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내러티브

123장 겁먹지 말아라

이원범 2021. 6. 28. 11:25

  바울 일행은 남쪽 길을 택해,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지나 데살로니가에 이르렀다. 마침 그곳에 유대인의 회당이 있어, 바울은 쉽게 유대인들을 만나보게 되었다. 그는 세 차례의 성경 강론을 통하여, 그들로 하여금 메시아께서 죽임을 당하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야 할 것과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서 살아나신 예수가 진정 메시아이심을 증거하였다. 그리하여 상당수 사람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고 믿었는데, 그중에 유대인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 그리스인이었다. 대체로 유대인들은, 예수를 메시아와 구원자로 받아들이는 데에 반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이 다른 민족에게 전해지는 것에 대해 격분하여, 거리의 불량배들을 사주하여 바울과 실라를 잡아 죽이려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쓰시는 종을 대적자들의 손에 빠지지 않게 하시므로, 사도 일행은 이 마을에서 핍박받으면 다른 마을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식으로 사역을 그치지 않았다.

  어느덧 바울은 강경파 유대인들의 표적이 되어 그 지방에 머무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동료들을 남겨두고 홀로 그리스 도시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아테네의 여러 곳을 다녀보고 큰 분노를 느꼈다. 그 도시는 가히 신들의 도시라 부를 만큼 온갖 다양한 신들을 섬기고 있어 곳곳에 신들의 형상을 본뜬 신상과 신상이 모셔진 신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성경적으로 증거하며 우상 숭배의 어리석음을 책망하였다. 하지만 별다른 열매는 거두지 못했다. 거짓 신들의 영향으로 교만해져 있어서 인지, 아테네 주민들은 말씀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울은 아테네와는 매우 환경이 다른 코린트라는 도시로 이동하였다.

  그리스 본토와 남쪽 반도를 잇는 지협에 위치한 코린트는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살며 활발한 무역이 진행되는 상업중심 도시였다. 이와 더불어 죄악과 부도덕이 가득한 곳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이 미치지 않는 지역은 없다. 하나님께서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미리 예비해 놓으셔서 그의 사역을 돕게 하셨다. 그래서 바울은 이들 부부의 집에 머물며 평일에서 천막을 만들고 안식일이 되면 회당에 나가 말씀을 강론하였다. 동료들이 돌아오자 바울은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는 아직 복음을 알지 못하는 유대인과 그리스인들에게 예수가 하나님의 메시아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여기서도 대적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율법주의 유대인들은 사사건건 논쟁을 일삼으며 그의 말을 반박을 가해왔다. 바울은 그들과의 설전을 벌여봐야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논쟁을 그치려 회당과의 인연을 끊었다.

  어느 날 밤, 주님께서 바울의 꿈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겁먹지 말아라.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으니, 아무도 너에게 해를 입히지 못할 것이다.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밀고 나가거라. 이 도시에 내가 택한 자들이 많이 있느니라.

  바울은 주님의 말씀으로 다시 용기를 얻어 그곳에 일 년 반을 더 머물며 코린트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진실하게 가르쳤다. 그리하여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 회당장 그리스보와 많은 코린트인들이 믿고 세례를 받았다. 이들의 공동체인 코린트 교회는 율법주의 유대인들의 사사건건 걸어오는 시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성장해 나갔다. 그 후 바울은 잠시 에베소에 들러 복음을 전하고 가이사랴 항구를 거쳐 안디옥까지 이르러 여정을 마쳤다. 복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이 많았던 에베소에는 바울의 동역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남아서 양육 사역을 지속하였다.

  안디옥의 그리스도인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서, 바울은 다시 갈라디아와 부르기아로 떠났다. 그리고 전에 다녔던 길을 되짚어가며, 각 성읍의 제자들을 찾아가 말씀으로 그들의 믿음을 굳건히 세워 주었다. 어느덧 그의 걸음은 높은 지역을 거쳐 에베소에 이르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볼로라 하는 알렉산드리아 출신 학자가 그곳에서 말씀을 가르쳤는데, 사정이 있어서 코린트 교회로 발령을 나간 중이었다. 때문에 바울은 회당을 드나들며 최선을 다해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였다. 석 달쯤 후에는 본격적인 제자 양육을 위해 새로운 장소를 빌려 두란노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집중적으로 말씀 강론을 시작하였다.

  더불어 하나님께서는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확증케 하시려고 그의 손에서 놀라운 표적이 일어나게 하셨는데,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행하시던 것과 같은 강력한 치유의 이적이었다. 심지어 바울이 지니고 있는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병든 사람 위에 얹기만 해도 병이 낫고 악한 영들이 쫓겨 나갔다. 이러한 소문이 에베소 시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중에는 주술을 행하던 마술사와 무당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행하던 마술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관련 서적과 도구들을 전부 불에 태워 버렸다. 빛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오래전부터 그 도시에 드리웠던 사단의 견고한 진이 허물어진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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