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요한복음 서론

이원범 2022. 2. 27. 22:01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에 비해 훨씬 늦게 쓰였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사도 요한이 노년에 기록했다고 전하는데 나이 든 학자의 심오한 신학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원래 복음서를 저술할 의도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세 권이나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쉽게 빠진 말씀과 사건들이 그의 생각을 바꾸게 하였는지 모릅니다.

교회는 시작부터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훼손하는 이단의 발흥이었는데,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올 수 없다는 가현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잘못된 관점은 물질은 악하고 영은 선하다는 이원론 사상에서 나옵니다. 요한은 진리가 불순한 사상에 오염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뭐라 해도 예수님은 육신을 입으셨고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따라서 본서는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집중합니다. 독자들이 그에 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도록 의도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예수님의 행적 가운데 신적 권위를 드러내며 자신을 계시하신 사건을 선택적으로 서술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으로 나셨으되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곧 우리의 창조주이십니다. 주 안에 생명이 있고, 모든 생명이 주님으로 말미암았습니다.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인식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며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이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은 하나같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시고 메시아로서 확실한 표적을 보이셨음에도 믿지 않을 자는 믿지 않았습니다. 시각이 너무 한정적이었습니다. 물 위를 걷고, 날 때부터 소경인 자를 고치고, 죽었던 나사로를 살려도 그들의 인식 가운데서는 여전히 요셉의 아들이었습니다. 신적 권능을 드러내도 그저 인간이란 생각뿐이었고, 그에 더해 민중을 현혹하는 사기꾼으로 여겼습니다.

인간은 절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대적자들이 왜 예수님을 거부했는지, 자기들이 바라는 메시아상과 달라서인지 아니면 메시아를 원하지 않았던 건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표적을 보았고 예수께서 메시아라는 증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았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이 믿어야 한다는 이성보다 강했던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믿어야 할 것보다 믿고 싶은 것을 믿습니다. 당시 많은 유대인이 예수님을 몰라본 이유가 그것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들이 기다려온 메시아는 적어도 로마에서 민족을 해방할 수 있는 강한 지도자라야 했습니다. 반면, 예수님은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는 소극적 인물로 비쳤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기대했으나 기대가 무너지자 호의는 적의로 바뀌었습니다. 실망감이 미움으로 화해 예수님을 십자가로 몰아넣었습니다.

예수님을 주로 영접한 우리는 정말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정말 감사해야 할 이유입니다. 의심 없이 주님을 받아들인 것은 우리가 똑똑하거나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된 일입니다. 거저 주신 은혜에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할 줄로 믿습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노우호, 「읽는 것을 깨닫느뇨?」, 에스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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