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요한복음 14

이원범 2024. 3. 3. 11:37

14:1 Let not your hearts be troubled. 동료 중 하나의 배반, 수제자의 부인 예고는 제자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또 깊은 상심을 가져온 것은 부모나 스승 이상으로 의지했던 주님이 곧 떠나셔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표정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주님의 메시지는 단순하고도 명료하다. 상황이 무척 절망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심하지 말라" 말씀하신다. 근심이 찾아와도 저항해야 하며 회개하여 그것을 떨쳐버려야 한다. 결국에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더 좋은 일이 예비되어 있다(벧전 1:6~9).

14:5 도마는 이전에 여러 차례 들은 것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예수님은 미리 경고하신 대로 대제사장들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하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이다(마 16:21). 이는 하늘에서 정한 주님의 길이며, 나중에 제자들이 뒤를 잇는다(행 12:2).

14:6 the way. 예수님은 죄를 가진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갈 길, 곧 구원의 길을 완성하셨으며 유일한 중보자가 되신다(히 10:20). the truth. 예수께서 지상에서 선포하신 모든 말씀은 진리다. 이는 변하지 않고 완전하며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한다. the life. 예수님은 창조주시요 생명의 근원 되시기에 택하신 자들을 살리실 수 있고(11:25, 26), 말씀대로 회개하는 자들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다(눅 5:32). except through me. 앞의 진술을 이유로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갈 유일한 수단은 오직 그리스도밖에 없다. 구원에 이르는 길이 다양하게 있다거나(행 4:12) 자기 말을 꼭 들어야 천국 간다는 '자칭 재림주들'(마 24:5) 혹은 보혜사(예를 들어 신천지의 이만희)의 말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14:9~11 기독교의 삼위일체 교리는 제한된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빌립이 깨닫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로서 이해하기 어렵고 신비로 남아있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할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14:12 greater works than these. 이 말씀은 신자들이 주님보다 큰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앞으로 교회가 감당하게 될 사역이 지역적으로 커지고,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다양한 표적과 열매가 나타날 것을 예고하시는 말씀이다(막 16:17, 18). 하나님이 그 아들을 통해 이루신 일이 이제는 성령 받은 주의 제자들을 통해 더욱 널리 전해지게 될 것이다(행 1:8).

14:13, 14 여기서 '무엇을 구하든지'라는 말은 내가 가지고 싶은 무엇이나 바라는 소원을 가리킨다고 보면 안 된다. 하나님은 선악의 구별 없이 소원자의 말을 들어주는 분이 아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에 부합하는 일을 이루실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은 이기적인 분이 아니냐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고려해야 할 부분은 인간이 바른 것을 구할 만큼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다.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아신다. 따라서 욕심을 비우고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구할 바를 기도하자(빌 2:13). 간구보다 회개가 시급할 수 있을 것이다(눅 3:9). 기도에 대한 신학적 해설 참조.

14:15 말씀에 제대로 순종하는가 하는 점은 사랑이 진실한지를 알아볼 중요한 척도가 된다. 그리고 안타까운 점은 주님께서 인정할만한 순종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온전한 순종은 깊은 회개를 통해 교만을 꺽고 하나님과 관계없는 내 생각과 뜻을 내려놓음에서 시작된다.

14:16 Helper. 헬라어 원어는 '중보자, 위로자, 변호자'를 뜻하는 '파라클레토스'가 쓰였다. 보혜사 성령님은 회개한 자들의 심령에 임하시어 능력을 부어주시고, 악을 물리치시며, 사역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신다(마 10:19, 20; 행 1:8; 롬 8:2).

14:17 the Spirit of truth. 진리는 거짓을 일삼는 사탄의 성향에 정반대되는 측면이다(8:44). 또한 위에서 예수님이 자신을 두고 진리이심을 선언하신 바 있다(6).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님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15:26). the world. 거짓에 속아 진리를 듣지 못하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will be in you. 성령님은 구원받은 주의 백성 안에 내주하신다(고전 3:16, 6:19). 이는 신자와 세상에 속한 무리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14:22 to us, and not to the world. 유다의 말처럼 그의 영광을 모든 이에게 나타내시면 이후에 어려운 상황은 생기지 않을뿐더러 수고 없이 열매를 거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시지 않음은 하나님의 작정 때문이다(눅 10:21). 또한 모든 이에게 은혜가 주어지면 은혜가 은혜로 여겨질 수 없다. 하나님은 택하신 소수에게 자신을 나타내시며, 그들이 거룩한 백성 되게 하시고 영광을 받으신다(출 19:10, 11; 계 7:14).

14:29 이후에 발생할 일은 제자는 물론이고 유대 사회를 온통 흔들어 놓을 사건이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배운 제자들이지만 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시험이 닥쳐올 가능성이 컸다. 예수님은 결코 인간의 흉계에 빠져서가 아니라 인류 구속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죽음을 맞이하셨다(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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