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성도의 순종

이원범 2020. 2. 22. 10:09

진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앎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순종입니다. 순종이란 말하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적 의미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온전히 따른다'가 되지요. 하나님을 믿는 성도에게 순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창세기에는 에덴을 창설하신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산 안에 모든 과실을 먹어도 되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명령을 주셨을까요? 설마 희귀하고 맛있는 열매라서 주기 아까우셨을까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부족함이 없으시기에 인색하게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시는 대로 아담이 말씀에 순종하는가 시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밖에 아브라함, 야곱, 모세,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높은 권위를 가지고 계시며 마땅히 순종하기를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순종을 원하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십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거기에 순종하기를 원하십니다. 순종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뻐하셔서 큰 상급을 내려주시고, 끝까지 불순종하는 자에게는 결국 멸망이 주어진다고 하는 것이 성경의 메시지입니다(잠 8:34; 신 28).

혹 누군가 이렇게 반응할지 모릅니다. '나는 내 맘대로 살고 싶어. 절대 남의 뜻대로 안 해. 그래도 잘 살 거야'라고 말이지요. 하나님에 대해서 모르면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설명만으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우리 사람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권세 아래 놓여 있습니다. 명백한 상하 관계에 놓인 것이지요. 사람 상호 간의 입장처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깃장 내는 태도를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는 하나님께 영원히 버림받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럼 순종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순종은 하나님께 대한 것이며, 먼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성품이 드러나 있으며 백성에게 주신 계명이 담겨 있습니다.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거룩하신 성품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며 우리에게 거룩함을 요구하십니다. 순종의 근원을 좇아가다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것이 거룩입니다. 그러므로 순종과 거룩은 한데 묶여 있습니다.

순종은 믿음의 시금석이라 부를 만합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지, 의의 도구로 쓰임 받을지 가리는 시금석 말입니다. 만약 진실한 주의 종이라면 순종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은 애를 쓸 것입니다. 진실한 주의 종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면 순종 외에는 볼 게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 많이 따지는 항목은 무엇인가요? 학력, 지식, 사역 경력, 언변, 은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을 아주 무시할 수 없습니다만 역시 중요한 것은 순종입니다. 그러나 순종은 어렵습니다. 단언컨대 순종은 쉽지 않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했어도 부족하다고 여길 부분일 것입니다. 성경 말씀을 많이 안다거나 신학 지식이 풍부하다고 순종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일부 사람들은 순종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어떤 특정한 행동을 순종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이는 반드시 선포되어야 할 메시지입니다. 회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이자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우리에게 들려진 복음이면서 동시에 명령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살고자 한다면 회개요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이 예고되었습니다.

다른 의미로 회개하지 않으면 거룩하지 않기에 천국에 들어갈 자격을 갖추지 못합니다. 선하시며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더러움을 가진 존재는 가까이 올 수 없습니다. 빛으로 어둠이 물러나듯, 죄와 불의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도저히 견디지 못합니다.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속죄의 피를 의지하여 우리가 입으로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그 죄를 사하시고 기억하지 아니하십니다. 주의 백성은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진 새 언약에 참여한 자들로서 항상 자기 죄를 아뢰어 용서받기를 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회개하여 깨끗해진 성도는 하늘에서 큰 상을 얻고 존귀하게 여김 받습니다.

다음으로 순종할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주일 예배와 공예배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순종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경외함이 무엇을 통해 드러날까요? 바로 예배를 통해서입니다. 억지로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헌금도 마찬가지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리기 원하시지요. 회개와 예배, 이 두 가지는 하나님께서 순종으로 여겨주시고 항상 기뻐 받으시는 것입니다.

이제 다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성경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으니까요. 치유, 선교, 교육, 봉사, 구제 등 말입니다. 이외에 개인에게 해당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앞서 언급한 회개와 예배는 주님께서 항상 기뻐 받으십니다. 그런데 그 밖의 것은 다릅니다.

이해가 쉽도록 예수님께서 사역하시던 때를 떠올려보기로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예수님 임의로 행하신 사역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역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보이시고 지시하신 일에 전적으로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지혜가 없으시거나 능력이 없으신 것도 아닌데 왜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것만 하셨을까요? 답은,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순종이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는 여러 부서가 있습니다. 책임자는 예배 말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자기 업무 외에 인원을 관리하고 여러 사람을 챙겨주어야 합니다. 사역자들은 성과를 올리거나 실적을 쌓기 위해 분주합니다. 마음이 바쁘다 보면 소홀히 하는 것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무엇을요? 하나님께 여쭈어보는 것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바쁜 시기를 보내시던 예수님은 한적한 곳을 찾아 홀로 기도하시며 하나님의 지시를 구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할지 하나님의 세밀한 지시에 순종하셨습니다. 스스로 계획하에 일을 행하지 않으셨습니다. 지시한 곳으로 나아가셨고 전하라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지정한 사람에게 치유의 손을 내미셨습니다. 매 사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여쭙고 실행하셨습니다.

안타깝게 오늘날의 가르침에는 자기 임의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빛바랜 사진처럼 예수님의 본은 구식이 되었고, 자꾸만 자기 임의로 소원을 품고 실행하게 가르칩니다. 자기가 원해서 하고 있으면서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겠지, 자기 유익을 위한 일에 열중하고서 하나님께 충성했다고 뿌듯해합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부족하지만 우리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본을 따라 하나님의 세밀하신 지시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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