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수면 위로 제자들을 태운 작은 고깃배가 유유히 나아가고 있었다. 고요하게 별빛이 반짝이는 평온한 밤이었다. 제자들은 금방이라도 곯아떨어질 것처럼 매우 피곤한 기색이었다. 졸음과 사투를 벌이며 힘겹게 노를 저어가던 무렵, 맞바람이 불면서, 세찬 파도가 배에 부딪쳐 왔다. 배는 크게 휘청거렸고, 그 충격으로 자고 있던 어떤 제자는 깨어나서 질겁을 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절박한 처지에 빠졌음을 아시고, 배가 있는 곳까지 물 위를 걸어가셨다. 요동치는 파도 너머로 주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시자, 제자들이 겁에 질려 소리 질렀다..
“유, 유령이다.”
“안심하여라.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제자들은 주님의 음성을 확인하고 매우 놀라는 한편, 안심하였다.
이때 베드로가 예수께 요청했다.
“주님, 정말 주님이시라면 제게 물 위로 걸으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오너라!”
예수께서 허락하시니, 베드로는 배에서 뛰어내려 물 위로 발을 내디뎠다. 이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그의 발이 물 밑으로 가라앉지 않았는 것이었다. 그는 조심스레 주님이 서 계신 곳으로 세네 걸음 나아갔다. 잠시 후 거세게 이는 파도를 마주하자, 심령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곧 그는 물 밑으로 몸이 가라앉았다.
베드로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어푸, 주님! 읍, 허어억! 업푸, 살려주세요!”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의 손을 붙잡아 주시며, 책망하셨다.
“믿음이 적은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두 사람이 배에 오르자, 곧 바람이 가라앉았다. 배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제자들은 예수께 절하며 이렇게 고백하였다.
“주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께서는 이 같은 이적을 통해, 초월하신 능력과 신성을 제자들에게 계시하셨다. 그분은 눈에 보이는 세상 나라의 왕들과 비교도 할 수 없는, 높고 영화로우신 진정한 의미에서의 왕이셨다.
배는 잔잔한 호수 위로 나아가, 게네사렛 해변가에 닿았다. 그분의 도착 소식은 바람처럼 퍼져서 인근 마을에 알려졌다. 곧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려고 나아왔다. 마을이나 시내나 촌 네거리마다 그분이 가시는 곳마다 들것에 메인 병자들이 즐비하였고, 옷자락을 만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분을 만진 사람은 누구나 치유를 받았다.
전날에 호수 건너편, 벳새다에서 모였던 무리도 배를 타고 예수님을 수소문하여 찾아왔다.
“선생님, 언제 여기로 오셨습니까?”
“너희가 나를 찾아온 것은, 내가 하는 일에서 하나님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배부르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은 헛된 일이니라. 너희는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일하여야 하리라. 이 양식은 내가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게 그 권능을 주셨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하셨지만 그들은 깨달을 수 없었다.
“저희가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들 질문에 주님께서는 답답해 지셨다. 주께서 친히 모범을 보이신 바, 하나님의 일을 행하는 자는 자신의 생각을 품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에는 육신적이고 세상적인 욕망이 가득하여, 하나님을 섬길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있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네 주로 믿어라. 그리 할 때 하나님의 일에 참여할 수 있도다.”
무리는 여러 의문을 품게 되었다. 곧 사람들의 질문과 말들이 이어졌다.
“선생님은 누구십니까?”
“어떤 일을 하시려는지,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선생님! 저희가 믿을 만한 표적을 보여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저희가 확실히 믿겠습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우리 조상들에게 빵을 먹게 해 줬습니다. 성경에 그리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성경 말씀의 의미는 이런 것이다. 모세가 너희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주었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빵, 곧 참된 양식을 주신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양식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느리라.”
“주님, 그 빵을 지금부터 영원토록 우리에게 주십시오!”
“내가 그 생명의 양식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더 이상 굶주리지 않고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보고도 믿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사람은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또 내게로 오는 사람은 내가 마다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하늘로부터 너희 가운데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이루려는 함이다.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이렇다.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모든 사람을 한 명도 잃어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다. 아들을 보고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참된 생명,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이것이 내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뜻이다.”
이 말씀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감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영적으로 닫힌 그들의 시각에서 볼 때, 그분은 요셉의 아들로서 자기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이지, 결코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편견으로 인해, 그들은 사람의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그분의 거룩한 신성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때 따르던 무리는 주님께 실망하여 떠나갔고, 더 이상 그분과 관련되기를 원치 않았다. 또한 열두 제자 중에 한 사람인 가룟 유다에게도 시험이 찾아왔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 주님을 배신할 마음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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