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8강 제4계명

이원범 2021. 8. 9. 12:43

 제4계명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개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교회 공동체는 안식일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달리 구별하지 않으신 것처럼 말입니다. 반면 유대인들은 지나치다고 해야 할 만큼 까다로운 규정들로 인해 고단한 삶을 살았습니다. 생업에 관한 일은 당연히 하면 안 되고, 거리를 정해놓고 그 이상 걸으면 안 된다든지 물건을 드는 행위 등 제약이 무척 많았습니다. 요리는 물론이고 불을 켜고 끄는 일마저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폐해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규정에 집착하였으나, 주님께서는 다 멸시하셨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명령은 그런 제약을 두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 일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습니다. 휴식을 꼭 취하셔야 하는 분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이 쉬셨듯이 우리도 쉬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를 지으신 이가 우리의 생리를 아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짐만 부과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원하십니다. 휴식에는 몸의 쉼뿐 아니라 영혼을 새롭게 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일에서 떠나 몸과 영혼을 재충전하도록 안식일을 만드신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안식일이 아닌 주일을 지킵니다. 안식일과 주일을 간혹 혼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둘이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는 안식일이 폐지되었다고 여깁니다. 더 온전한 것이 왔기 때문에 대체된 것입니다. 이제 안식일은 한 주의 하루가 아닙니다. 모든 날이 안식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안식할 수 있습니다. 주일이 존재하는 것은 안식일의 의미를 잇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주일은 주일(主日)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특별하게 여기는데, 사실 모든 날이 귀하고 특별합니다. 주일은 다 같이 모여서 찬양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는 날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예배를 위한 목적으로 구분된 날입니다. 다른 날과 구별하는 이유가 어떤 차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공공의 질서를 위한 것임을 알아 둡시다.

정리하자면 우리의 안식일은 날짜의 개념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일을 구약시대의 안식일처럼 보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율법주의적 사고는 신앙에 별로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안식은 하나님 앞에 예배하면서 누립니다.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때가 안식일입니다. 앞으로, 날마다 안식일을 누리는 삶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