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31장 홍해의 기적

이원범 2021. 6. 22. 09:13

  이스라엘 자손은 미디안의 호렙 산을 향하여 광야를 지나 여행하였다. 광야는 매우 건조하고 황량하며 일교차가 심한 곳이었다. 낮의 햇볕은 무엇이든 말려버릴 만큼 대지를 뜨겁게 내리쬐었고 달구어진 대지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밤에는 찬기운이 매섭게 살 속을 스며들었다. 광야는 사람이 살기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보다 앞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비추어 주셨다. 수 일이 지난 후에, 슬픈 감정을 추스른 람세스는 이스라엘 자손을 놓아준 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집트의 최정예 부대를 이끌고 그들의 뒤를 쫓았다. 그 무렵, 이스라엘 자손은 홍해 주변을 맴돌며 시간을 지체하고 있었기 때문에 뒤를 잡히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집트군은 이스라엘 자손의 시야에 들어올 만큼 가까이 접근해 와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태세였다.

  여자와 아이들은 두려워서 울고, 성난 사람들은 모세를 향해 불평했다.

  “모세! 왜 우릴 이곳에 데려와 죽게 하는 거요. 이집트에 매장지가 없어서요?!”

  “당신이 우릴 여기 이끌고 나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거요.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이보슈,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차라리 종놈으로 사는 게 낫다고 하지 않았소?!”  

  “두려워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오늘 여러분을 위해 행하시는 구원을 지켜보십시오. 저 이집트인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바다를 향하여 손을 내밀자, 강한 바람과 함께 홍해가 갈라졌다. 갈라진 틈으로 마른 바닥에 길이 드러났고, 물은 좌우에 벽처럼 치솟았다. 이스라엘 자손의 행렬이 홍해를 건너는 동안, 앞에 있던 구름기둥이 뒤로 자리를 옮겨가서 이집트군의 접근을 방해했다. 한참 후, 구름기둥을 해쳐 나온 이집트군이 그들을 쫓아 맹렬하게 달렸다. 파라오의 병거 부대가 일제히 바다 한가운데로 달려 들어왔다.

  이스라엘 자손이 대부분 홍해를 건너고 나자, 하나님께서 대적들의 병거를 움직이게 못하게 붙드셨다. 이제 바다 한가운데에는 이집트인들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네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서 물이 이집트 사람들과 그들의 병거들과 기마병들 위에 다시 흐르게 하여라.”

  모세는 말씀에 순종하여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밀려 올라갔던 바닷물이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아래로 쏟아져 내려왔다. 이집트인들을 공포에 질려 달아나려고 바둥거렸지만 늦었다.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파도에 의해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휩쓸려 버렸다. 바닷물은 성난 것처럼 격동하였다. 적들은 모두 익사하고 시체만이 바닷가로 떠밀려 왔다. 이스라엘의 대적자들은 처참한 종말을 맞이하였다. 하나님께서 이집트군을 대적하여 행하신 이 사건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큰 경외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대적의 손에서 구원받아 놀라운 기쁨을 누리며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때에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이 목소리를 합하여 하나님께 이 노래를 불러 드렸다.
내 마음 다해 하나님께 노래하리라, 이 놀라운 승리를!
그분께서 말과 기병을 바다에 던지셨네.
하나님은 나의 힘, 하나님은 나의 노래
오, 하나님은 나의 구원!
그분은 내가 모시는 하나님
나 세상에 알리리라!
그분은 내 아버지의 하나님
나 그 소식 널리 전하리라!
하나님은 용사,
순전하심이 한결같으신 하나님.
바로의 전차와 군대를 바다에 내던지시고
그의 정예 장교들을 홍해에 수장시키셨네.
사나운 바닷물이 그들 위에 덮치니
그들 깊고 푸른 바다에 바위처럼 가라앉았네.
하나님, 주의 강한 오른손은 권능으로 빛나고
주의 강한 오른손은 원수를 산산이 부수네.
주의 강력한 위엄으로 교만한 원수들을 박살 내시고
주의 진노를 풀어놓으셔서,
그들을 바삭 태워 버리셨다.
주께서 콧김을 한 번 부시니 물이 쌓여 일어서고
일렁이는 물결이 둑처럼 일어서며
사나운 바다가 엉기어 늪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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