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 예고편에 나오는데 한 가족이 휴양지에 놀러 갔다가 사고를 당하게 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한가로운 리조트에 갑자기 해일이 덮쳐오면서 생사를 알 수 없게 각기 흩어지게 되었어요.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파도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서핑을 즐기려면 파도를 타야하고, 물놀이 시설에 가면 인공 파도를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만약 고층 아파트만큼 높은 파도라면 어떨까요? 전혀 즐겁지 않아요. 도망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 것입니다. 가능한 한 높은 건물로 움직여야 합니다. 창가에 있으면 깨질 우려가 있으므로 피하고, 각종 화재나 감전 사고에 유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 볼 점은 오늘 이야기하려는 보응과 관계된 것입니다. 보응은 지위나 신분에 의해 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마치 해일이 치솟은 높이에 따라 피해가 미치는 범위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우선 보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게 좋겠네요.
보응이란 하나님의 공의로운 판결로써 내려지는 상과 벌입니다(롬 2:6). 각 사람이 행한 일에 대해 공정하게 판결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이지요. 선과 악의 구분은 기본적으로 율법, 곧 말씀입니다. 율법이나 말씀을 받지 못한 자들에겐 양심이 대신 작용합니다(롬 2:12~15). 선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며,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우며 올바른 일입니다. 악은 죄를 가지고 있는 상태와 죄짓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응의 과정과 시행은 하나님께서 맡으시기 때문에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합니다. 악인이 흥하고 의인이 고통받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의 시각이 좁고 한정된 것만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공의를 의심하면 안 돼요. 그것은 모든 공의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공의는 오직 하나님께만 돌릴 수 있는 성품입니다. 한 가지 더하면, 사람은 보응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개입할 권리나 자격이 없습니다. 특별히 중재자로 선택된 사람은 하나님께 선처를 호소할 기회가 주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하나님의 긍휼하신 품성으로 말미암은 뜻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담의 죄와 보응
아담은 여호와 하나님께 지음 받은 최초의 사람입니다. 그는 인류의 대표로서 누구와 비견될 수 없는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입니다. 다만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고 타락 기사만 강조되는 형편에 의해 실제보다 평가절하되는 면이 적지 않습니다. 추측하건대 대표의 지위에 걸맞는 은사와 능력이 있었고, 후손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을 통틀어 그보다 하나님을 닮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아담이 인류의 대표자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대표자는 그가 행한 모든 일에 대표성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그의 불순종은 한 개인의 잘못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 미칩니다. 모든 인류에게 불순종의 꼬리표가 달리는 것이지요. 하나의 죄인데 거기에 인류 전체의 수가 곱해지면서 대단히 큰 죄로 변모합니다.
그럼, 아담은 전무후무한 극악한 죄인 아닌가요? 네,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아담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긴 어려워요. 우리의 이해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깨닫지 못해요. 안타깝지만 이렇게 알아 둡시다. 아담의 죄가 하나님의 구원 섭리에 포함되어 있음을 말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이 실수할 것을 아시고 섭리하시는 분이세요. 그분의 계획이 틀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큰 죄악이니 보응이 임하겠죠. 그 보응은 아담 부부가 받았으며 후손들이 나머지를 나누어 받습니다. 우리도 현재 받고 있으며 세상의 끝날이 올 때까지 받습니다.
- 여자에게 아기 낳는 고통이 더해짐, 남편의 다스림을 받게 됨(창 3:16).
- 땅이 저주받아, 땀 흘리는 수고로 소산을 얻게 됨(창 3:17).
- 죄로 인해 사망이 들어옴, 나중에 흙으로 돌아감(창 3:19).
- 에덴동산에서 쫓겨남,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함(창 3:23).
제사장의 죄와 보응
제사장의 직무는 레위기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주로 제사를 집례하는 것이며 성소에 들어가 금촛대와 향단을 살피고, 떡을 진설합니다. 그밖에 나병이나 유출병을 진단하고, 소송이 생기면 재판하고, 율법을 가르칩니다. 하나님은 아론에게 제사장직을 주셨고 그의 후손이 이어서 직임을 계승하도록 하셨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을 충분히 아는 사람이며 백성을 가르치는 위치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이 범하는 죄는 일반인이 짓는 죄보다 보응이 훨씬 커집니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는 마땅히 구별되어야 하지요. 여기에 변수가 생길 여지는 있습니다. 제사장이 하나님에 대해 아는 지식이 얕은 수준일 때, 정식 제사장이 아닌 무늬만 제사장(북왕국 출신)인 경우, 일반인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을 아는 수준이 얕았다. 하지만 죗값이 중하여 즉시 사망(레 10:1~2).
- 엘리 제사장은 자신과 두 아들들의 죄로 인해, 가문에 단명하게 하는 저주를 선고받음(삼상 2:27~34). 더하여 블레셋의 침공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홉니와 비느하스 포함), 약탈당함.
왕의 죄와 보응
왕의 자리는 민족과 나라에서 가장 높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으니 국민을 다스리고 죄를 심판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왕이 죄를 지으면 영향력이 큽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법이며, 국민은 거기에 복종해야 하는 처지기 때문에 왕이 잘못된 길을 가면 나라 전체가 같은 잘못에 빠집니다. 그래서 왕의 죄는 일반인의 죄보다 보응이 훨씬 큽니다.
- 므낫세 왕의 우상 숭배는 유다 왕국의 우상숭배로 이어졌고, 나라가 바벨론에게 멸망(왕하 21:12~14).
족장과 우두머리의 죄와 보응
족장은 나라가 형성되기 이전에 가장 높은 권세자였습니다. 그는 왕과 마찬가지로 영향력이 큰 사람입니다. 그래서 족장의 죄는 일반인보다 큰 보응이 오게 됩니다.
- 아론은 백성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요구대로 금송아지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수천 명이 죽음(출 32장).
- 가데스바네아에서 열 명의 정탐꾼들(지파 대표자)의 보고로 큰 무리가 불평하고 하나님을 대적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40년을 보내야 했으며, 나쁜 소식을 전한 사람은 끔찍한 병으로 죽음(민수기 13~14장).
- 사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죄와 징벌은 족장의 죄로 인한 결과이다. 정치 체계가 족장 중심이었기에 그렇다.
'신학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사 대까지 임하는 보응 (0) | 2020.02.21 |
---|---|
고대 근동의 주요 지역 (0) | 2020.02.21 |
언어의 혼잡 (0) | 2020.02.21 |
영적 상태를 주의하자 (0) | 2020.02.21 |
정교하신 섭리 (0) | 202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