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

조직신학 서론

이원범 2021. 5. 1. 11:27

정의. 성경의 주요 주제들을 개념적이고 체계적으로 서술하려는 시도에서 생겨난 학문.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으로 구성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신학은 조직신학을 가리킨다.

역사. 신학교에서 교과서처럼 활용하는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 1873-1957)의 '조직신학' 같은 저작이 나오기 이전에는 '교의학'(dogmatics)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종교 개혁 시대에는 멜랑크톤의 '신학통론'과 칼빈의 '기독교강요' 등이 있었다. 처음으로 이 같은 형태의 신학서를 발간한 사람은 오리겐이며 기원후 218년경 '원리에 관하여'라는 책을 썼다. 그리고 어거스틴의 '신앙핸드북', 다마스커스의 요한의 '정통신앙' 등이 초기에 쓰인 저서들이다. 오늘날의 조직신학은 과거의 신앙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기독교 유산의 집대성이다.

연구의 원천. 지식적 접근으로 깊이를 더하는 일반 학문에 비해, 신학은 오로지 계시에 의존한다. 하나님을 아는 데에 있어 인간은 너무도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먼저 자신을 드러내셨다. 계시로 말미암아 인간의 언어로 쓰인 성경은 신학 연구의 주 대상이 된다.

계시

신학은 계시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종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에 속한다. 계시란 '정체를 드러낸다'는 의미로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자신을 나타내시거나 혹은 진리를 시달하시어 다른 방법으로는 알지 못하는 것을 그의 피조물들에게 보여 주시는 행위이다. 계시에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전달되는 일반계시와 초자연적 방법으로 전달되는 특별계시가 있다.

A. 일반계시란 하나님께서 자신을 창조자와 섭리자로 나타내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자연 만물과 그 현상들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신다.

자연현상. 아름답고 조화로우며 정교하게 맞물린 피조 세계는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와 악함을 자인하는 형국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적 사건. 민속 설화에 나타난 권선징악처럼, 사람들은 대체로 악한 자들이 징벌받는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이것은 오랜 역사로부터 습득한 경험적 지식으로 하나님께서 악인과 악을 행한 나라에 전쟁과 천재지변, 질병, 경제적 고난 등을 내려 심판하신 결과이다. 부패한 나라와 지도자는 오래가지 못하고 멸망함을 역사가 증명한다.

마음의 구조.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마음속에 종교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하나님을 알 만한 근거이며 죄에 반하는 양심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죄로 인해 본성이 파괴되었어도 본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음을 드러내는 증거다.

이렇듯 우리는 간접적으로나마 하나님의 선과 의, 무궁무진한 지혜와 능력을 접할 수 있다. 이 지식은 우리가 하나님을 부인할 핑곗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구원을 얻는 데에 있어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전달해 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지하는 데에 무리가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의 유일한 방도라는 사실을 알려 주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일반계시는 신학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기능할 뿐이다.

B. 특별계시는 일반계시를 통해 얻을 수 없는 구원의 길을 제시해 준다. 그 밖에 하나님의 본성과 성품, 우리를 향하신 뜻과 사랑이 나타나 있다.

하나님의 현현. 하나님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이시지만 사람들에게 종종 자신을 직접 나타내셨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교제하셨고, 아브라함과 모세에게 모습을 드러내셨다. 백성들이 보는 가운데 시내산 위에 좌정하셨으며 광야를 지날 때 함께 하셨다. 계시의 절정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것이다.

예언. 하나님은 보이도록 나타나실 뿐 아니라 말씀하시는 분이다. 옛적에 아브라함과 언약하셨고, 모세에게 율법을 주셨으며, 죄짓는 이스라엘을 향해 돌아오라 애타게 외치셨다. 다니엘과 에스겔처럼 꿈이나 환상으로 말씀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기적. 자연법칙을 넘어선 기적은 하나님의 특별한 임재의 표적이다. 우상숭배와 배교가 만연하던 시대에 하나님은 능력의 종들을 보내서 그들로 하여금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게 했다.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던 시기에는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들이 치유되어, 이것으로 표증을 삼게 하셨다.

성경

성경은 하나님의 특별계시를 기록한 책으로서, 기독교의 경전이자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인간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었으나 그 근원은 영감을 불어넣으신 하나님이다. 따라서 한편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 일컫는다. 그리고 말씀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은 것은 도중에 변질 없이 오늘날까지 내려오게 하려는 그분의 은혜로운 섭리라 말할 수 있다. 만약 구전을 통해서만 이어져 왔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있었을지 알지 못한다.

유기적 영감설. 성경을 읽어보면 저자마다 독특한 문체와 어휘, 특별한 강조, 관점, 그 외 나름의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영감을 주시는 방식이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그의 인격을 존중하고 반영하심을 드러낸다.

정경. 정경이라는 말은 헬라어에서 유래되었으며 '표준' 혹은 '기준'을 뜻한다. 이것은 교회가 권위를 인정한 책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개신교는 기원전 5세기경 에스라와 대공회원들에 의해 수집되고 결정된 구약 39권과 기원후 397년 칼타고 회의에서 선정된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반면 가톨릭에서는 에스드라 1, 2서와 므낫세의 기도를 제외한 모든 외경들을 정경에 포함한다. 성경은 역사 속에서 검증을 거쳐 정식으로 인정되었기에 교회 안에서 권위를 가진다.

해석 원리.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함을 기본 원리로 삼는다. 또한 상징적으로서가 아니라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애매한 부분은 더욱 명확한 부분에 비추어 해석해야 하며, 암시적인 것은 명시적인 것에 비추어 해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령님께서 깨닫게 해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자기 생각에 따른 섣부른 판단은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참고할 수 있는 서적이 많더라도 본바탕은 성령님이 주시는 메시지여야 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쓴 책이 너무 지식으로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지식은 정신적 충족감은 줄지언정 영혼을 살게하지 못한다. 성경은 지식을 쌓으라고 주신 책이 아니라 진리를 알고 그 안에서 생명을 얻으라고 주신 책이다.


  • 김효성, 「조직신학」, 옛신앙, 2019
  • R. C. 스프로울, 「기독교의 핵심진리 102가지」, 생명의말씀사, 199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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