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 11

69장 사울이 죽다

사울은 블레셋의 침공에 대비하여, 수넴 맞은편 길보아에 진을 쳤다. 그는 꾸역꾸역 몰려드는 블레셋의 군세 앞에 간담이 녹았다. 그제야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고 매달려봤지만, 그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여호와는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하지 않으셨다. 크게 번민하던 사울은 신하들에게 죽은 자를 불러올리는 무당이 있나 찾도록 지시하여 엔돌에 조상의 혼령을 부를 수 있는 여자가 살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일전에 그는 이스라엘 내의 무당과 정령 숭배자들을 모조리 처형했던 적이 있었기에, 자신의 뜻을 철회하고 무당을 만나러 가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사울은 단장품을 제하고 평범한 외투 차림으로 두 명의 신복과 함께 엔돌의 무당 집을 찾아갔다. “당신은 죽은 영혼을 불러오는 능력이 있..

언약 내러티브 2021.06.24

68장 블레셋으로 망명하다

사울이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동안, 노쇠한 사무엘이 생을 마감하였다. 백성들은 이스라엘의 참 지도자를 잃은 슬픔으로 애곡하며 장례식을 치렀다. 다윗은 사방으로 에워쌈을 당해도 결코 잡히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마다, 여호와께서 그를 구원해내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도피 생활로 인해, 그는 좌절 가운데 점차 믿음을 잃게 되었다. 그는 가드 왕 아기스에게 투항하여 그의 산하로 들어갔다. 아기스는 다윗의 요구에 따라 유다 변방의 시글락을 내주었다. 다윗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터전을 얻게 되었지만, 그저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이때부터 다윗은 본의 아니게 이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많은 고충이 뒤따랐다. 그는 그술 족, 기르스 족, 아말렉 족 등 네게브 사막 지대에 사는 ..

언약 내러티브 2021.06.24

64장 다윗과 골리앗

베들레헴 이새의 집에서 이른 새벽부터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화덕에서 구워지고 있는 빵의 구수한 냄새가 집안 가득 진동하였다. 이새는 전쟁에 나가 있는 아들들의 안부가 궁금하였다. 그곳에는 맏아들 엘리압과 둘째 아비나답, 셋째 삼마가 출전해 있었다. “다윗아, 이리 오너라!” 양 떼에 풀을 먹이러 나가려던 다윗은 아버지의 부름에 달려왔다. “무슨 일이세요?” “이것들을 네 형들에게 가져다줘야겠다. 굵게 빻은 밀 한 포대와 빵 열 덩이다. 아, 그리고 치즈 열 덩이를 챙겨서 부대장에게 갖다 줘라.” “알았어요.” “그래, 네 형들 잘 살피고 전쟁이 어떤지 확인해서 알려 다오. 다녀오거라.” 다윗은 양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시종 한 사람과 짐을 나누어지고 길을 떠났다. 반나절쯤 걸어서 엘라 골짜기 곁 ..

언약 내러티브 2021.06.24

63장 뜨는 해, 지는 달

한편, 사울은 여호와를 거역한 죄로 말미암아 흉악한 영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 영들은 그의 의지와 다른 갖가지 생각들을 주입하여, 그의 불안을 고조시키며 충동적인 행동들을 하게끔 만들었다. 때론 발작적으로 그 증상이 심해져 고통이 가중되었다. 그의 몸은 피로와 근심으로 수척해지고 신경이 예민해져 화를 내는 일이 잦았다. 사울의 신하들이 왕에게 말했다. “주공, 저희가 주공의 괴로움을 덜어드리고자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무엇이오? 말해 보시오.” “주공께서는 마음에 생긴 병으로 고통 중에 계시니, 곁에 하프를 탈 줄 아는 사람을 두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프 연주가 주군의 번민과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리라 사료됩니다.” “그럼, 그리하도록 하라. 그런데 마땅한 자..

언약 내러티브 2021.06.24

59장 요나단의 활약

늦은 밤 경계병의 교대가 이루어질 무렵 요나단은 망대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폈다. 산등성이 위로 모습을 내민 달이 투명히 빛을 비추었고, 이따금씩 산새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깨고 들려왔다. 북동쪽으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블레셋 본진은 마치 잠든 것처럼 조용하였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믹마스 고갯길에는 정찰대로 보이는 작은 진지가 보였다. 여호와께서 요나단의 마음을 붙잡으시며 용기를 북돋으셨다. 블레셋을 치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요나단이 수행원을 바라봤다. “장비 챙겨라. 저기 놈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무슨 말이긴, 놈들을 치자는 거다.” “헥!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왕자님. 차라리 병사들을 모아서 움직이시는 게······.” 순간 요나단이 눈을 번뜩였다. “여호와..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58장 불순종의 늪

