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성령 세례와 충만함

이원범 2020. 2. 18. 16:34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리우시기 전, 제자들을 향하여 하신 말씀이다. 이는 하늘로부터 미리 예정된 하나님의 지극히 놀랍고 영광스러운 임재의 선물이었다. 그리하여 여러 날이 지난 후,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제자들에게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성령의 뜨거운 임재가 그들 가운데 임하여 방언으로 말하게 되었다.

오순절 성령강림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주께서 약속하신 성령 세례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났는지 보여준 사례다. 이 성령 세례는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서 말씀을 전하던 중 일어났고, 바울이 에베소 제자들에게 안수할 때도 일어났다.

성령 세례의 의미는 물 붓듯 부어주시는 강력한 성령의 임재로 인해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실감나게 느끼며 친밀한 연합을 이루는 은혜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그동안 가졌던 이성적 지식을 뛰어넘는 단계로서, 실제로 내 영이 하나님과 마주하면서 감각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는 것이다. 별다른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중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간혹 성령 세례를 중생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제자들은 이미 중생한 사람들이었다. 그리스도를 따른지가 3년 반인데 중생하지 못했다는 것은 억측이 아닌가.

성령 세례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약속하신 선물이다. 그러므로 구약시대에는 없었다. 그 시절에는 특정 소수에게만 주어졌을 뿐, 일반적으로 주시는 일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신약 시대는 구약에 비해 더 나은 은혜가 주어지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럼 구약시대에 부어지지 않았던 성령 세례가 신약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해 보자. 우선 성령 세례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우리의 사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떠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선 그에 합당한 소질과 능력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일에는 필연적으로 영적 싸움이 뒤따른다. 교회가 하는 일에 세상과 마귀가 항상 어깃장을 놓으며 수없이 방해 공작을 펼쳐올 것이란 얘기다. 사역의 열매가 맺히며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려면 반드시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이러한 연유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 세례를 내리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무 능력도,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을 위험한 전장에 보내시지 않는다. 실제 전쟁이나 다름없는 전투 임무에 나서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능력과 권세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성령 세례는 물세례와는 성격과 내용이 전혀 다른 것이며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 성령 세례를 받으면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령께서 몸에 강하게 역사하심으로 사역에 앞서 필수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요한이 모든 사람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물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풀거니와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오시나니 나는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성경에는 성령 충만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이는 말 그대로 성령께서 충만하게 내주하신다는 의미로서, 성령 세례를 받음으로 성령께서 우리 몸에 충만히 임재하시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성령 충만은 성령 세례로 인한 결과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성령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성령으로 충만해지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성령께서 거하실 장소인 사람이 온전히 깨끗하지 못해서이다.

성도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정결함에 이를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철저한 회개가 따라야 하므로 결코 쉽게 볼만한 내용이 아니다. 그래서 성령 충만에 이르는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성도가 충만까지 이르지 못한다. 이를테면 90% 이상 성령이 내주하시면 충만이라 보겠지만 90% 미만인 경우 충만하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성령 충만에 이르기를 사모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성령 충만이 하나님의 기준에서 참다운 결과를 낼 수 있고 기뻐하시는 사역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주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심에 있어서 성령의 충만함이 기점이 되었다. 제자들의 사역을 허락하심도 훈련을 마치는 때가 아니었으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한 시점도 아니었다. 하늘로부터 성령이 주시는 능력을 받기까지 사역을 허락지 않으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 행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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