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122장 매맞고 갇히다

이원범 2021. 6. 28. 11:14

  바울과 바나바가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갈라디아 이고니온이란 곳이었다. 그들은 늘 하던 대로 유대인의 회당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리하여 많은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두 사도는 거기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였다. 더욱이 주님께서 놀라운 표적과 기사로써 은혜의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그러자 이곳에서도 대적자들의 훼방이 발생했다. 믿지 않는 유대인들이 두 사도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불신과 의혹의 씨를 뿌렸고, 회당은 분쟁에 휘말렸다. 대적자들의 계획적 살해 위협까지 직면하게 된 두 사도는, 도망하여 다른 도시도 피신하였다. 이후로도 두 사도는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많은 고난과 죽을 위험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고 복음 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루가오니아, 루스드라, 더베 등 사도들이 복음의 씨앗을 뿌린 도시마다 교회가 생겨나게 하셨다. 바울과 바나바는 각 교회의 지도자들을 신중하게 뽑았고 주님께 그들을 의탁하였다. 그리고서 두 사도는 안심하고, 첫 출발지였던 안디옥으로 돌아왔다.

  2년 후, 바울은 갈라디아의 교회들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교회들의 상태가 궁금해진 것이다. 동역자인 바나바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이었지만, 사소한 일로 다툼을 벌어져 함께 동행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리하여 바울은 실라, 누가와 함께, 바나바를 조카 마가를 데리고 여행을 시작했다. 바울 일행은 수리아와 길리기아를 다녀가며 교회들을 굳게 하였다. 그리고 더베를 지나, 루스드라에 이르러서는 제자 디모데가 여정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는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의 제자들이 입 모아 칭찬하는 훌륭한 청년이었다. 그 후, 그들은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주를 거쳐, 서쪽 비두니아로 가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막상 그곳에 이르기도 전에 길이 막혀 버렸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여 택한 장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날 밤 바울의 꿈을 통해 마케도니아로 나아가야 할 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리하여 바울 일행은 행선지를 유럽 마케도니아로 변경하여, 네압볼리를 거쳐 마케도니아의 첫 도시 빌립로로 나아갔다. 사도들은 거기서 신실한 믿음의 여인 루디아를 만나 순조로이 복음의 말씀 전파할 수 있었고, 그녀의 집을 교회로 삼아 제자들을 모으고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할 시간이 되어 성 밖으로 나가 걷고 있던 바울은, 점치는 악령이 들린 한 여종을 우연히 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사단의 능력에 사로잡혀 미래를 알아맞힘으로, 그의 주인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는 여자였다.

  그 여종은 바울을 보더니, 심히 놀라면서 떠오르는 감동대로 이같이 외쳤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자들이다! 여러분을 위해 구원의 길을 놓고 있다!”

  실성한 사람에 가까운 그 여자의 외침 소리는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자연히 사람들의 이목은 바울에게 집중되었다. 바울은 그 여종을 무시하고 지나쳤지만, 그 여자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날 계속하여 바울과 그의 일행을 따라다니며 소리 지르고 성가시게 하였다.

  바울은 돌아서서, 여종을 사로잡고 있는 악령에게 명령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니, 이 여자에게서 나와라!”

  곧, 그 악령은 여종의 몸에 큰 고통과 경련을 일으키더니, 비명 소리와 함께 그 여자에게서 떠나갔다. 예수 이름의 권세 앞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악령의 지배에게 놓여나 정상인으로 돌아온 여종은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바울 일행은 방해자가 사라져서 기뻐하였지만, 이 일은 그들이 난처한 지경에 이르는 전조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종의 주인 되는 자들이 바울과 실라를 잡으려고 쫓아온 것이다. 그들은 바울이 여종에게서 점치는 능력을 앗아간 일에 원한을 품고, 바울과 실라를 붙잡아 광장으로 끌고 갔다.

  화가 난 주인들이 로마 치안관들 앞에 이같이 고발했다.

  “이 사람들은 유대 사람들인데, 우리 도시를 소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로마 시민인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도 없고 실천할 수도 없는, 부당한 풍속을 선전하는 위험한 자들입니다!”

  이때 광장에 모여 있던 자들도 덩달아 광분하여, 사도들을 향해 비난과 공격적인 말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여론이 이같이 조성되자, 치안관들은 깊이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두 사도를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그들에게 공개 태형과 구금을 명령했다. 로마 병사들은 두 사도에게 흠씬 매질을 가하고, 발에 차꼬를 채워 감옥에 집어넣었다.

  자정쯤 되었을 때였다. 바울과 실라는 맞은 부위의 상처로 고통스러웠지만, 복음으로 인해 고난당함을 기쁨으로 여기며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그들은 옥에서도 기뻐하며 기도하며 찬송을 불렀다. 그러자 난데없이 큰 지진이 일어났다. 옥터가 흔들리며 동시에 닫혔던 문도 열렸다. 그들의 발에 채워진 차꼬도 풀렸다. 그날 당직을 맡은 간수는 갑작스러운 지진에 놀라 당황하더니, 이내 허리춤에서 호신용 짧은 검을 빼들었다.

  그가 칼로 자신의 목을 찌르려던 찰나, 바울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멈추시오! 우리가 모두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아무도 달아나지 않았소.”

  그는 횃불을 들고 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바울과 실라는 도망칠 조건이 모두 갖춰진 그 상황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오랜 간수 생활의 경력으로 미루어, 죄수들의 이 같은 행동은 전혀 색다른 경험이었다.

  간수는 떨리는 손을 감추지 못하며, 두 사도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들을 옥에서 데리고 나오며 물었다.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주 예수를 믿으시십시오! 그리하면 당신이 바라는 참된 삶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집안 식구들도 그리될 것입니다.”

  사도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날 바울과 실라는 간수의 집에 초대받아, 그의 집안 식구들에게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모두가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어 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성령께서 듣는 자들의 심령에 역사하시니, 그곳에 있던 자들이 모두 하나님을 믿으며, 구원의 감격과 기쁨을 맛보았다. 동이 튼 아침, 간수는 치안 관리대로부터 전갈을 받았는데, 어제 구금된 두 사람을 풀어 주라는 내용이었다. 두 사도는 간수와 그의 가족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곧장 루디아의 집으로 돌아가 걱정으로 밤을 지새운 동료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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