도 다수를 향해 사역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이 아니고 그분의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함을 인정해야 한다. 무리한 사역은 사탄의 공격을 초래하여 수명을 단축시킨다.

치유 대상자 선정

치유 대상자를 정하기 전에 꼭 필요한 과정이 있다. 우선 주님께 이 사람을 사역해도 되는지 허락을 구해야 한다. 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치유의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인정한다면 이것이 내가 선택할 일이 아님이 확실해진다. 지상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섬김은 하나님의 마음, 곧 사랑이었다. 하지만 당시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치유를 베푸신 것은 아니었다. 베데스다 연못가에 수백 명의 병자가 있었지만, 치유를 받은 사람은 한 사람이었다.

예수님이 긍휼이 부족하여서 그들을 외면하셨을까? 여기에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하나님의 뜻이 숨어있다. 아픈 사람을 보며 인정에 휘둘려 스스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먼저 주님께 여쭈어보아야 한다. 아픈 병에는 저마다 이유나 원인이 있다. 어떤 경우 치유보다 그냥 고생하는 것이 복인 사람이 있다. 병이 있으면 무조건 고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에 대해 하나님은 뜻이 있으시다. 은사를 받은 사람은 이것이 내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마치 이것을 제 것처럼 생각하고 가능한 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홍보하고 많은 사람을 모아서 치유사역을 하는 것을 하나님은 기뻐하지 않으신다. 올바르지 않은 사용은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되돌아온다.

사역의 단계

사역을 진행하는 순서를 4단계로 구분하는 데 사실 크게 의미는 없다. 단지 사역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사역자는 성령님께 집중하여 그분의 인도하심을 받도록 한다.

1단계: 준비

긴 시간 사역을 진행하려면 조용하고 기도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감정적으로 격해져 소리를 지르더라도 외부에서 간섭과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환경이라면 좋을 것이다. 사역 중에 움직일 일이 적으므로 오래 앉기 편안한 의자를 구비하도록 한다. 만나서 간소한 인사나 안부를 나눈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듣는다. 듣는 중에 적절한 조언이나 가르침이 생각날 수 있는데 말하기보다 듣는 비중을 크게 잡는다. 이후 성령님께서 필요한 말씀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2단계: 진단

처음 사역을 받으러 나온 사람에게 영 진단을 해준다. 진단을 해주는 이유는 치유 대상자가 본인의 영적 상태를 알고 스스로 회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확인하여 악한 영이 얼마나 나갔는지 확인하고 모두 내보낸 후에는 깊은 회개 진단, 쓴뿌리 진단으로 넘어간다. 더 온전한 상태로 회복하는 단계에서는 상처 치유나 태아기 치유 등을 진행한다.

가. 영 진단
몸의 각 부분에 어떤 영이 들어와 있는지 진단해서 가르쳐주는 것이다. 정한 규칙은 없으나 머리, 가슴·배, 팔, 다리 부위별로 10개 정도 적어서 준다.

나. 깊은 회개 진단
이 사람이 깊이 회개해야 할 내용을 환상으로 보고 그대로 설명해 준다. 정한 규칙은 없으나 4가지 정도 환상을 본다.

다. 쓴뿌리 진단
태아기 때 들어온 가문의 영들을 내보내는 사역이다. 따라서 이전 과정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회개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회개할 기간과 시간, 회개 방법(금식, 회개 헌금)을 가르쳐주신다. 회개를 마치는 때에 이르러 가문을 통해 내려온 쓴뿌리 세력을 내보내는 사역을 한다.

3단계: 기도

사역자는 치유 대상자가 죄의 세력에서 벗어나도록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기도하게 하실 때는 기도 받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기도가 나오게 하시는데, 이때 사역자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기도가 나올 수 있다. 치유 대상자와 동화되어 탄식하고 울고 슬픔과 고통을 토로하고, 중보자의 편에 서서 그 사람의 죄를 아뢰고 용서를 구하며,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전한다. 심히 진노하신 하나님의 호통을 전하기도 하며, 이외에 축복의 약속과 위로도 전한다. 사역 중에 축사를 병행하거나 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역자마다 다르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관련 은사가 적더라도 회개를 지속하면 악한 영은 저절로 나간다.

4단계: 권면

내적 치유가 이뤄지려면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일률적이지 않지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길지 않지만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역자는 치유 대상자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믿음을 북돋아 주고 꾸준히 회개할 것을 권면한다. 이들을 훨씬 연약한 그릇으로 여기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포용한다. 혹여 문제 행동이 계속 나타나고 매우 귀찮게 하더라도 점차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질의응답

♣ 왜 예수님처럼 즉시 치료가 되지 않나요?
예수님이 병든 자를 즉시 치유하신 것을 아는 사람들은 치유가 오래 걸린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다. 오늘날에는 왜 다르게 역사하시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먼저 생각할 것은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는 것이다. 과거에 즉시 치유하신 것처럼 오늘날에도 즉시 치유하실 수 있고, 죽은 자를 살리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우리에게 큰 유익이 없기 때문이다.

기적을 보면 사람들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처음엔 우와~ 하면서 하나님을 믿다가 시간이 지나고 믿음에서 돌아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예수님이 계실 때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유대 사회에서 매장당할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었다. 따라서 믿음을 증명할 일이었으나, 지금은 예수님을 믿는다고 사회에서 매장을 당하진 않는다.

우리가 직면한 영적 문제는 내 관점에서 볼 때는 나쁘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볼 때는 다르다. 인간의 좌절과 낙망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시려는 예수님의 소원을 이루는 출발점이다. 하나님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고통을 사용하신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은 주님이 가까이 오셔서 돕는 것을 쉽게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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