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2강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

이원범 2021. 7. 29. 19:31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익히 아는 속담인데 마치 우리 자신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웬만한 것은 다 잘 아는데 자신에 대해서만 잘 모르니 말입니다. 우리 자신에 관한 지식에 이르려면 먼저 하나님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지으셨습니다. 우리의 시조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습니다. 그 말은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확연히 다른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의 지혜는 세상의 모든 현인을 합친 것보다 나았고, 거룩하고 의로운 상태였습니다. 피조물 중에 가장 하나님에 근접한 능력자였습니다. 만약 순수한 본성을 잃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했다면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영원히 살았을 것입니다.

아담이 영원히 살았을 것이라는 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존재의 근원이자 생명이신 하나님께서 그의 속에 거하시면 당연히 그러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거하시면 지혜가 샘솟고 거룩하며 의롭습니다. 아마 그의 몸은 거룩한 광채로 눈이 부셨을 것입니다. 신이라는 말도 그에게는 낯설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게 어찌 된 영문일까요? 아담은 신과 같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초라한 것입니까? 그것은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궤계에 속아 하나님께 죄를 범하였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범죄함으로 인해 빛을 잃었습니다. 죄가 들어온 만큼 지혜와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의가 불의로, 영생이 심판과 죽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것을 일러 '타락'이라고 부르며, 타락은 그들의 후손을 통해 온 인류에게 미쳤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무지하고 영적으로 무감각하며 교만하고 고집스러운 이유는 타락하였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죄로 뒤덮인 것입니다. 타락은 죄입니다. 죄는 더럽습니다. 더러운 것은 하나님이 멀리하십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떠나고, 그 자리를 더러운 영들이 채웠습니다. 지정의의 타락은 늘 악한 것을 생각하고, 악한 감정을 품으며, 악한 일을 행하게 합니다. 외형적으로 사랑스럽고 순수하며 선량하다 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내면에는 더럽고 뒤틀린 것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은 고성능 레이더처럼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죄를 잡아내십니다.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낮아져서 죄를 고해야 하는 이유는 죄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지은 죄도 그날에 다 회개하지 못하니 너무도 죄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죄가 없다고 한다면 더없는 위선이요 가증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은 몰랐으면 하는 지식일 것입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예로부터 주의 선지자들은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늘 듣기 싫은 소릴 해대는데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래서 예나 오늘이나 가짜 선지자들이 선지자 대우를 받고 인기도 좋았습니다. 듣기 좋은 말을 선호하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여러분은 부디 진리를 갈망하며 헛된 소리에 휩쓸리지 않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