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시가서

이원범 2020. 2. 19. 10:26

이번 시간에 배울 내용은 시가서입니다. '시가서'라니 듣도 보도 못한 말이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단 배워 봅시다. 알고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욥기를 찾아보고 욥기 다음으로 어떤 책들이 있는지 볼까요? 욥기는 에스더서 다음에 오는 책이죠. 찾았습니까? 욥기부터 아가서까지 몇 권의 책이 있는지 세어보세요.

같이 소리 내어 읽어봅시다.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이 다섯 권을 시가서라고 부릅니다. 시와 노래라는 뜻의 '시가서'입니다. 그래서인지 시가서의 책들은 성경의 다른 책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은 아름답지요. 꽃을 보아도, 나무나 다른 식물을 보아도 모습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우리로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어요. 받은 은사도 제각각 다르답니다. 성경도 책마다 개성이 있어서 읽는 이들이 심미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욥기에는 주인공 욥과 그의 친구들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내용이 많이 지루해요. 그래서 책을 그냥 덮어 버릴 수도 있지만 끝까지 읽어봐야 결론을 알 수 있습니다. 티브이에 나오는 시트콤처럼 재미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욥기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인 고통에 대해 깊은 교훈을 주는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시편은 성경 안에 시집이라 할 수 있어요. 우리보다 앞선 신앙 선배의 고백과 기도와 감사와 찬양의 노래가 담겨 있습니다.

잠언, 전도서, 아가서는 솔로몬이 쓴 책입니다. 솔로몬이 청년 시절에는 아가서를 썼고, 중년 시절에는 잠언서를 썼으며, 노년 시절에는 전도서를 썼다고 합니다. 잠언은 지혜, 전도서는 인생의 목적, 아가서는 결혼생활의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전도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솔로몬왕도 우리보다 앞선 신앙의 선배이죠. 그는 인생 말년에 전도서를 썼어요. 그는 많이 가져 보았습니다. 진귀하고 좋은 것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아내들을 두었습니다. 그다음, 그는 즐거움을 추구했어요. 쾌락도 향락도 부족함 없이 누려 봤어요. 그러고 나서 그는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솔로몬은 회개했고 헛된 것을 내버리고 전도서를 기록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수업료를 내고 인생을 배운 솔로몬 왕에게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교훈입니다. 같이 읽겠습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아가서는 노래 중의 노래라고 합니다. 저는 실제 오페라를 본 적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오페라를 영화화한 《레미제라블》 정도는 보았지요. 아가서를 읽으면서 "이 책을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은 아가서가 오페라 형식이라서 사실을 참고로 알아 두면 좋아요. 아가서만큼은 한글 성경보다 영어 성경을 보는 편이 훨씬 읽기가 좋습니다. '사랑하는 자', '사랑받는 자', '친구들'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의 구분이 되어 있으니까요.

시가서는 우리로 진지한 신앙인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책인 것 같아요. 율법서와 역사서가 우리의 행실을 위한 것이라면, 시가서는 우리의 내면을 자라게 해줍니다.


  • 테리 홀, 「성경 파노라마」, 규장,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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