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9:12
티코미로프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소년 시절, 부모와 함께 유럽에서 시베리아로 이주해왔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부모는 콜레라에 걸려 세상을 일찍 떠났습니다. 티코미로프는 쓰라린 고생 끝에 도적 떼의 일원이 되었어요. 8년 동안 그 도적 떼는 농사짓는 이웃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어느 날 그 일당은 두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모든 소유를 빼앗았는데 그중에 책 두 권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신약성경이었습니다.
티코미로프는 그날 밤 숙소에 누워 책의 앞면에 쓰인 글을 보게 되었어요. 책 주인은 거기에 "몇 년 몇 월 며칠 주님께 회개함으로 중생을 체험하다. 그날 주님은 내 죄를 용서하시고 그의 거룩한 보혈로 나를 씻어주셨다"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그는 읽고 또 읽었습니다.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중에 누가복음의 십자가의 두 강도의 이야기는 그를 강하게 사로잡았고 결국 그는 죄악된 생활을 청산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는 자수하고 10년의 중노동형을 선고받았지만, 몇 년 후 국가 경축일에 사면을 받아 풀려났어요. 그는 러시아로 돌아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죽였던 사람으로부터 얻은 신약성서의 첫 페이지에 그는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나를 용서해주십시오. 내가 죄 속에 빠져 있었을 때 당신을 죽게 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주시고 나에게 새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의 죽으심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영생으로 이끄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성경은 나의 굳어진 마음을 생수같이 부드럽게 해주었지요. 이로서 나는 그대와 나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멘."
티코미로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는 과거에 아주 나쁜 짓을 저질렀던 사람입니다. 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까? 사람을 죽였으니까 그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동정 어린 마음으로 그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소년의 나이에 부모를 잃은 티코미로프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를 돌봐줄 사랑 많은 어른이 주위에 있었다면 도적이 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우리도 그와 똑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까요? 만약에 여러분이 티코미로프라고 하였을 때, 가족을 잃은 고아이고 나이가 어려서 자립할 수 없다면, 거기에다 매우 가난하다면,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자기들끼리만 잘 먹고 잘산다면 마음에 어떤 생각이 들까요?
우리도 그들을 향해 분노를 품지 않을까요?
그는 세상을 향해 시퍼런 칼날을 들이밀었습니다. 과연 누가 그에게 사랑과 용서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빅토르 위고가 쓴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장발장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장발장은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길고 긴 시간을 괴롭게 지내고 바깥에 나왔지만, 그는 발붙일 곳이 없었습니다. 빵을 훔쳤고 오랫동안 죄수였던 그를 환영해 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먹지 못해 심히 기력이 쇠하였는데 사람들은 그를 짐승만도 못하게 여기며 돌을 던지고 몽둥이로 매우 때리기도 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증오로 가득한 그는 또다시 범죄의 늪에 빠집니다. 성당에서 은식기들을 훔친 그는 경관들에게 붙잡혀 주교 앞으로 끌려옵니다. 주교의 말 한마디면 장발장은 극형에 처할 것입니다. 쇠사슬에 묶이고 채찍에 맞을 것이고 감옥에서 살아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 위기의 순간에 주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호의를 베풉니다. 불가능하리만큼 큰 용서를 보여줍니다. 성당의 값비싼 보물인 은식기들을 훔쳐 달아난 장발장을 벌써 용서하였으며 훔친 식기 외에 은촛대 두 개까지도 그에게 선물로 줍니다.
자신을 용서하고 믿어주고 형제로 삼아준 주교의 사랑은 증오심으로 굳어졌던 장발장의 마음을 깨뜨려 놓습니다. 어두워졌던 양심이 살아나고 과거의 잘못이 부끄러움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도 무조건적인 용서와 사랑이 있음을 깨닫고서 그는 정직하고 선한 마음으로 살기 위해 결심합니다. 장발장은 훗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착한 시장이 됩니다.
여러분, 죄인을 정죄하기보다 조건 없이 용서해줄 수 있는 주교와 같은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요?
소설이나 극 중에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실제로 그런 용서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 한 분이 계십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세요. 그분은 죄인들을 위해 그리고 병든 영혼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병든 영혼은 쓰라린 고통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세상에는 병들지 않은 영혼이 없고 죄인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죄인에게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쓰라린 고통과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어떠한 잘못이라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요? 모든 고통을 싸매어 치료해줄 천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아마 여러분은 만나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분이 계십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긍휼은 도무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의사의 마음을 가지고 계세요. 병들어 신음하는 사람을 안타깝게 바라보세요. 그리고 울기도 하십니다.
마음의 분노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을 그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살인마, 아주 못된 인간으로 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어떻게 바라보실까요? 영혼이 병들어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로 보고 긍휼히 여기십니다. 비난하거나 그를 멸시하지 않으십니다. 그를 온전히 회복시키길 원하세요.
그러나 예수님께 치료받는 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예수님께 나오려면 자신이 죄인이고, 자신이 병든 영혼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영혼의 의사로 오셨습니다. 누구라도, 어떤 환자라도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건강한 자라고 여긴다면 그는 치료받을 수 없습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자신을 죄인으로 고백한 베드로, 삭개오, 마리아는 용서받았습니다. 티코미로프도 용서받았어요. 그러나 자신을 거룩하고 의로운 사람이라 고백한 바리새인은 예수님을 멸시하고 거부하였습니다. 예수님을 거절하고도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못 받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저버리는 자는 무서운 진노가 그 위에 내립니다.
예수님은 죄인을 부르려고 오신 분이에요. 예수님께 나아가는 성도들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의사이신 예수님을 간절히 원합니다. 죄란 크든 작든 영혼을 죽음으로 몰아넣어요. 매우 두려운 것이지요.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_롬 8:1.
예수님께 용서받으면 영원한 죽음과 형벌에서 자유를 얻습니다.
아무도 고칠 수 없는 영혼의 병을 주님은 고치십니다. 고치기 어려워 보이는 죄의 문제도 하나님이 일하시면 해결됩니다. 우리를 죄에서 건지시고 죄를 이기게 하실 분은 십자가 위에서 죄를 담당하신 예수님입니다. 그분의 치료를 간절히 바랄 때 회복이 시작됩니다. 위대한 의사이신 예수님을 찬양합시다. 그리고 그 의사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시다.
예수님께 용서받으면 용서받은 기쁨을 누립니다. 예수님께 용서받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베풀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용서는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미워하여 버릴 수 있고 형벌에 내어줄 수도 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호의를 베풀어 살리신 은혜이지요.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잘못을 회개하고 주님 앞으로 돌아오면 용서받은 기쁨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용서를 통해 사랑을 체험하게 하시고, 주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하십니다.
올해는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며 예수님께 용서와 사랑을 체험하며 그 사랑을 원동력으로 삼아 영혼들을 구원하고 그들에게 믿음과 소망을 불어넣으며 도울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