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고린도후서 서론

이원범 2022. 3. 8. 21:41

디모데 손에 들린 바울의 편지는 고린도 교회에 전달되어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선동에 휘말렸던 사람들은 잘못을 깨닫고 다툼을 그쳤을 것입니다. 나머지 정황에 대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두 번째 편지로 누군가 교회를 흔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게 됩니다.

어쩌면 앞서 분란을 조장했던 세력과 동일한지 아니면 다른 자들인데 성격이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들은 이전의 소극적이던 움직임에서 탈피하여 바울을 음해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벌였습니다. 추론을 통해 볼 때 그들이 바울을 음해한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 변덕스럽고 이중적인 사람
  • 미치거나 속이는 자
  • 열두 사도로부터 인정받지 않은 사람
  • 그의 편지는 이해하기 어렵고 걸려 넘어지게 한다
  • 멀리서는 담대하지만 대면해서는 약하고 말이 시원치 않다
  •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겨 재정적 도움을 거절했다
  • 예루살렘을 위한 연보가 사실은 자기를 위한 것이다

정말로 유치하고 악의적인 내용이 더러 있습니다. 당사자인 바울은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났을까요. 마치 우리더러 신천지 아니냐고 오해하는 수준보다 더 불쾌했을 것입니다. 바울로부터 세워진 고린도 교회는 바울의 가르침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울을 부정하는 것은 복음에 대한 부인이요 교회를 송두리째 흔드는 것과 같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더욱 혼란에 빠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위기였습니다.

사도직을 의심받게 된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거짓, 속임, 이간질, 모함은 오래전부터 악인들의 주요 수법이었습니다. 그들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아마 거듭나지 못하고 인간적인 생각이 가득하여 사탄의 도구로 쓰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모름지기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하는데, 이들이 교회 안에 있던 자들이라는 점이 정말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바울은 이 서신을 통해 사도로서의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어쩌면 자랑처럼 들릴까 싶어 말하지 않으려 했는지 모릅니다. 그의 속에는 복음의 증인이 되어 주를 영광스럽게 하려는 열망이 가득했기에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야기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본 환상과 계시에 대해서도 혹여 자랑이 될까 봐 자기 경험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바울의 변론은 그가 정식 사도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기에 강경한 어조로 일관하였습니다. 반면 거짓 선동꾼의 주장은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주장이기에, 아마 길게 가지 않고 일단락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거짓이 제아무리 날뛰어도 진실은 언젠가 밝혀집니다. 가끔 별로 잘못 없는 사람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아주 난처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한 관계도 아니고 이유도 없이 말입니다. 이제는 누가 무슨 말을 하여도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참 세상이 악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린도 교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교회에 치명적인 위협이 내부로부터 생겨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거듭난 사람과 거듭나지 못한 사람 두 부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울을 모함한 자들이 거듭나지 못한 부류에 속합니다. 거듭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주인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추구하는 그들은 교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갑니다. 그런 사람들을 데려다가 교회 안에 많이 앉히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날은 교회 안에 거듭나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사탄은 틀림없이 그들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교회를 해하려 들 것입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하용조 편찬, 「비전성경사전」,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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