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로 끌려온 요셉은 곧 노예 시장에서 거래되었다. 그는 이집트의 고위 관료 보디발에게 팔렸다. 요셉은 한순간에 노예로 전락하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돌보고 계셨다. 그는 고난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성실하게 주인의 집을 섬겼다. 그는 하는 일마다 잘 되었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시면서 하는 일마다 도우셨기 때문이다. 주인의 눈에도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하심이 보일 정도였다. 보디발은 요셉을 신임하여 그를 가정 총무로 삼고 자신의 집과 모든 재산을 관리하게 하였다.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요셉으로 인해 보디발의 집에 복을 주셨다. 그는 주인의 집에서 존귀히 여김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시험이 찾아왔다. 주인의 아내가 그의 준수한 외모에 매료되어 그와 불륜을 꿈꾸었던 것이다.
어느 날, 주인의 아내가 요셉에게 눈짓을 보내왔다.
“요셉, 이리 오너라.”
“부르셨습니까요, 마님.”
“우후후후, 어떠냐? 내가 지금 한가한데 같이 침실로 가자꾸나.”
순간 요셉의 눈동자에 큰 동요가 일었다.
“예?! 그게······.”
“왜, 마음에 안 드느냐? 부탁이니 옆에 누워만 있어 주거라.”
“아니 됩니다요. 주인 나리께선 제게 모든 걸 맡기시고 간섭도 안 하시지만 마님께 대해선 아닙니다요. 게다가 저 같은 종을 사람으로 대우해 주신 은혜도 있는데 주인님께 배신이라니요? 또 이것은 하나님께 죄가 되는 일입니다.”
요셉은 그녀의 요구를 거절하였으나 그 여주인은 포기하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요셉이 일상적인 직무를 하기 위해 주인의 집에 들어갔는데 그날따라 집 안에 종들이 아무도 없었다. 여주인은 그의 옷을 붙잡고 침실로 가자고 요구하였다. 그러자 요셉은 옷을 벗어놓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여주인은 번번이 거절하는 요셉에 의해 심한 굴욕을 느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그녀는 집 안의 종들을 불렀다.
“이것 좀 보거라. 아까 저 히브리 놈이 나를 겁탈하려고 했다. 저 놈이 나한테 달려 들어서 내가 소리를 질렀더니, 이렇게 옷을 버려두고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지 뭐냐!”
여주인은 남편에게도 같은 말로 고소하였다. 요셉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였지만, 노예에 불과한 그의 말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셉은 성추행 미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요셉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죄수가 되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돌보고 계셨다. 그는 다른 수감자들과 달리 경건하였다. 곧 간수장의 눈에 띄어 간수 대리로 발탁되었는데, 그는 모든 일을 잘 처리했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시면서, 그가 하는 일을 도우셨기 때문이다. 간수장은 요셉을 신임하여 그에게 자유를 주고 모든 수감자를 관리하도록 맡겼다.
어느 날, 이집트의 고위 관리 두 사람이 왕의 뜻을 거스르고 그곳에 수감되었다. 한 사람은 술 맡은 자이고, 한 사람은 빵 굽는 자였다. 경호대장은 요셉에게 그들의 시중을 들도록 지시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두 고위 관리는 심상치 않은 꿈을 꾸었다. 그들은 저마다 꾼 꿈으로 마음이 심란하였다.
요셉이 그들의 얼굴을 살피니 둘 다 기운이 없어 보였다.
“저, 무슨 일 있으십니까?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입니다.”
“글쎄, 우리가 어젯밤 꿈을 꿨는데 말이네. 그 꿈을 해석해 줄 사람이 없지 않은가. 참 답답허이.”
“꿈은 하나님께로서 오는 것 아닙니까? 무슨 꿈인지 한 번 이야기해 보십시오.”
그러자, 술 관원이 그의 꿈 이야기를 꺼냈다.
“꿈에 보니 내 앞에 포도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세 개 달려 있더군. 싹이 나고 꽃이 피더니 포도송이들이 익는 거야. 나는 그 포도송이들을 따서, 왕의 술잔에 짜 넣고는 그 잔을 왕께 올려 드렸네.”
“그 꿈은 이런 뜻입니다. 가지 셋은 사흘을 합니다. 왕께서는 사흘 안에 나리에게 관직을 돌려주실 것입니다. 나리께서는 예전처럼 왕께 술잔을 올려 드리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일이 잘 풀리시면 모쪼록 제 사정을 왕께 아뢰어 주십시오. 저는 이곳에 갇힐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곁에서 듣던 다른 관원도 그의 꿈을 이야기했다.
“이번엔 내 꿈을 들어보게. 내가 왕께 드리려고 갓 구운 빵들이 담긴 바구니 세 개를 머리에 이고 있었는데, 새들이 그 바구니에 담은 빵들을 쪼아 먹었네.”
“······그 꿈은 이렇습니다. 바구니 셋은 사흘을 뜻합니다. 사흘 안에 왕께서 나리의 목을 베고 시신을 기둥에 매달 텐데 그러면 새들이 와서 살을 뜯어먹을 것입니다.”
요셉은 그들이 알고자 한 꿈의 의미를 가감 없이 들려주었다. 그의 해몽은 하나님께서 미리 있을 일을 그에게 보이신 것이었다. 사흘이 지나서 두 관리는 왕 앞에 불려 갔다. 왕은 술 관원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를 본래의 자리로 복귀시켰다. 그 관리는 전처럼 왕의 신임을 회복하였다. 하지만 다른 한 관리는 기둥에 매달렸다. 요셉이 예고하였던 바가 그대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요셉이 선처를 부탁한 술 관원이 그의 부탁을 까맣게 잊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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