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5강 제1계명

이원범 2021. 8. 7. 12:22

십계명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하나님에 대해 우리의 본분을 규정하며, 그다음 이웃에 대해 어떻게 행할지를 명합니다. 우리가 이 계명들을 마땅히 지켜야 함은 거부할 권리가 없는 것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에 기반을 둡니다. 죄의 종이었으며 멸망의 자식인 우리를 구원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선한 뜻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보답과 같습니다.

 제1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하나님은 연합 안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특별하고 그분에게 소중하였습니다. 이 계명은 그러한 하나님의 뜻에 잘 부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적으로 그분께 향해 있어야 합니다. 누구보다 하나님을 신뢰하여야 합니다. 어떤 상황이 되어도, 내게 무엇을 요구하신다 하여도 말입니다. 어느 순간만이 아니라 항상 믿는 믿음과 더불어 소망을 품어야 합니다. 땅에서 누릴 복락보다 하나님과 함께하면서 더욱 고차원적인 기쁨을 누리겠다는 소망을 두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다른 신들, 즉 상상에서 비롯된 존재나 말 못 하는 우상을 섬기는 행위는 이 계명을 범하는 죄가 됩니다. 우상숭배는 미혹하는 자들의 속임수이며, 하나님 없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겠다는 교만입니다. 가짜 신은 신이 아닐뿐더러 까다로운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좋은 것을 조금 바치면 원하는 대로 살도록 해줍니다. 양심에 저촉되는 행위도 별거 아니라고 어깨를 두드려 줍니다. 거짓 위안은 죄를 고이 품어 더욱 방종한 삶을 살게 부추깁니다. 우상숭배의 위험성이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면 이 계명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섬김을 예배나 찬양 혹은 봉사 등으로 이해하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착각입니다. 섬김은 주인이 누구냐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지만 돈을 상전처럼 모시면, 돈이 그의 신입니다. 명예를 얻는 것이 은연중에 자리하면 명예가 그의 신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데 내 뜻이 앞선다면 자기가 주인이며 우상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따른다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지만, 자기 생각을 따르고 자기 마음대로 산다면 자기를 섬기는 것입니다. 이 점을 주의해서 '자기 의'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소원을 더 없애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