얼마 지나지 않아서 블레셋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강한 위세에 밀려 패전을 거듭하였다. 유다 지역의 상당 부분이 그들에 의해 잠식되었고 베냐민 게바에 블레셋 수비대가 세워졌다. 전쟁은 잠시 소강상태로 들어섰으나, 사울의 아들이 요나단이 게바에 주둔하는 적들을 공격하여 적장을 죽이므로, 양 국가의 전면전이 다시금 발발하게 되었다. 길갈에 머물고 있던 사울에게 전령 한 사람이 급하게 달려와, 보고하였다. “보고 드립니다! 아벡에 집결한 블레셋 군세가 에브라임 산지 베델을 향하여 진군을 시작했습니다.” “그래, 적의 수효가 얼마쯤 되느냐?” “선두에 병거 부대가 셋, 기병대가 여섯, 보병의 수는 너무 많아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사울은 사태의 긴박성을 깨닫고 곁의 수하들에게 명령했다...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53장 예언자

당시 블레셋은 이스라엘보다 훨씬 강성하여 북으로 이즈르엘평야와 요단 계곡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그들은 이스라엘 중심부를 공략하기 위해 군세를 아벡으로 집결시켰다. 에브라임과 베냐민 주민들은 지역을 방비하기 위해 에벤에셀에 모여들었다. 블레셋 군의 선공으로, 벌판에서 양군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첫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크게 패하여 사천 명 가량이 전사했다. 이스라엘 진영은 적의 기세에 제압되어 걱정과 불안으로 술렁였다. “이번 싸움은 승산이 없어. 싸워봤자 몰살당할 게 분명해!” “우린 저들에게 죽게 될 거야, 그냥 돌아가자. 죽더라도 가족들이랑 죽는 게 낫다고!” 살아 돌아온 병사들은 패배를 자인하며 서로 수군거렸고 전의를 잃은 병사들의 탈영이 이어졌다. 자멸 위기에 놓인 이러한 상황..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51장 블레셋 여인 들릴라

이십 년 간, 이스라엘은 외세의 압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누렸다. 삼손은 블레셋 성읍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며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다만 그곳은 향락적인 문화가 발달한 음란한 성읍이었다. 어느덧 중년이 된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들릴라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 여자는 블레셋 여인이었다. 그는 워낙 주목을 끄는 인물이었던 탓에 그의 관련된 소문은 소리 소문 없이 퍼졌다. 그 소식은 삼손을 포획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블레셋 영주들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하였다. 그들은 삼손을 잡아들일 은밀한 계획을 모의하고 난 후, 들릴라에게 접근하였다. “당신이 들릴라요?” “예, 맞아요. 어르신들, 저희 가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접대에 능숙한 들릴라가 웃으며 공손히 인사하였다. “아니, 우리는 손님으..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50장 피의 보복전

얼마 후 분이 풀린 삼손은 신부를 버려두고 온 것이 후회되었다. 그래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데리고 딤나로 내려갔다. 그가 처가를 방문하자, 장인은 그를 보고서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자, 자네가 여긴 어쩐 일로?” “장인어른,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제 아내를 보러 왔습니다.” 그 블레셋인은 집으로 들어서려는 삼손을 막아 세우며 말했다. “내 딸은 이곳에 없네.” “그럼 아내 방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아니, 이제 내 딸은 자네 아내가 아니네그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보게, 나는 자네가 내 딸을 지독히 미워하리라 생각해서 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냈어. 잔치석에서 자네와 어울렸던 청년 중 한 사람에게 말이야.” 그의 말을 듣고, 삼손은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되었다. 너무 슬..

언약 내러티브 2021.06.23

49장 수수께끼

어느덧 삼손은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힘이 장사였는데, 청년이 되어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였다. 그는 교제하는 여인과 만나기 위해 딤나로 내려가는 중이었는데, 포도원 근처를 지날 무렵에 뜻밖의 상대를 만나게 되었다. 굶주린 사자가 수풀 속에서 나오더니 곧장 그에게 달려드는 것이었다. 삼손은 여호와의 영에 감동되어, 자신보다 덩치가 큰 사자를 마치 염소 다루듯이 제압하고 사자의 입을 양손으로 잡아 찢었다. 그 놀라운 힘은 삼손에게 주어진 그의 사명과 관계된 여호와의 은총이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여호와께서 자신과 함께하시며 그분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그 길로 애인의 집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언약 내러티브 202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