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21강 성령 하나님

이원범 2021. 10. 21. 15:01

 성령 하나님 

"성령을 믿사오며"

우리는 성령이 계심을 믿습니다. 다만 무엇을 행하시는지 여기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사도신경이 성령에 관하여 적게 말하는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3문은 그 부분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1) 성신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2) 그분은 내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하십니다.

위의 고백처럼 성령님은 신성한 삼위일체의 세 번째 위격으로,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성부와 성자와 동일본질이시며, 함께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삼위일체라는 하나님의 속성은 우리가 찬미하여야 마땅하며 영원히 신비로 남을 주제입니다. 지성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신약 시대를 사는 성도는 구약 성도에 비해 월등히 큰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때에는 각 사람에게 성령이 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데 성령이 그의 안에 거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하면서 우상에게 고개를 조아린 이유가 마음에 성령이 안 계셔서였습니다.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셔서 어리석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성도는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 아버지께 이릅니다. 성령님이 우리를 이끌어 거룩하게 하시고 아버지와 만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은혜 받은 성도가 옛 습관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은혜는 성령님에게서 흘러나옵니다. 성령님이 은혜의 원천이십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시면 인간은 자기 죄악이 얼마나 더러운지 깨닫습니다. 죄를 깨닫는 것도 은혜입니다. 성령님은 죄로 인해 절망한 우리 심령이 그리스도를 통한 속죄를 바라보게 하십니다. 더러운 죄악이 가득하여도 곧바로 진노하시지 않는 하나님의 오래 참음과 인자를 발견하게 하십니다.

성령님의 역사로 고치지 못할 죄인은 없습니다. 무슨 수단을 동원해도 못 고치는 고집을 성령님이 역사하시면 고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성령님은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이에게 은혜가 넘치도록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큰 은혜를 받고 죄를 끊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채 욕정과 싸움을 끊임없이 이어가기도 합니다. 또 엄밀히 말해서 성령으로 변화된 사람이라도 죄를 짓습니다. 크게 안 드러날 죄를 지을 따름이지요. 내면의 싸움은 끝나지 않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럴지라도 성령님의 내주하심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은혜의 선물입니다. 누구도 값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므로 가장 좋은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그분이 내 안에 거하심을 기뻐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줄 믿습니다. 선물로 주어졌다고 값없는 것처럼 여기면 안 되겠습니다. 성령님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죄를 미워하고 회개하면서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