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10강 제6계명

이원범 2021. 8. 24. 10:47

 제6계명 

"살인하지 말라"

율법이 알려주지 않아도 우리는 살인이 잘못되고 끔찍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양심으로부터 소리를 듣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딘가에선 살인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양심을 거스르는 자들은 율법을 거스른 자와 마찬가지로 필히 정죄 받습니다. 그것도 본인뿐 아니라 자손들에게까지 칼이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사람을 해하지 말고 부당하게 대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폭력을 행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누구와 척지는 일을 가능하면 피해야 합니다. 이후 불행한 일들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일이라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외적이 쳐들어온다든지 내전이 벌어지거나 할 수 있습니다. 직업상 적과 싸워야 하고 적을 죽이지 않는 한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요. 생존을 위해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고, 혹은 간접적인 해를 가해야만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세상 법률도 비슷하리라 여겨지는데, 똑같이 사람을 죽여도 상황에 따라 죄의 경중이 다릅니다. 고의로 죽였다면 살인죄가 적용됩니다. 우발적으로 죽인 경우, 물론 살인이지만 살인죄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잘못에 따른 배상을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전쟁에서의 살인은 만약 침략을 막기 위한 전쟁이면 살인해도 살인죄로 여길 수 없습니다. 내전 양상에서 반란군이 반란을 저지르며 행하는 살인은 살인죄에 해당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권위를 거스르는 전쟁을 하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생명을 지으신 분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았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소유며, 살 권리를 가집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사랑이 있다면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먹기 위해서 동물을 잡아먹어야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무분별하게 사냥하거나 해를 입히는 행동은 생명을 경시하는 죄가 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어려운 일 당한 이를 주의 뜻을 따라 도와야 옳습니다. 가능한 한 모두에게 친절히 행하며, 원수를 미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원수가 미운 것은 인간의 기본 정서로 당연한데, 그래도 원한을 품는 것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면서 심신의 해를 입고 어둠의 영들에게 틈을 줍니다.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등이 그러한 문제들입니다. 사랑하기는 어렵더라도 너그럽게 행할 수 있게 그를 용서해야 합니다. 그가 죄인인 것처럼 나도 죄인이고 하나님 앞에 너무 많은 죄를 저질렀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의 더러움과 깊은 죄성을 확인하고 나면 타인에 대해 너그러워집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속으로 욕하기를 그쳐야 합니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면 설령 욕은 안 하더라도 남을 무시하고 헐뜯고 이간질하고 무조건 비판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것도 살인으로 보십니다. 실제적인 위해만 살인이 아닙니다. 거짓된 말로 음해하고 저주하고 욕하는 것은 상대방의 가슴을 날선 흉기로 찌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을 견뎌내고 멀쩡한 사람이 있는 반면 누군가는 괴로움으로 인해 자살을 합니다. 말로 살인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되도록이면 안 좋은 사람들에 관해선 말을 하거나 생각에 떠올리는 것도 삼가는 게 좋습니다.